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계인권선언’을 지금, 여기 우리의 선언으로!
‘존엄’이란 너와 나는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나의 존엄은 다른 사람의 존엄과 이어져 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모두의 존엄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류 구성원의 존엄과 권리에 대한 30개 조항으로 이뤄진 선언입니다. 1948년 전 세계가 두 번의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을 깊이 반성하며 만든 거예요.
글 작가 김은하가 우리 시대에 맞는 구체적 언어로 새로 쓴 세계인권선언과 윤예지 그림 작가 특유의 감성과 풍부한 해석으로 존엄에 대한 다채로운 생각을 담아낸 그림책 《존엄을 외쳐요》를 통해 우리의 존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또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권선언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한목소리로 모두의 존엄을 크게 외쳐 보아요.
세계 인권의 날
12월 10일은 ‘인권의 날’, 더 정확히는 ‘세계인권선언일’입니다. 1948년 12월 10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은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 등으로 전 세계에 만연한 인권 침탈을 반성하고, 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자유와 평등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30개 조항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에서 제시한 조항들은 지금까지도 국제인권법의 기반이 될 정도로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고,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권리와 자유에 관한 다양한 범주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명권, 자유권, 사생활권을 비롯해 고문 받지 않을 권리,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 표현의 자유, 건강권, 적절한 주거지에서 살 권리 등 시민적ㆍ정치적 권리가 중심이지만 노동자의 단결권, 교육에 관한 권리, 예술을 향유할 권리, 쉴 권리 등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권리에 대하여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다시 쓰는 세계인권선언
《존엄을 외쳐요-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은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어로 바꾸고, 지금 우리 시대에 맞게 새로 해석한 그림책입니다. 김은하 작가는 세계인권선언문 영문판과 한국어판을 자세히 살피고, 관련 도서들을 찾아가며 정확하면서도 구체적인 문장과 낱말들을 고르기 위해 애썼습니다. 한국어판 선언문엔 한자어가 너무 많아 그 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세계시민교육연구소 교사들과 어린이, 청소년, 어른 들의 도움을 받아 각 조항을 자신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를 열심히 살폈습니다.
존엄은
너와 내가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고
감히 누구와도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는 마음이에요.
나의 존엄은 남의 존엄과 이어져 있어요.
‘어쩔 수 없잖아.’
‘나만 아니면 돼.’
이러면 모두의 존엄이 무너져요.
나는 이 악순환을 끊을 거예요.
존엄하게 산다는 감각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살려 낼 거예요.
-5쪽
세계인권선언문 서문 대신 ‘존엄’의 의미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소개하고, 조항들도 이처럼 우리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더 넓고 다양해진 인권의 범주를 가능한 한 다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가령 제4조 ‘어느 누구도 노예상태 또는 예속상태에 놓여지지 아니한다. 모든 형태의 노예제도와 노예매매는 금지된다.’는 “어느 누구도 나를 노예로 만들 수 없어요. 내 몸과 마음의 주인은 나예요.”로 바꾸었습니다. 또 제24조 ‘모든 사람은 노동시간의 합리적인 제한과 정기적 유급휴가를 포함하여 휴식 및 여가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는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모든 생명은 쉴 권리가 있어요.
기계나 로봇처럼
공부나 일을 쉬지 않고 할 수 없어요.
충분히 잠을 자고 휴식하고
여가를 누리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학생도 직장인도 외국인도 동물도……
어떤 일을 하건,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54쪽
모든 인류 구성원의 존엄과 권리
이 조항들을 더 풍부하게 해석해 주는 건 윤예지 작가의 그림입니다. 윤예지 작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시민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체제에 상관없이 동등하고 동일하게 모든 인권을 차별 없이 누릴 수 있어야 함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피부색, 인종, 장애, 성적지향 등 각기 다른 존재들의 존엄함을 모든 조항마다 적용해 표현하고자 애썼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인류 구성원 모두가, 아니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상징적인 그림책으로 탄생했습니다.
사실 이 그림책은 윤예지 작가가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작업한 ‘존엄캠페인- 존엄을 외치다’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해 연말 국제앰네스티 창립 60주년을 맞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세계인권선언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기획한 것으로, 올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활동한 지 50년이 되기도 합니다.
윤예지 작가는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을 이미지로 전환해 서른 개의 포스터를 만들었고, 이는 올 한 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존엄을 외쳐요》에선 인권을 상징하는 자유와 평등을 하트와 별 캐릭터로 형상화하고, 재미있게 이어질 수 있는 그림책 구성으로 새로 작업했습니다. 섬세한 그림 외에도 이 책을 펼치는 모두가 살필 수 있도록 한국어와 영어,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된 ‘세계인권선언’ 전문을 큐알코드에 담았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사람이 세계인권선언을 포함한 국제인권기준에 명시된 모든 인권을 누리는 세상을 위해 국적, 인종, 종교를 초월해 활동하는 세계 최대의 인권 단체로 기후위기, LGBTI, 여성, 난민 등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존엄을 외쳐요》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국제앰네스티 인권 활동에 사용합니다.
존엄을 외쳐요
10.29 참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충격과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가져왔습니다.《존엄을 외쳐요》에선 3조 생명권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나는 생명을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어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예요. -10쪽
2023년이면 세계인권선언이 만들어진 지 75년이 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너무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내가 누리는 지금의 권리와 자유는 용감하게 존엄을 외친 사람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그러니 모른 척하지 말자고, 가만히 있지 말자고. 이 책을 통해 지금 당장 나, 우리 가족, 우리 반, 우리 동네,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인권선언이 무엇인지 살피고 여럿이 함께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나는 모른 척하지 않을 거예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나는 나의 존엄을 외쳐요.
그리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너의 존엄을 외쳐요.
우리는 누구나 존엄해요.
-71쪽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은하
한국과 영국에서 교육학을 공부했다. 책과교육연구소 대표로, 책으로 사람들 사이를 잇는 강의와 연구, 프로젝트를 하며 신나게 지낸다.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처음 시작하는 독서동아리》 등을 썼다. ‘세계인권선언’을 지금, 여기로 데려와 나의 선언으로 다시 썼다. 더 넓고 다양해진 인권의 내용을 담았다. 날마다 다짐하듯 소리 내어 읽는다. 말한 만큼 살아 보려고 애쓰지만 실수투성이다. 그만큼 자주 깨닫고 고쳐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불쌍히 여기기보다 존엄하게 여기는 법을 오늘도 배우는 중이다.
그린이 : 윤예지
일상을 상상으로 엮어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출판, 포스터,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국적의 클라이언트들과 작업하고 있다. 《산책 가자》라는 그림책을 만들었고, 《마당을 나온 암탉》 20주년 특별판에 그림을 그렸다. 기후위기, 동물권, 인권 등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실천에도 관심이 많아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탐구 중이다. 해마다 동물권 행동 카라와 서울동물영화제 포스터 작업을 하고 있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도 계속 작업하고 있다. 《존엄을 외쳐요-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류 구성원의 존엄과 권리에 대한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을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작업한 다음, 더 발전시켜 세상 모든 존재의 존엄을 전하고자 한 그림책이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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