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이라는 칼

고객평점
저자김기택
출판사항문학과지성사, 발행일:2022/09/27
형태사항p.150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040516 [소득공제]
판매가격 12,000원   10,8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54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어딘가 숨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시”


‘사물을 성찰하는 시인’ 김기택의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환한 세계를 향한 발걸음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궁구하는 시적 상상력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탁월한 시적 묘사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 김기택 시인의 신작 시집 『낫이라는 칼』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573번으로 출간되었다. 현대인의 일상을 포착해 그 안에 내재된 소외와 단절을 성찰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를 허물고 사물의 고유한 상태만이 남은 환한 세계로 나아가는 데 몰두한다. 늘 보이지 않는 틈을 비추는 김기택의 문학적 상상력은 이번 시집을 이끄는 힘이 된다. 자신의 존재를 감각하지 못한 채 순한 얼굴을 한 아기와 강아지 몰티즈의 시선에 부끄러워하다가도 시인은 그 시선을 오지 않을 슬픔을 들여다보는 휠체어를 탄 사람으로 옮긴다. 이는 인간을 사물과 다름없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과 동시에 더는 “인간의 편에서 사물은 사물의 사태, 그 자체로 온전히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자만이 체득한 태도라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사물주의자로서 삶을 성찰해온 시인의 겸손함을 독자들은 이번 시집에 묶인 66편의 감각적인 시에서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다.


사물의 편은 견고한 고정관념으로 인식한 삶의 가치와 사물에 대한 판단을 무화시킨다. 소외를 양산하는 ‘지금-여기’, 노동하는 삶과 쓸모 있는 사물을 다시, 최초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자본의 교환가치에 짓눌린 삶과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 너머 다른 삶과 다른 가치의 사물을 시원의 자리에서 탐색한다. 사물의 편에서 삶과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은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성찰을 수행하고 다른 삶의 가치를 모색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김기택 시인은 지금까지 사물에 의한, 사물을 위한, 사물의 편에서 올곧이 사물의 시를 써온 사물주의자이다.

―송승환, 해설 「사물주의자의 틈」에서


손가락만으로도 가려지는 틈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고, 나아가는 세계


다 열려 있지만 손과 발이 닿지 않는 곳

비와 걸레가 닿지 않는 곳

벽과 바닥 사이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 곳

하루 종일 있지만 하루 종일 없는 곳

한낮에도 보이지 않는 곳

흐르지 않는 공기가 모서리 세워 박힌 곳

―「구석」 부분


이번 시집의 시적 공간을 표명하는 ‘구석’은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장소와 사물을 나타낸다. 이곳은 한낮에도 다른 사물들에 가려져 부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물들의 거처이자 사람들이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모서리가 박힌 곳이다. 하지만 이 작은 틈을 후벼보고, 긁어보고, 빨아보는 아기에게 ‘구석’은 더없이 안전한 공간이기도 하다. “아직 제가 태어나지 않은 것 같은 표정으로”(「아기 앞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어떤 몸짓도 하지 않고 편한 자세로 앉아 있는 아기 앞에서 시인은 이내 자신의 두려움을 들키고 만다. 그와 동시에 “구석에 숨어 있는 구석마다 콧구멍을 들이대”(「털이 날리고 지저분해지기에」)며 자신의 풍성한 털을 찾는 몰티즈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가련함을 느끼기도 한다. 아기가 손가락으로 탐미하고, 몰티즈가 콧구멍으로 감지하는 ‘구석’이라는 공간은 발견은커녕 쉬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곳이다. 타인에게 둘러싸인 이 세계에서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소외이기 때문이다. 이 ‘구석’을 상상하는 일은 순간순간 튀어 오르는 호기심을 억누르고, 고유함을 내재한 사물의 형태를 비트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사물을, 식물을, 동물을, 인간을 배척하며 자기 안의 모서리를 세우는 일에 불과할 뿐이다. 이 시집의 사물주의자는 막연히 세계의 끝이 절벽이라 여겨온 독자에게 틈을 통해 틈 너머의 세계와 교감하는 일이야말로 사물들의 세계가 도래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자기 자신과의 화해라고 덧붙인다.


오지 않는 슬픔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시인은 기꺼이 사물주의자가 된다


똑똑 눈이 땅바닥을 두드린다

팔에서 길게 뻗어 나온 눈이 땅을 두드린다

땅속에 누가 있느냐고 묻는 듯이

곧 문을 활짝 열고 누가 뛰어나올 것만 같다는 듯이


눈은 공손하게 기다린다

땅이 열어준 길에서 한 걸음이 생겨날 때까지

―「눈먼 사람」 부분


사물은 자신의 주위를 에워싼 공기의 투명함마저 번거로워하고, 고양이는 제 몸의 털가죽이 답답한 나머지 벗어던지려 한다. 이렇듯 시에서의 사물은 태초의 모습으로 회귀하려 하는데, 오로지 사람만이 가만히 멈춰 선 채로 더 많은 것을 갈망한다. 이때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아기의 천진함에 아무런 주석도 붙이지 못했던 시인은 휠체어를 탄 사람을 바라본다. 그가 모두가 지난 자리에 서서 아직 닥치지 않은 슬픔에 관하여 염려하기 때문이다. 모서리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사람이 무언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을 때, 그게 자기 자신의 슬픔과 닮아 있을 때 시인은 기꺼이 사물주의자가 된다. 이때 시인이 재창하는 것은 사물에 대한 공경과 예의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눈이 닿은 자리, 오직 눈이 만진 자리만을”(「눈먼 사람」) 보는 사람은 자신의 몸가짐을 정돈하고 한평생의 체중이 실린 걸음을 힘겹게 내디딘다. 인간보다 먼저 길을 두드리는 지팡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듯 단 한 발자국만 열리는 길을 향하여 나아가는 일. 여기에는 눈앞의 사물을 볼 수만 있을 뿐 감각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공손함이 깃들어 있다. “스스로 일어설 수 없어서/서지 못하고 앉아 있”(「공원의 의자」)는 네 다리의 의자 역시 머리가 없기에 명상에 잠겨 있다고 말하는 시인은, 자신이 본 것을 단언하기보단 일상 속 우연에 기대어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택한다.

대부분의 사물이 화자가 되는 김기택의 시에 담긴 시선은 미덥기만 하다. 타인이 구축한 지배 질서의 세계가 아닌 모두가 자신만의 고유함을 되찾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때 시인은 사물로부터 구원받는 순간을 공손히 기다리는 일을 수행한다. 충분히 들여다보고, 기다리고, 그 자리에 머물렀음에도 시인은 “아직 쓰지 않은 시, 어딘가 숨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시”에 대해 생각하다 “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시인의 말’)에 대해 상상한다. 사물주의자가 토로하는 부끄러움이란 사물이 사물답게,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이 시대의 희망이 아닐까.

작가 소개

김기택

1957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태아의 잠』 『바늘구멍 속의 폭풍』 『사무원』 『소』 『껌』 『갈라진다 갈라진다』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 등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지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 차

1부

구석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힘

야생 2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 때

아기 앞에서

아기는 엄마라는 발음으로 운다

강아지는 산책을 좋아한다

털이 날리고 지저분해지기에


2부

오지 않은 슬픔이 들여다보고 있을 때

눈먼 사람

앉아 있는 사람

위장

또 재채기 세 번

화보 사진 찍기

깜빡했어요

무단 횡단 2

부음

실직자 2

너무

머리가 목에 붙어 있는 일에 대하여

노인이 된다는 것

노숙존자

뒤에서 오는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유족

5인실

진동

여탕에서 목욕하기

자가 격리

폭주

용문에는 용문 사람들이 산다

사무원 기택 씨의 하루


3부

혓바늘

변기

돋보기안경

죽은 눈으로 책 읽기

첫 흰 머리카락

가죽 장갑

연필

일인용 소파

유기견

치킨고로케

멧돼지가 온다

비둘기에 대한 예의

꽁치구이

방광은 터질 것 같은데

뜨거운 커피

베개

손톱

스마트폰

중독성

카톡!

낙지

공원의 의자


4부

겨를

물방울이 맺혀 있는 동안

매몰지

외투 입은 여름

참새구이

개나리 울타리

꽃 지고 난 후의 연두

물 긷기

여러 번 버렸으나 한 번도 버려지지 않은 것들


해설

사물주의자의 틈·송승환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