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종종 빛나면서
기만과 위선, 오만, 비극을 품은 자유주의
자유주의의 진화-궁지-전환!
한 사상의 생애사를 깊이 파내려간 지적 고고학
그 흉중에는 어떤 감정들이 존재하고 있을까
이 책은 자유주의를 마치 인간의 일생처럼 다룬다는 점에서 뛰어나다. 이와 동시에 사상이 어떻게 현실 정치와 맞물려 진화와 전환을 반복하는지 밝혀낸다는 점에서도 뛰어나다. 저자는 1830년을 자유주의의 탄생 기점으로 잡아 2017년까지 200여 년의 연대기를 고찰한다. 즉 이 책은 고도로 복잡한 정치사상의 세계를 하나의 줄기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굉장한 통찰력과 지적 밀도를 지니고 있다. 자유주의의 변종이나 반대파, 혹은 그 주변에서 어른거리는 잡다한 그림자를 배제하지 않은 채, 그렇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의 주인공은 오로지 ‘자유주의’로만 삼아 그것의 가치를 설파하는데, 그 힘이 실로 대단하다.
이 책은 훈련된 제너럴리스트의 미덕을 품고 있다. 미국 후버연구소의 피터 버코위츠는 저자 포셋이 “역사, 경제사상, 정치이론을 능숙한 솜씨로 결합시키며 대학에서조차 나올 가능성이 드문 일종의 통사를 썼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포셋은 언론인의 면밀한 관찰력과 여러 학문 분야에서 닦은 문인적 기량을 결합시켰다. 그는 중요한 사상가와 정치인들의 ‘자유주의관’을 검토하는 가운데 해당 인물의 성장 배경을 크로키하듯 훑거나 때론 얼굴이나 신체에서 풍기는 분위기로 그가 지닌 사상을 은유하곤 한다. 이런 점은 시대적으로 중요한 어떤 인물 안에서 사상이 한 보 전진했다가 반보 후퇴하고, 다시금 한 보 내딛으며 자유주의가 어떻게 진보, 변형, 변질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자유주의는 진화하다가 벽에 부딪혔고, 심기일전해 다시 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1830년에서 출발한 책은 800여 쪽을 지나 우리를 21세기로 데려다놓는다. 자유주의의 생애사를 거침없이 한 번에 통과한 독자들은 각자가 처한 정치 지형 속에서 자유주의가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는지,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합당한 평가인지, 근미래에 사회주의나 보수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가 더 지속적인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지 나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1830~1880년의 자유주의자들은 청사진을 그렸다. 1880~1945년의 자유주의자들은 집을 지었지만 곧 그 집을 거의 다 태워먹었다. 1945년 자유주의자들은 두 번째 기회를 붙잡았고, 1989년에 이르러서 자유주의자들은 축배를 들었다. 하지만 먹구름이 몰려왔다. 자유주의는 1990년대 이후 다시 갈피를 못 잡기 시작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에드먼드 포셋 Edmund Fawcett(1946~)
영국의 정치 전문 기자. 30년 넘게 『이코노미스트』의 워싱턴, 파리, 베를린, 브뤼셀 수석 특파원을 지내고, 출판 편집자로 활약해왔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뉴스테이츠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 등에 글을 기고해왔다.
그는 자유주의가 고정된 불변의 철학이라기보다 구체적 역사를 지닌 ‘현대의 정치 관행’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좌파 자유주의자’ 혹은 ‘자유주의 좌파’로 분류한다.
이 책 『자유주의』는 그가 기획한 정치 3부작 중 첫 번째 권으로 좌파에게는 우파가 어떻게 세력을 키워왔는지 이해시키고, 우파에게는 정치적 미래에 우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우파 내 균열을 명확히 밝혀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서 두 번째 권은 『보수주의: 전통을 위한 투쟁』으로 출간돼 “보수주의에 관한 방대한 역사서” “알차고 광범위한 서술”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옮긴이 : 신재성
서울시립대에서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대안학교 ‘더불어가는배움터길’에서 길잡이 교사로 재직 중이다. 논문으로 「헤겔의 시민사회·국가론의 재고찰」 「스피노자의 정치이론: 시민사회와 국가의 관계를 중심으로」 등이 있고, 공저로 『코뮨의 미래』(근간)이 있다. 『경험의 노래들』 『헤겔의 신화와 전설』 『탈산업사회에서 포스트모던사회로』(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개정판 서문
서론: 자유주의 관행
1부 자신감 넘치는 청년기(1830~1880)
1장 1830년대의 역사적 상황: 부단히 변화하는 세계
2장 선구자들이 보여준 지도 이념: 갈등, 저항, 진보, 존중
1. 훔볼트, 콩스탕: 개인의 능력 발양과 프라이버시 존중
2. 기조: 독단적 권력에 기대지 않고 갈등을 제어하기
3. 토크빌, 슐체-델리치: 대중 민주주의와 대중 시장이라는 근대 권력
4. 채드윅, 코브던: 사회 진보의 동력이 되는 정부와 시장
5. 스마일스, 채닝: 자립 혹은 도덕적 향상으로서의 개인의 진보
6. 스펜서: 생물학으로 오해받은 자유주의
7. 밀: 자유주의 이념을 아우르다
3장 실행에 옮겨진 자유주의: 네 명의 대표적 정치인
1. 링컨: 자유의 나라의 수많은 “자유” 사용법
2. 라불레, 리히터: 절반의 자유주의 체제에서의 자유주의 시도들
3. 글래드스턴: 자유주의의 관대함과 균형의 정치
4장 19세기의 유산: 조롱에서 벗어난 자유주의
1. 존중, “개인”, 그리고 관용의 학습
2. 자유주의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성과들
2부 성숙기의 자유주의, 민주주의와 씨름하다(1880~1945)
5장 1880년대의 역사적 상황: 자유주의자들이 만들어가는 세상
6장 자유민주주의를 이끌어낸 타협
1. 정치적 민주주의: 투표권 확대에 대한 자유주의자들의 저항
2. 경제적 민주주의: “새로운 자유주의”와 국가의 새로운 임무
3. 윤리적 민주주의: 윤리적 방임과 불관용의 지속
7장 근대 국가와 근대 시장의 경제 권력
1. 발라, 마셜, 비즈니스 출판물: 시장을 대표해 국가에 저항하다
2. 홉하우스, 나우만, 크롤리, 부르주아: 사회를 위해 시장에 저항하다
8장 손상된 이상, 무너진 꿈
1. 체임벌린, 바서만: 자유주의적 제국주의
2. 로이드 조지, 클레망소, 윌슨: 1914~1918년의 자유주의 매파
3. 알랭, 볼드윈, 브랜다이스: 자유주의적 반대와 전쟁국가
4. 슈트레제만: 위기에 처한 자유민주주의
5. 케인스, 피셔, 하이에크(1): 불황기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
6. 후버, 루스벨트: 잊힌 자유주의자와 으뜸 자유주의자
9장 1930년대~1940년대의 자유주의에 대한 생각
1. 리프먼, 하이에크(2): 반전체주의자로서의 자유주의자
2. 포퍼: 개방성과 실험으로서의 자유주의
3부 두 번째 기회와 성공(1945~1989)
10장 1945년 이후의 역사적 상황: 자유민주주의의 새로운 시작
11장 새로운 토대: 권리, 민주주의적 법치, 복지
1. 1948년 인권선언의 입안자들: 자유민주주의가 세계로 뻗어나가다
2. 전후 독일의 자유주의자들: 자유민주주의의 모범 헌장이라 할 1949년 기본법
3. 베버리지: 자유주의와 복지
12장 1945년 이후의 자유주의 사상
1. 오크숏, 벌린: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소극적” 자유
2. 하이에크(3): 정치적 반정치
3. 오웰, 카뮈, 사르트르: 냉전 시대의 자유주의자들
4. 롤스: 자유주의 정당화
5. 노직, 드워킨, 매킨타이어: 롤스에 대한 반응들, 권리, 공동체
13장 1950년대~1980년대의 폭넓은 자유주의 정치
1. 망데스-프랑스, 브란트, 존슨: 1950년대~1960년대의 좌파 자유주의
2. 뷰캐넌, 프리드먼: 국가에 맞선 자유주의 경제학자
3. 대처, 레이건, 미테랑, 콜: 1970년대~1980년대의 우파 자유주의
4부 21세기 자유주의의 꿈과 악몽
14장 자유민주주의를 흔든 20년
1. 강경 우파의 부상
2. 경제적 불만
3. 지정학적 고립
4. 국민이라는 것, 시민이라는 것, 정체성
5. 지적 회의와 불만
15장 정치의 우선성
감사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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