책 소개
❙이십사절기를 알면 자연과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지구가 해 둘레를 도는 동안 낮의 길이가 조금씩 달라지고 사계절이 생깁니다. 사계절을 스물네 개로 나눈 것을 이십사절기라고 하지요. 절기마다 자연현상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절기에 맞춰 밭일을 했습니다. 농사는 서둘러서도 안 되고, 늦춰서도 안 되지요. 때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기를 알면 농사짓는 데 도움이 됩니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경칩과 춘분에는 씨앗을 고르고 밭갈이를 합니다. 들판에는 푸릇푸릇 봄나물이 올라오지요. 낮이 가장 긴 하지에는 감자와 당근을 캐고, 장마를 대비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면서 밤낮의 기온차가 커지는 백로와 추분쯤이면 새파란 하늘에 잠자리가 날고, 하늘도 높아집니다. 이렇게 절기를 알면 자연의 때를 알고, 그 때를 기다리게 됩니다. 꽃이 피는 때를 즐기게 되고, 씨앗을 뿌리는 때를 기다립니다. 누가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아도 흘러가는 자연의 시간에 놀라게 됩니다.
이 책에는 입춘부터 대한까지 텃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차근차근 알려 주는 농사법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절기 따라 날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달라진 날씨에 따라 땅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텃밭 농사를 지으며 태양과 지구, 우주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을 직접 경험하고 몸으로 느껴 보는 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텃밭 농사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씨앗을 심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싹이 쏙 올라왔을 때의 흥분을 느껴 보았을 것입니다. 농사를 짓는 일은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 줍니다. 스스로 씨앗을 뿌리고, 가꾸고 거두어들인 것을 허투루 대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농사를 지으면 먹을거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씨앗이 자라서 밥상에 오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식물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갈무리해서 먹는지 알게 됩니다.
또 다른 생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배추 한 포기에서 살아가는 벌레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뽑아도 뽑아도 계속 뻗어 나가는 풀이름이 바랭이라는 것도, 하늘빛 꽃잎이 예쁘지만 뽑아 버려야 하는 풀은 달개비라는 것도 알게 되지요.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무엇이 거름을 썩게 하고 식물한테 영양분을 주는지, 땅속뿌리는 어떻게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튼튼해지는지, 농사를 지으면 한 뼘밖에 안 되는 작은 텃밭이라도 거기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감꽃이 피는 때를 관찰하게 되고, 풀벌레와 개구리 울음소리, 뻐꾸기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작물을 가꾸어 먹는 일의 소중함을 깨달을 것입니다. 더불어 자연의 변화와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눈여겨보는 섬세한 마음까지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농사 용어부터 절기 풍습까지 정보가 풍성하게 담겨 있어요
책 앞머리에는 절기 도표를 넣어 각 절기의 날짜와 뜻풀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철 먹을거리, 계절과 해의 길이 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 책 전체의 내용을 큰 맥락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십사절기와 복사열의 관계, 절기에 따른 바람과 절기에 얽힌 재밌는 속담까지, 절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아울러 실어 놓았습니다. 두둑과 이랑, 곧뿌리기, 솎아 주기, 모종 심기 같은 농사 용어도 따로 정리해 놓아 초보 농부들도 책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 뒤쪽에는 음식마다 어울리는 그릇 사용법과 조리법에 따른 냄비와 도구 쓰임을 알려 주는 부엌살림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책 맨 마지막에는 ‘한눈에 살펴보는 절기 밭일’과 작물별 ‘한눈에 살펴보는 재배력’을 통해 한 해 농사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청국장 만들기, 김장 담그기, 정월 대보름, 추석 명절처럼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우리 겨레의 절기 풍습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 농사부터 갈무리하고 잘 먹는 일까지
절기 따라 날씨가 바뀌면 자연에 맞춰 땅에서 자라는 식물도 달라지고 우리 몸도 달라집니다. 제철에 나는 것을 먹어야 맛도 좋고 몸도 건강해지는 까닭입니다. 이 책에는 한 달 절기 끝마다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를 넣어 그 시기에 거둔 채소로 해 먹을 수 있는 음식 조리법을 담아 놓았습니다. 춘분에 겨울난 시금치로는 시금치 된장국과 시금치 무침, 하지에 캔 감자로 찐 감자, 감자전, 상강에 거두어들인 늙은 호박으로는 호박전, 동지엔 동지팥죽처럼 아이들이 쉽게 보고 따라할 수 있도록 상세한 그림을 넣어 설명했습니다. 조리 과정은 간단하게 했으면서도 음식 종류는 다양하게 담아, 보는 아이들이 한 번쯤 따라해 보고 싶도록 했습니다. 채소를 직접 키워 본 아이들이 채소를 잘 먹습니다. 잘 키워서 버리지 않고 잘 먹는 일이 농사일의 완성이라는 걸 몸으로 깨달은 아이들은 자라서도 음식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몸으로 일하는 것의 가치를 깊이 깨달을 것입니다.
❙작가가 직접 농사지으며 기록한 이야기
이 책은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2년 동안 연재한 ‘절기 따라 돌고 도는 덕분이네 한뼘텃밭’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입니다. 작가는 10년 넘게 텃밭 농사를 지었고, 또 아이들을 만나며 텃밭 교육을 해 왔습니다.
필명처럼 늘 느리게만 살아온 작가가 이 느린 속도 덕분에 자연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일을 눈치 채는 데는 ‘관찰’만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관찰을 통해 천천히, 느리게 알게 된 것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거나 어디서 주워들어 알게 된 사실과는 다르게 신비롭고 경이로운 ‘나의 세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농사를 지으며 ‘내가 키운’ 작물들이 ‘내가 혼자’ 키운 것이 아니라 흙이, 바람이, 벌레가, 감자 옆에 상추가, 상추 옆에 감자가 모두 함께 있는 덕분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책에 나오는 ‘덕분이’ 캐릭터에는 작가가 텃밭 교육을 하면 만나온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 수확한 열매를 보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올리고, 얼른 가져가 보여 주고 싶어 하는 모습, 웃고 또 웃다가 감동받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알기엔 절기 이야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을 때 ‘선생님, 어제 곡우에 진짜 비가 왔어요!’ 하고 달려 와 말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때를 알고 그 때의 이름을 부를 줄 아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의 시간을 알고, 텃밭 어디서나 펼쳐 보며 밭고랑 사이 풀과, 흙과, 벌레를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낮이 길어서 친구랑 오랫동안 놀 수 있는 때는?’ ‘학교에서 난방을 처음 튼 때는?’ 하는 것처럼 우리 둘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절기에 따른 날씨 변화와 관계가 있다는 걸 알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기하게 나무나 곤충은 알려 주지 않아도 자연의 시간에 따라 살아가.
그래서 농부는 나무나 곤충, 작은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야 해.
감꽃이 피는 때를 관찰하거나 풀벌레와 개구리 울음소리,
뻐꾸기 우는 소리를 들으며 때를 알고 농사를 짓거든.
씨앗을 뿌리고 먹을거리를 키우다 보면
한 뼘밖에 안 되는 작은 텃밭에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지. 정말이야!
그래서 농부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
언젠가 우리 텃밭에서 만나서 같이 놀자!
그때는 너희들이 텃밭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줘.
-머리말에서
작가 소개
느림
어릴 때부터 행동이 하도 느려서 느림보라고 불렸어요. 어렸을 때는 느린 게 싫었지만 지금은 빠른 사람들이 잘 못 보는 걸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살아가는 데 자신이 생겼어요. 시골 작은 동네에서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며 살고 있습니다.
텃밭에서 아이들을 만나 텃밭 농사를 알려 주는 일도 해 왔습니다. 작은 새싹에도 감동하고, 콩만 한 감자를 캐고도 소리치며 좋아하고, 집에 계신 할머니에게 주려고 대파를 뽑아 가방에 넣는 어린이들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이 어린이들 덕분에 장판이와 덕분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린 책으로 《텃밭에서 놀아요》 가 있고, 해마다 농부 생활에 도움을 주는 ‘농.자연 달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목 차
농부는 자연과 가장 친한 사람이야
덕분이 한뼘밭 한 해 미리 보기
이십사절기
이십사절기와 제철 먹을거리•계절과 해의 길이
이십십사절기와 속담
이십사절기와 복사열•이십사절기와 바람
농사 용어 알아보기
봄
입춘 봄나물 캐기 | 장 담그기 | 유기물과 유기 농사
미생물과 퇴비
우수 퇴비 뒤집기 | 정월 대보름 |
땅 밟기•호박 구덩이 만들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가지고지 볶음•무국
경칩 씨앗 고르기 | 농기구 준비
춘분 밭 뒤집기 | 밭꼴 그리기 | 씨감자 내기•감자 심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
시금치 된장국•시금치 무침
청명 여러 가지 잎채소•잎채소씨 곧뿌리기 | 잎채소 심기
장 가르기
곡우 텃밭 구경 | 퇴비 주기 | 부추 심기•땅콩 심기
완두콩 버팀목•옥수수 심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민들레전•들나물 무침
여름
입하 텃밭 구경 | 열매채소 옮겨심기 |
감자 북주기 | 꽃씨 심기
소만 김매기 | 씨앗 받기
열매채소 버팀대 세우기•넝쿨채소 버팀대 세우기
순지르기•잎채소 따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삼삼한 쌈장•양념
망종 고구마 모종 심기 | 콩 심기 | 마늘종 뽑기•밀 털기
하지 땅속 이야기 | 마늘 캐기•감자 캐기
웃거름 주기•김매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
상추 겉절이 무침•치커리 무침
찐 감자•감자전
소서 텃밭 구경 | 대파 옮겨심기 | 열매채소 따기
콩 순지르기•팥 심기 | 들깨 모종 심기
대서 텃밭 구경 | 가지에 있는 벌레 잡기•호박잎 따기
열매채소 거두기•가을당근 심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
토마토 퓌레•방울토마토 얼려 먹기
채소 찜•호박잎 찜
가을
입추 텃밭 구경 | 김장 채소 | 배추 심기•땅콩 북주기
처서 텃밭 구경 | 갓씨 뿌리기•참깨 털기
고구마 줄거리•무 심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열매채소 피클
채소 비빔국수•김치 비빔국수
백로 텃밭 구경 | 풀벌레 연주회•가을 꽃잔치
고추 말리기•쪽파 심기
추분 열매 늙히기•총각무 심기 | 배춧잎에 사는 벌레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콩송편 빚기
가지볶음•애호박볶음
한로 풍성한 가을 풍경 | 가을 채소 돌보기•고지 말리기
콩 거두기•땅콩 캐기
상강 배추 묶기•고구마 캐기 | 열매 씨앗 받기 |
꽃씨 받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늙은 호박전•동태전
찐 땅콩•파전
겨울
입동 마늘 심기 | 텃밭 구경 | 무 배추 거두기
소설 대파 화분 만들기•밀, 보리 심기 |
김장 살림살이와 밑준비
김장 김치 양념하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깍두기
수세미외 효소•삭힌 고추
대설 농기구 정리 | 농사 일지 전시회
동지 바가지 만들기 | 텃밭 구경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호박잼•호박죽
동지팥죽•새알심 만들기
소한 겨울방학 | 청국장 띄우기
대한 쌀뜨물 모으기•천연 수세미 만들기 | 방구석 체조
고구마 순 내기
내가 키운 채소로 밥상 차리기:
청국장찌개•청국장 동그랑땡
대파 뿌리차•떡국떡 떡볶이
부엌살림 | 그릇 | 한눈에 살펴보는 절기 밭일
한눈에 살펴보는 재배력
장판이가 장판이가 된 까닭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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