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행력

고객평점
저자캐스 R. 선스타인
출판사항열린책들, 발행일:2022/08/10
형태사항p.129 46판:20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92275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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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눈먼 자유보다 똑똑한 개입이 낫다!


넛지와 자유의 문제


<넛지nudge>의 뜻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도, 남성 소변기에 붙은 파리 스티커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와 관련된 것쯤은 안다. 타인의 행동을 이끄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더 학술적으로 표현하면 행위자의 <선택의 자유>는 보존하되 그들의 의사결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개입 방식이다. 그러나 아무리 <부드러운 개입>이라지만 <넛지>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선택자의 자유를 빼앗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넛지>의 선구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캐스 R. 선스타인은 이런 오해에 맞서 우리가 알고 있던 자유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선택의 자유> 못지않게 삶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 곧 넛지는 자유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확장한다는 주장이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홀베르그상(2018년) 수상 강연에 기반한 이 책에서 선스타인은 어떤 목표를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을 <항행력Navigability>이라고 부른다. 건강이나 돈, 일자리, 자녀, 혹은 인간관계의 문제와 관련하여,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내비게이션과 같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자기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으로 자유를 위협받는 반면, 똑똑하게 설계된 사회 환경 속에서 개개인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자유를 넓힌다. 다양하고 생생한 사례로 가득한 이 책은 우리가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 준다.


왜 항행력이 중요한가

선스타인은 넛지를 일종의 내비게이션에 비유한다. 가장 효율적인 길을 안내하지만, 그렇다고 그 지시대로 차를 몰 필요는 없다. 얼마든지 안내를 무시하고 내키는 길로 갈 수 있고, 중간에 길을 잃더라도 내비의 안내만 따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선택자에게 올바른 경로를 찾아 주는 힘이 항행력이다.

우리 인생에도 항행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병에 걸릴 수도, 법률적 조언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실직 상황이나 양육의 어려움 속에서 절실한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 항행력이 잘 갖춰진 사회는 넛지를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행위자를 이끈다. 올바른 의사와 변호사를 만나게 해주고, 올바른 일자리와 올바른 양육 조언가를 찾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우리가 직면하는 많은 문제는 낮은 항행력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과거 미국 농무부가 시민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홍보하기 위해 <푸드 피라미드>를 만들었다(본문 45~49면). 처음 만들어진 <푸드 피라미드>의 아이콘은 시각적으로 혼란스럽고 사람들이 무엇을 얼마나 섭취해야 할지 구체적인 지침도 없었다.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지 못할 때 행동을 바꾸려 들지 않는다.> 이후 개선된 아이콘이 <푸드 플레이트>다. 접시 모양의 그림에 섭취해야 할 식품들의 비율이 한눈에 잘 드러났다. 시각적 정보 개선을 통해 항행력을 높여 준 사례이다. 항행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훌륭한 도시는 누구든 쉽게 돌아다닐 수 있고, 훌륭한 공항이나 웹 사이트도 그렇다. 그것은 넛지의 목표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 사회가 특정 계층에게 더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넛지의 윤리적 고민은 필요하다. 선스타인은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의 말을 인용하며, 가난한 계층에서 낮은 항행력이 어떻게 중대한 문제로 불거지는지 설명한다. <가난할수록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 (……) 이제 그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일을 멈추고 우리가(부유한 사람들) 누리고 있는 사치를 그들에게 나눠 줄 방법에 대해 고민하자. 여기서 사치란 많은 의사결정이 우리를 위해 내려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올바른 궤도 위에 서 있게 된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잘못된 궤도로 들어서게 된다.> 넛지는 빈부의 격차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눈먼 자유보다 개입이 낫다?!

넛지는 <사람들의 선택이 자기 판단as judged by themselves에 따라 행복을 높여 줄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된다. 여기서 핵심은 <자기 판단>이다. 행위자가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실제로는 상당히 논쟁적인 표현이다. 만약 행위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거나 중독과 같은 자기통제의 문제를 겪고 있다면? 혹은 어떤 외부 자극이나 선동에 의해 조작당했다면 어떨까?

넛지 설계자가 반드시 선택자의 <자기 판단>을 보호해야 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행복과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막을 방법이 없다. 어떤 개입도 그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약물 중독으로 고통을 겪었던 가수 스티비 닉스는 <부츠 안에다가 코카인 1그램을 넣고 다녔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항상 그 생각뿐이었다>고 말한다. 미국 정신의학자 벤자민 러시는 중독에 빠진 한 환자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방구석에 술통이 있고, 나와 술통 사이에 대포알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해도 나는 술통을 향해 달려가는 일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사이렌의 유혹을 이겨 내기 위해 눈을 가리고 기둥에 몸을 묶은 오디세우스처럼, 차라리 눈먼 자유보다 적절한 개입이 그들의 자유를 높여 주는 것이 아닐까?

또한 사람들은 인종주의자나 성차별주의자가 되도록 조작을 당할 수 있다. 그것이 성공을 거둘 때, 사람들은 자신이 인종주의자나 성차별주의자라는 사실에 만족할지 모른다. 즉, <자기 판단>이라는 기준이 충족된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주인공의 섬뜩한 대사를 떠올려 보자. <그는 자기 자신한테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조작과 강압에 의해서라지만 어쨌든 주인공은 <자기 판단>에 따라 전체주의의 상징물을 사랑했다. 선스타인은 넛지 설계자의 입장에서 선택자의 <자기 판단>이라는 기준 말고도, <무엇이 그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지>에 대한 외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정한 자유를 찾아서

만약 우리가 방랑 그 자체를 즐기거나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엉뚱한 데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을 <자유>라고 말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온갖 비효율을 떠안고 안전과 행복에 무관심한 자유를 진정한 자유라고 말하기 힘들다. 에스테르 뒤플로의 말처럼 <진정한 자유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지 매번 샛길에서 길을 잃는 게 아니다>.

부유한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사람들은 때로 원하는 목적지에 어떻게 도달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그것은 그들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자기통제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자신의 내일을 더 나쁘게 만들지 모르는 선택을 오늘 내린다(미래의 자아보다 현재의 자아를 더 중시하는 <현재 편향>의 태도). 심지어 만약 배우자, 경력, 주거지와 관련하여 지금과 다른 선택을 내렸다고 해도, 우리는 어쩌면 지금과 똑같이 만족하며 살아갔을지 모른다. 이러한 아이러니들은 어떠한 선택이 우리의 행복을 최고로 높여줄 것인지와 관련하여 까다로운 의문을 제기한다. 이처럼 넛지에 담긴 자유의 문제는 보기보다 논쟁적이며 높은 수준의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법률적 사고를 요구한다. 오늘날 넛지를 채용하는 정부와 기업의 사례가 늘고 있으며, 넛지의 올바른 기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책은 넛지의 유용함을 따지기 전에, 선택자의 진정한 자유를 높이기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캐스 R. 선스타인

미국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법학자. 시카고대학 로스쿨 및 정치학부 법학교수를 거쳐, 현재 하버드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 출간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저자로 유명세를 얻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규제정보국 국장으로 일하며, 당시 대통령의 <정책 고문>으로서 행동 경제학의 성과를 정부 정책에 활용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정보통신기술검토위원회와 국방부 국방혁신위원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백악관을 떠난 뒤에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직으로 자리를 옮겨 하버드 로스쿨의 <행동 경제학과 공공 정책 프로그램>을 창립하고 이끌었다. 2018년에는 인문, 사회과학, 법학, 신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룩한 학자에게 수여하는 홀베르그상을 수상했고, 2020년 세계보건기구 <건강을 위한 행동 통찰력 및 과학에 대한 기술 자문 그룹> 의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미국 의회 위원회에서 많은 주제에 대해 증언했으며, 유엔, 유럽 위원회, 세계은행 및 많은 국가 관계자들에게 법과 공공 정책 문제에 대해 조언했다. 현재는 영국의 행동 통찰력 팀의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넛지』(공저), 『스타워즈로 본 세상』, 『와이 넛지?』, 『와이저』,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심플러』,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루머』 외 다수 있다.


옮긴이 : 박세연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IT 기업에서 10년간 마케터와 브랜드 매너저로 일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번역가 모임인 <번역인>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옮긴 책으로 『죽음이란 무엇인가』, 『플루토크라트』, 『이카루스 이야기』, 『디퍼런트』, 『더 나은 세상』, 『OKR』,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슈퍼 펌프드』, 『행동경제학』, 『변화는 어떻게 촉발되는가』, 『불만 시대의 자본주의』, 『독일은 왜 잘하는가』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며: 사과를 깨물다

1장 도대체 물이 뭐예요?

2장 항행력

3장 자기통제

4장 어느 쪽이든 만족하는

에필로그: <에덴을 지나 고독한 길로>


감사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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