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외로움이 21세기 최고의 역병이라면,
그 감정의 역사에 대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외로운 (lonely) / <옥스포드 영어사전>, 16세기
1. 친구나 함께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슬픈, 동반자가 없는, 고독한
2. (장소) 인적이 드물고 외진
외로운 (lonely) /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 라즈 앤더슨 교수 (1954년생)
어떤 이가 다른 이들에게 소외되고, 이해받지 못하며, 거부당한다고 느낄 때, 또한(혹은) 원하는 활동, 특히 사회적인 유대감과 정서적인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함께할 만한 적당한 사회적인 동반자가 없을 때, 그로 인한 감정적인 고통이 지속되는 상태
영국에는 ‘외로움 부(Minister of Loneliness)’가 있고 ‘외로움 장관’도 있다. 관련 부처가 생길 정도로 외로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 역사는 깊이 연구된 것이 별로 없다. 이 책은 역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외로움이 18세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감정이며, 외로움이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보편적 현상이 아닌 근대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8세기 이전에 ‘외로움’은 ‘혼자 있다’라는 말과 동의어였을 뿐이었다. 오로지 종교적 몰입을 위한 고독이나 예술적 영감을 위한 고립만이 존재했다. 전근대 사회는 가족중심적이어서 홀로 사는 사람이 별로 없었으며, 산업화 이전의 농경, 가내수공업 시대에는 노인과 여자들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크게 소외받지 않았다. 그러나 근대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가내수공업이 줄어들고 공장이 늘어났고 가족 중심으로 돌아가던 공동체는 점점 축소되어 소외받는 사람들(특히 노인들)이 등장하면서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고립되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산업화로 인한 도시화와 공장화는 전통사회를 해체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경쟁 심리와 함께 인간관계의 단절을 가져왔다.
책에서 저자는 유명인들의 사례와 문학작품의 주인공들을 통해 ‘외로움’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평생 지니고 살았던 과부 빅토리아 여왕의 외로움, 비극적인 가정사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소설가 실비아 플라스의 외로운 생애, 고독과 외로움의 상징과도 같은 버지니아 울프의 삶, ‘소울메이트’ 혹은 ‘영혼의 짝’이라는 개념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폭풍의 언덕>과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남녀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외로움이 지위고하, 남녀노소, 시대의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감정이자 때로는 고통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저자에 따르면 외로움은 두려움, 분노, 원망, 슬픔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감정이며, 심리적인 것뿐 아니라 신체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외로움이 또한 언제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예술적 영감이나 종교적 몰입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외로움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 중독에서부터 미망인, 노숙자, 난민, 노인, 쇼핑 중독에서 마사지까지, 21세기 삶의 모든 면은 외로움과 관련되어 있다. 21세기 들어 외로움이 왜 이토록 유난스럽게 증폭되고 있는지, 그것이 꼭 극복해야 하는 대상인지, 아니면 어쩌면 때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감정인지에 대해 저자는 다양한 인물과 역사적인 사건, 최근의 사회적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몰랐던 외로움의 일대기를 써내려 간다. 접
작가 소개
지은이 : 페이 바운드 알베르티
런던의 퀸매리 유니버시티 명예 선임연구원이며 작가, 문화사 학자이다. 랭카스터, 퀸매리, UCL, 요크 대학을 비롯한 영국내 대학교에서 가르쳤으며 성별, 감정, 보건 및 의학 분야의 역사를 연구한다. 심장과 관련되어 Matters of the Heart: History, Medicine, and Emotion(2010), 인간의 몸과 그에 얽힌 문화사에 대한 This Mortal Coil: The Human Body in History and Culture(2016)를 저술하였다. 현재 UKRI 미래 리더 선임연구원이며 안면 이식수술의 역사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www.fayboundalberti.com
옮긴이 : 서진희
서강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심리학을 부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 시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로로피아나, 마크 제이콥스, 훌라 등의 면세팀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바른 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너에게는 별일 아닐지 몰라도』, 『인형의 집』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_ 누구도 홀로 외딴 섬일 수 없다 • 4
서론 _ ‘현대의 유행병’ 외로움 • 19
1장 _ ‘홀로 있음’이 외로움으로
현대적 감정의 탄생 • 41
2장 _ 피에 새겨진 질병?
실비아 플라스의 평생에 걸친 외로움 • 69
3장 _ 외로움과 결핍
《폭풍의 언덕》과 《트와일라잇》의 낭만적인 사랑 • 101
4장 _ 배우자를 잃은 상실감
토머스 터너에서 윈저궁의 여왕까지 • 135
5장 _ 우울한 인스타그램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 181
6장 _ 똑딱거리는 시한폭탄?
노년의 외로움 • 207
7장 _ 노숙자와 난민
‘집’이라고 부를 공간이 없는 이들 • 243
8장 _ 결핍 채우기
물질 그리고 외로운 신체 • 265
9장 _ 쓸쓸한 구름과 빈 배
외로움이 선물이 되는 시간 • 301
결론 _ 신자유주의 시대와 외로움의 재구성 • 327
주 • 355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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