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에 도전하는 문학

고객평점
저자크리스토퍼 P. 한스콤
출판사항소명출판, 발행일:2022/09/01
형태사항p.345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905710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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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재현의 정치성

말은 의도를 품고 글은 현실을 품는다! 우리는 언어의 의사소통적 모델에 기대어 생활합니다. 언어란 투명한 매체여서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잉여 없고 누락 없이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의사소통 모델’의 전제이지요. 이런 의사소통 모델에 바탕을 둔 언어를 ‘재현의 언어’라고 합니다. re-presentation, 즉 현실을 다시 드러내는 언어입니다.

이 언어관은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 하에서 일어나는 일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발화자는 자기 할 말의 내용을 먼저 확정하게 됩니다. 의도는 공공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알아서 마구 떠드는 것으로 ‘의사소통’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서로가 알만한 내용을 나눈다는 전제 하에서 그 의도의 진정성은 용인됩니다. 말과 글이 포착해야 할 것이 개인의 의도 이전에 미리 작동하는 것이지요. 글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쓴다고들 하지만, 써야 할 현실은 정해져 있습니다. 동아시아 근대가 ‘번역된 근대’(리디아 리우)였던 점을 다시 한 번 환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19세기 이후, 서양 문학사가 규범으로 제시한 글쓰기는 두 가지입니다.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이지요. 둘 모두 의사소통 모델에 입각한 것이고, 전자가 ‘있는 그대로’를 강조한 반면 후자는 ‘있는 그대로를 비틀고 변형시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둘 모두 현실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여, 이러한 전제를 자명하다고 받아들이게 되면 말하고 쓰는 사람은 ‘마땅한 현실’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재현하는 언어란 있어야만 하는 현실을 옹립하기에 바쁜 언어인 것입니다. 그런 언어에 사로잡혀 살게 되면, 당위와 의무로만 일상을 채워가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재현에 도전하는 문학』은 식민지의 언어적 정치성을 질문하는 책일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저자와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언어의 가능성, 읽어내고 표현할 수 있는 삶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크리스토퍼 P. 한스콤 Christopher. P. Hanscom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아시아 언어·문화학과 교수. 코넬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UCLA 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저서로는 The Real Modern : Literary Modernism and the Crisis of Representation in Colonial Korea(2013)가 있다. 현대 동아시아의 인종과 인종 이데올로기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에세이 모음 The Affect of Difference: Representations of Race in East Asian Empire(2016)의 공동편집자를 맡았고, 일제강점기의 주요 문학 비평과 역사 에세이를 번역한 모음집인 Imperatives of Culture(2013)를 공동 편집했다. 


옮긴이 : 오선민 吳宣旻 Oh Sun-min

인문공간 세종 연구원. 주요 논문으로 「한국 근대 해외 유학 서사 연구」(2009)가 있으며, 저서로는 『자유를 향한 여섯 번의 시도-카프카를 읽는 6개의 키워드』(북드라망, 2020),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동화의 인류학』(봄날의박씨, 2021)가 있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 3

서론 11

식민지 조선에서 모더니즘의 실천과 글쓰기 풍경 11

한국문학사에서의 구인회, 모더니즘, 식민담론 21

제1장 제국의 역설-1930년대 경성 문단에 나타난 재현의 위기 49

식민지 비평가와 재현의 위기 51

진리, 언어, 제국의 역설 60

제2장 식민지의 이중구속-박태원의 「표현, 묘사, 기교」 71

탈정치화하는 모더니즘 73

모더니즘의 언어 79

“표현, 묘사, 기교” 87

이중구속과 식민담론 95

제3장 모더니즘과 히스테리-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07

히스테리와 모더니즘 111

보존에서 전환으로-신경쇠약자 구보 114

욕망 그리고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나타난 증후군 해석 120

히스테리환자 구보씨의 일일 124

해석 욕망 135

제4장 경험주의 담론 비판 139

문학사에서의 김유정 144

경험주의 담론 비판 151

윤리적 문학 실천을 위하여 158

제5장 언어의 아이러니-김유정의 단편소설 167

풍자에서 아이러니로, 아이러니에서 유머로 170

김유정 단편소설에 나타난 안정적 아이러니 176

말에 대해 말하기-재현의 형식 비판을 향하여 187

「봄과 따라지」에 나타난 확장적 아이러니 195

아이러니와 모더니즘 203

제6장 발화의 육화-이태준 「문장강화」 211

이태준과 문장강화 214

텍스트라는 “생명체”-근대적 표현으로서의 문장작법 227

재현의 위기에 맞서는 문장작법 231

제7장 서정적 서사와 근대성의 불협화음 237

반근대성의 언어-이태준 작품의 지배적 인상 241

즉흥적 문장-「문장강화」의 서정성 255

서정적 산문으로서의 「까마귀」 262

서사의 비일관성과 역사주의 비판 272

결론-식민지 모더니즘과 비교문학 연구 281


주석 296

참고문헌 328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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