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작의, 혹은 작전은 언제나 감쪽같다. 눈치 챌 일도 없이 그가 들이대는 고성능 투시카메라 속으로 끌려 들어가면 된다, 비로소 읽는 이도 심안이 열린다. 아무렇지 않게 보던 사물들의 앞과 뒤, 안과 밖, 멀리 가까이가 속속들이 특별한 파노라마로 보이게 하는 그의 마법에 덜미가 잡힌다.
그믐달이 흘러들고 나가는 사이의 짧은 시간에 기대앉은 존재, 그리고 그가 전하는 불가사의한 말씀의 손짓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무량한 사유의 공간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반가사유). 그런가 하면 서해의 낙조 앞에서 금박댕기 물려 줄 엄마를 기다리는 종종머리 소녀를 만나기도 한다(서해에서 기다릴게요).
결국 그의 시를 읽는 이유는 유한한 음역을 초월하여 넘나드는 노래의 천변만화 속에서, 독자의 미적 욕구가 소스라치도록 밀려드는 그 어떤 엑스터시에 빠져들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 신필영 시인
작가 소개
박명숙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석사과정을 중퇴했다.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남원행'이, 1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단풍 속으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목 차
제1부
개양귀비
반가사유
적벽
해바라기 한 송이의 눈동자
구름의 문고리
눈물
겨울밤
돌밭
서해에서 기다릴게요
해바라기, 해바라기
택배
쑥이야
지어紙魚
별도의 숲
울음을 위하여
촛불
포구에서
흰가시엉겅퀴
banjiha
.
.
중략
.
.
제4부
소쩍
기도와 기도 사이로
토끼에게
악착같이
밤에게
가을 하늘
만월
아침 발목
낙법
왕, 버들
자투리 하늘
토요일 오후
마음 짓기
조용하다는 것은
왕릉 근처
반곡지
우체국에서
예순, 이후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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