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월의 빠름이 느껴졌을 때부터 문학이 내게 유혹을 했다. 그동안 썰물로 모래사장에 멈춰있던 배는 밀물을 기다리다 겨우 때를 만나 물위에 뜨기 시작하였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스스로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가기가 두렵고 떨린다. 나는 작디작은 나룻배에 불과하다. 이제야 그 작은 배에 미흡한 수필집을 실어 닻을 올리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힘들었음에도, 나는 소중했던 낱낱의 일상과 흩어져 있던 생각을 콕콕 찍어 글로 담는 일이 어렵고도 즐거웠다. 누가 하찮은 나에 대해 궁금해 한다고 이렇게 열정적으로 쓰는 것일까. 글을 쓰면서 내게 껌딱지처럼 붙어 떠나지 않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장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을 때 삶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리 평범했을 삶이었을지라도 흔적도 없이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인생은 너무 소중하지 않느냐고. 그러면서 나의 삶이 내면에서 밖으로 뻗어나간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 안으로 떠밀리는 삶은 아니었는지 되짚어보게 되었다.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스스로의 성찰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의 기분과 비유만 맞추며 살지는 않았는지! 오늘의 이 순간은, 내일이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가슴 벅차게 살아봐야 되지 않겠냐고. 지금까지 보다 좀 뻔뻔하게 살아보면 어떠냐고. 그 변곡점에 섰을 때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되어 용기를 갖게 되었다.
항해를 처음 시도하는 것이니만큼 닻을 올리고 노를 젓는 일에 서투른 점이 분명 많으리라.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닐런지….
하긴, 오히려 나잇살이 무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갈수록 그 용기는 나에게 소망을 주고 날개를 달아 주었다. 용기의 날개가 퍼덕거릴 때마다, 갇혀있던 소소한 삶속의 기쁨과 재미와 눈물과 웃음이 봉숭아 씨처럼 톡톡 튀어 나와 글감이 되어 주었다.
요즈음은 마음 아픈 사연들과 소식을 보고 듣는 순간 예전과 달라져 마음 아픈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나 아픔을 당한 사람을 위하여 즉시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맡기고 나면 한결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낀다.
혹여 나의 수필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기도로 응원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리고 싶다.
여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올 수 있었던 것은, 학창시절에 문학의 향기를 뿜어주신 김수남 선생님, 나의 부족한 글에 격려와 소망을 갖게 해주신 최성배 선생님의 덕분이다. 두 손 모아 감사인사를 올린다.
그리고 글속에 들어있는 여러분들 때문에 나의 일상은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작가 소개
류경애
류경애 수필가는 대전 구즉마을에서 태어났다. 샘머리문학동인회 동인지 『풀벌레의 사랑』에 시를 발표하였고, 『문학저널』 수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다. 또한 한국문인협회, 시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수필집 『나는 내가 예쁜 줄만 알았다』를 발간하였고, 소소하지만 따뜻한 생활주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목 차
1부 콜라비를 닮은 그녀
2부 포개진 밥공기
3부 마음을 찍는 AI
4부 조미료 1ts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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