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눈앞에 펼쳐지는 사철의 꽃들
늘 새로운 듯해도 오래도록 되돌아오는 것일 뿐
한자리에 앉아 목이 굳도록 보고 있어
서서 할일을 알고 태어난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돌아오는 꽃들의
색깔에 고개 돌리지 못해 하냥 보면서
날씨가 바뀌면 옷을 갈아입고
다시 그 자리에 묶인 듯이 앉아
사위를 둘러볼 뿐, 너른 방 침침한 구석에서
밝은 거짓들에 마음 뺏기어
속없이 울며 웃으며 즐길 때 너는
푸른 비상구를 열고 나타나 손전등으로 내 이마를 비출까
일으켜 굳은 관절을 깨워줄까
더듬거리는 손을 이끌어 바깥으로 데려 나갈까
세상 안으로 끌고 나갈까 저 낯설게 밝디밝은
─「푸른 비상구」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희중
1960년 밀양에서 태어났다. 1987년부터 시를, 1992년부터 문학평론을 써 발표하면서 시집 『푸른 비상구』 『참 오래 쓴 가위』 『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문학평론집 『기억의 지도』 『기억의 풍경』 『삶〉시』 등을 펴냈다.
목 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파랑도(波浪島) / 교과서 나라 / 두드리면 열린다는 문, 또는 기다리면 온다는 고기 / 손톱 발톱 머리카락 털 / 풍화를 위하여 / 아침의 선택 / 우기의 놀이터 / 계근장 부근 / 태풍 / 후진금지 / 감물 / 연필의 노래 / 수난하는 안경 / 사냥꾼 / 연체동물 / 여주인공 / 풀 매듭 / 풍장 / 기억 / 개처럼 만나는
2부
순환선 / 푸른 비상구 / 지하철 신천역에서 / 겨울산기(山記) / 저 돌들 모두 젖으면 / 산상(山上)의 벗 / 탈옥기 / 너에게 갇힌 가을 / 우중공원 / 객석의 너 / 너에게 / 네가 태어나지 않았으므로 / 너 없는 날 / 날씨 속의 너 / 새벽에 서울을 떠나다 / 나의 달시계 / 사과 깎기
3부
씨앗을 묻으며 / 서곡 / 겨냥 / 겨울 활천리(活川里)에서 / 오월의 숲 / 마장동의 코스모스 / 연(鳶), 내가 피울 목이 긴 연꽃 / 가을 구도(構圖) / 묶인 밤안개꽃에게 / 학사주점외사 / 다시 바다로 / 흔들리지 않는 나무의 이름 / 마른 엉겅퀴 잎새에 내리는 비 / 초가을 산행 / 도하의 서 / 젖은 나무의 노래 / 천기 / 비가 / 처음 꽃을 보는 아이처럼 / 걸어가는 사람의 느티나무 / 편지를 챙기며
4부
증인 / 고별 / 해거름의 허사 / 춤, 누항을 떠나기 위한 / 누항을 떠나며 1 / 누항을 떠나며 2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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