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빅데이터에서 발견한 새로운 소비주체들의
정체성, 경제감각, 소유방식
우리는 오래 살 것이다. 그리고 혼자 살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새로운 소비주체를 이해하는 첫 단계다.
혼자 살고 오래 사는 것은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누구와 함께 살 거라 기대하는 사람과, 앞으로 오래오래 혼자 살 거라 예상하는 사람의 선택지는 다르다. 당장 내년에라도 결혼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지금 혼자의 상태는 ‘임시’다. 그래서 좋은 가구를 들이지 않고, 미래의 배우자를 고려해 임시의 선택을 한다. 말하자면 자취생의 삶이다. 반면 앞으로도 계속 혼자 살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본인의 취향에 맞춰 심사숙고해 최선의 선택을 한다. 돈을 버는 것도, 쓰는 것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독립된 성인으로 살아간다.
이 ‘독립’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이 시대 1인가구는 4인가구의 대척점 혹은 자취생이 아니라 ‘1인분’의 몫을 해내는 독립적인 개인이다. 이 개인들의 선택이 모여 트렌드가 된다.
‘MZ’도 ‘청년’도 아닌
독립된 1인들이 만드는 소비 트렌드
이 변화가 가장 먼저 관찰되는 곳은 1990년대생들의 일상이다. 취향을 갖고, 자신의 생활을 A부터 Z까지 스스로 매니지하는 젊은 성인들. 이들을 미디어와 기성세대는 흔히 ‘MZ세대’라 일컫는다. 그러나 도대체 ‘MZ세대’는 누구인가? 트렌드 리더? 취준생? 사회초년생? 주택 복지 대상인 청년? 정작 본인들은 “나랑 10살도 넘게 차이 나는 40살도 MZ라던데, 서로 말이 안 통한다”며 MZ라는 용어 자체를 질색한다. 기성세대들이 이름 붙인 MZ라는 말속에는 이미 성인이 되어 독립된 삶을 꾸리는 개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지 않다. 그저 마케팅의 대상으로 타자화될 뿐이다.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청년’이라는 말도 정치적으로 타자화되어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가진 건 없지만 희망과 열정은 있어야 하는, 동정과 응원의 대상으로 그려지기 일쑤다.
새로운 소비주체를 이해하려면 이렇게 대충 뭉뚱그려서 퉁치는 행위부터 그만두어야 한다. 오늘날의 트렌드는 온전한 독립체로서 1인의 삶을 들여다볼 때에야 오롯이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닌 20대가 〈금쪽같은 내 새끼〉를 챙겨보며 눈물 쏟는 이유, 관행적으로 지급되던 성과급 체계에 젊은 직원들이 발끈하는 이유, 호텔 애플망고빙수 한 그릇에 8만 원 넘는 돈을 쓰면서 통신비를 아끼고자 7개월마다 휴대폰을 갈아타는 이유, 아파트 관리비 5천원 할인보다 4원짜리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더 ‘돈 버는 기분’이라 느끼게 되는 심리, 강아지와 고양이에 이어 식물과 기계가 ‘반려’가 되는 현상,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는 구독 서비스에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쓰는 이유 등 말이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 ‘혼자 오래 사는 독립된 개인’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언제까지나 ‘독립된 개인’으로서 자신의 취향과 소비를 포기하지 않을 이들, 이들의 일상이 모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 것이다. 좁은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주거문화, 하지 않을 수 없는 요리·빨래·청소를 대행하는 집안일 아웃소싱 문화, 돈독함은 남기고 부담감은 줄이는 가족문화… 이들이 만드는 기준에 맞춰 모두가 변할 것이다. 그러니 SNS 피드 속 화려한 일탈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거기에 ‘트렌드’라 불리는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이원희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연구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데 재미를 느낀다.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영감을 얻는 풍요로운 삶을 꿈꾼다.
목 차
책 머리에 | 트렌드의 아이러니
프롤로그 | 혼자, 오래 살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선택지
총론 생활변화의 중심축
1장 이 시대의 가치 : 효율·성취, 간편·건강, 자아·독립
트렌드의 속성 : 변주 가능성, 접근성, 경제성, 상징성
‘스위트홈’에서 ‘독립된 나’로 변화한 가치관
효율적으로 성취하기
간편하게 건강 챙기기
1인분의 자아로 독립하기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2022 트렌드 노트》 키워드에 대한 첨언
1부 새로운 정체성
2장 우리는 모두 금쪽이다
Z세대, 부정적 감정을 말하다
우울증이면? 정신과에 가야지
멘탈케어를 위한 위안과 몰입의 시간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3장 MZ, 이제 그만
‘세대’의 세대 변화
MZ 키워드의 존재이유, 유리함과 옳음 사이
MZ의 다른 이름, ‘청년’
‘1인분만 할게요’ vs. ‘1인분이라도 잘하자’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2부 새로운 경제감각
4장 자본주의 키즈의 감감감
‘자낳괴’와 ‘갓생’ 사이
#민감 : 관습을 따져 묻고 습관을 성형하다
#쾌감 : (손해를 보았지만)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교감 : 새로운 관계 맺기의 원형, 팬덤
문화적 교감 속에 경계가 사라진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5장 환금성(換金性)의 시대, 자산이 되는 아카이브
아카이빙, ‘나’의 역사를 풀어내는 새로운 방법
자신을 쌓는 아카이빙, 자산이 되는 아카이브
플랫폼을 통한 동류의 발견, 소통, 환금성
정체성이 자산이 된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6장 동경의 소비, 사랑의 소비, 필요의 소비
결제수단이 변화하며 달라진 것들
동경의 소비, 비싸지 않다
행복하다, 사랑의 소비
아깝다, 필요의 소비
소비의 미래 : 게이트의 통합, 포인트의 게임화, 이를 강화하는 소비주체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3부 새로운 소유방식
7장 기계, 반려와 애착의 대상이 되다
나만을 위한 디지털 기기
보는 것에서 듣기까지, 디바이스와 함께 확장하는 콘텐츠
플랫폼과 디바이스, 소비자를 생산자로 만든다
개인화, 다양화, 세분화,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8장 구독,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소유하는 방식
구독으로 취향과 안목을 소유한다
구독은 지불방식이 아닌 관계방식이다
유니버스를 채우는 여정, 구독의 세 유형
어떻게 이탈을 막을 것인가
개인이 매체이고, 개인을 구독한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에필로그 | 한 번도 보지 못한 소비주체의 등장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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