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당신에게 루루는 누구입니까?”
한 번쯤 자기만의 루루를 잃고 만나고 기억하고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외로운 영혼들을 위한 희망의 이야기
“지금은 어른이 되어 있는 예전의 어린아이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어른들도 처음엔 다 어린이였다(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들은 별로 없다)”
-<어린왕자>의 헌사 “어린이였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 중에서
레오 에른츠라는 인물 속에 담긴 어린이와 어른의 두 세계,
따뜻한 사랑을 만들어 가는 사랑과 나눔의 순환성!!!!
아이는 어른이 되려면 세월을 기다려야 하지만, 어른은 세월 앞에서도 다시 아이가 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 감각, 웃음, 분위기…… 어린이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 세상이라는 흙에 뿌리를 내린다. 따뜻한 사랑의 경험은 어린 자아를 단단하게 만들어 ‘나’와 ‘너’를 구분하는 힘, 관계 맺기를 시작하는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소영 작가의 신작 《안녕, 나의 루루》는 레오 에른츠라는 다소 이국적인 인물을 통해 어린 레오와 어른 에른츠의 두 세계를 담은 특별한 작품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레오 에른츠와 루루의 관계를 통해 인생의 진정한 성장과 성숙의 의미를 들여다보게 한다.
따뜻한 사랑의 기억만이 관계의 힘을 확장시키는 힘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작품
1부 <어린 시절>에서 주인공 레오 에른츠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인해 부모를 잃고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다. 그런 어린 레오 앞에 루루가 나타난다. 작가는 루루가 커다란 동물인지, 어른을 대변하는 존재인지, 루루 눈에 비친 환상인지 작품 속에서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어린 레오에게 루루는 엄마이자 아빠이자 형제이자 친구가 되어 준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서 어린 레오는 그렇게 루루 덕분에 조금씩 어깨를 펴고 세상을 향해 꿈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맛보았던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을 잘 만드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면서 바빠진 레오의 곁에서 루루는 점차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간다.
2부와 3부는 초콜릿 장인이 된 어른 레오 에른츠의 이야기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장인이 되었지만, 초콜릿의 단맛조차 제대로 맛보지 못하는 어른 레오 에른츠의 삶은 피폐되었고 일그러져 있었다. 그의 일상은 바쁘지만 사랑의 흔적, 나눔의 경험이 없는 고립된 일상뿐이었다. 그런 에른츠 앞에 사는 곳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아이가 나타나고, 오랜만에 이 낯선 아이에게 호기심을 갖고 가까이 다가선 에른츠의 눈에 루루가 보인다. 아이에게 다가가는 용기와 도전은 에른츠의 건조하고 메말랐던 일상에 온기와 생기를 불어넣는다. 자립과 성공 앞에서 사랑의 기억, 나눔의 경험, 희생의 가치를 잃었던 에른츠의 일상에 마침내 아이의 일상이 겹쳐지는 순간, 에른츠는 어린 시절 좋아했던 초콜릿의 달콤한 맛을 기억해낸다. 어린 레오 에른츠가 만난 루루를, 이제 어른 레오 에른츠는 어린 또 하나의 레오에게 루루 같은 존재가 되어 준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관계, 어제의 사건이 오늘의 일상으로 연결되는 사건의 관계……. 우리는 수많은 관계들로 현재를 살아간다. 《안녕, 나의 루루》는 어제의 수많은 관계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가는 삶의 이치를 보여 주면서 그 관계의 생명은 따뜻하고 진한 사랑의 힘임을 이야기한다.
이소영 작가는 프랑스에서 유학하는 동안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는 육아 현장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자신의 엄마와 엄마가 된 자신,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골몰하다가 어느 순간 세대가 연결되고 사랑이 전해지는 놀라운 관계의 힘을 발견하고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설령 그것이 혈연관계가 아닐지라도 돌고 도는 사랑의 관계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따뜻한 세상일 거라고 믿으며,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었다.
인생의 힘든 순간을 맞이하는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영국의 현대 거장 존 버닝햄의 그림책 《알도》(시공주니어)에서 주인공 아이는 혼자일 때,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할 때 늘 알도와 함께한다. 알도는 주인공 아이의 토끼 인형이다. 마치 영웅처럼, 걱정 인형처럼 알도는 아이를 도와주고 지지해 주는 절대 친구이자 절대 영웅, 절대 비밀이다. 헝가리 작가 마레크 베로니카의 그림책 《라치와 사자》(비룡소)에서도 라치의 눈에만 사자가 보인다. 외톨이 라치에게 사자는 라치를 보호해 주는 든든한 친구이다. 이처럼 그림책 속에는 인형, 상상 속 친구, 개 등 어린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이 존재들은 어른들 못지않게 버거운 현실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외로움과 슬픔,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아이들이 환경과 가족, 친구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성장통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때때로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특유의 상상력으로 팍팍한 현실을 흥미로운 판타지로 바꾸어 가며 자신들만의 해결책으로 시간을 이겨낸다. 《안녕, 나의 루루》는 세상을 버겁게 살아가는 수많은 어린 레오들을 위한, 또는 루루와 같은 자기만의 비밀 친구를 간직하고 있는 수줍고 심약한 어린 레오들을 위한 이소영 작가의 따뜻한 응원이자 격려이다. 또한 사랑의 기억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사랑의 추억을 상기시켜 줄 따뜻한 앨범 같은 작품이다.
작가 소개
이소영
한국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그림책 《그림자 너머》로 2014년 볼로냐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그림책 《파란 아이 이안》은 2018년 IBBY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책’ 한국 후보작으로, 《굴뚝귀신》은 2019년 BIB 한국 출품작에 선정되었다. 2021년 《여름》이 화이트 레이븐스 상에 선정되었다. 작품으로 《바람》,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 등 다수가 있다. 우리 주변의 삶과 삶 속에서 느끼는 마음과 관계, 정체성, 결핍 등을 그림책에 담아내려고 고민한다. 《안녕, 나의 루루》는 삶을 지탱시켜 주는 관계의 영속성을 이야기하고 싶어 만들기 시작한 이야기다. 이것은 루루를 필요로 하는 세상의 모든 이들과, 누군가에게 루루가 되어 주는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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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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