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선정‘2022 올해의 신작’
원전 폭발 이후, 재난에 처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재난로봇 ‘노스체Nosce’와 사람이 살지 않는 그라운드 제로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노스체는 폐기를 앞두고 마지막 임무를 다하기 위해 찾은 마을에서 사람의 아픔과 고통을 알아간다. 세상의 종말 같은 사고가 일어나도 삶은 계속되고, 조금씩 나아지며 삶은 돌아온다. 재난이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는가? 과연 우리는 어떻게 재난과 마주할 것인가?
연극 <노스체Nosce>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2022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되어 2023년 2월 3일부터 2월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노스체〉는 재난의 산물이 남아 사회에서 격리된 공간, 문명이 사라지고 살아난 자연, 과학기술의 첨단을 보여주는 재난로봇, 자본의 논리에 따라 다시 재난 지역에 들어오는 외부인의 이야기다. 이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선택과 갈등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인류는 재난과 절망만이 아니라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재난의 시대를 다시금 깨닫는 인간에 대한 희망
죽음과 절망이 아닌 삶과 사람의 이야기
때와 공간이 특정되지 않은 어느 날의 어느 곳, 그곳의 한 마을에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사람과 동물, 숲과 물이 모두 오염되고, 어느새 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이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찾아 다시 마을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들은 그렇게 외부에서 멀어진 채 삶을 이어간다.
현은 귀가 들리지 않고, 희는 몸이 약하다. 옥은 갑상선 수술을 했고, 다른 마을 사람들도 유해 물질로 여기저기가 좋지 않다. 재난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재난이 만들어낸 산물은 독하고 아프다.
그러나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마을에는 멧돼지가 담을 들이받을 만큼 야생동물이 늘었다. 조금씩 무화과도 열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있기에 죽은 땅에서도 생명은 피어난다.
‘이곳이 전처럼 좋아지지 않아도 괜찮다.
무화과가 열릴 수 있는 정도면 그걸로 됐다.’ - 본문에서
재난이 있는 곳에 노스체가 갑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 노스체가 갑니다!
전 이제 뭘하면 되죠?
원전 폭발 후 25년 만에 마을의 토지와 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재난로봇 노스체가 파견된다. 노스체는 마을에 머물면서 점점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느끼기 시작한다. 살기 위해 자식도, 가족도 버리고 외부로 나갔던 연은 외부에서 상처받고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온다. 사진작가 필은 폭발지 중심을 관광하러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다리를 다친 채 마을에 머문다. 외부인과 노스체의 등장으로 고요한 마을에 변화가 생긴다.
현은 어머니 연에게 왜 돌아왔냐며 원망을 드러낸다. 희는 외부 세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마을에서 나가고 싶어하고 옥은 오염되고 망가진 그 마을에도 생명이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필은 그 마을과 연에 대한 호기심과 연민으로 마을에 잠시 머물고, 이들은 묵은 감정과 두려움, 희망 등이 부딪히며, 서로 이해하거나 어긋난다.
외부에서는 관광을 목적으로 마을에 호텔을 짓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외부에 대한 원망과 경계심을 보이던 현은 오히려 외부로 나가고,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하던 희는 남는다. 마을 사람들은 집을 팔고 외부로 나가든가, 아니면 더 깊숙한 곳으로 이주하기로 한다. 그곳에 홀로 남겨진 노스체는 마을의 유해 물질로 기능이 망가져 더는 움직이지 못한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자신이 무용하다고 느끼며 노스체는 멈춘다.
“우리, 떠나는 거 아니야.
떠난다, 떠나지 않는다, 우리한테 선택권이 그거밖에 없어?
우리, 그저 살고 싶은 데로 가는 거야. …간다!”
- 본문에서
안이든 밖이든, 사람이 있는 곳에는 삶이 있다. 그리고 어떤 삶이든 사람이 발을 디딘 곳에는 각자의 역사가 흐른다. 수많은 재난이 일어나고 어떤 선택권도 없이 무력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묵묵히 삶을 살아내는 것은 아닐까.
원전 폭발이 발생한 후, 국가와 기업은 재난 상황에 사용하기 위해 재난로봇들을 대거 만들기 시작했다. 사람을 대신해 험지에 들어가 사고 상황을 수습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양한 버전의 재난로봇이 개발되었고, 지금은 재난로봇 ‘노스체’가 곳곳의 험지를 찾아가고 있다.
이들 재난로봇들은 지진과 해일, 가스 유출 및 폭발 사고, 건물 붕괴 현장 등에 투입되면서 성능이 빠르게 저하되기 시작하고 결국 폐기되고 만다.
_ ‘인트로’에서
알마의 희곡 시리즈 Graphic Dionysus
‘GD’는 Graphic Dionysus의 약자로, “아름다운 가상을 만들어내는 활자 극장”을 표상하는 알마의 새로운 희곡 시리즈입니다. 이를 통해 희곡이란 텍스트를 책이라는 무대 공간에서 연출해내고자 하며, GD 시리즈가 독자의 삶이란 무대 공간에서 각자의 ‘아름다운 가상’으로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대본을 쓴다. 연출가와 배우와 디자이너도 작품을 쓴다. 그리고 관객도 연극을 쓴다. 만약 200명의 관객이 있다면, 거기에는 200개의 연극이 있는 것이다.” _ 폴라 보겔(Paula Vogel)
작가 소개
지은이 : 황정은
극작가.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수원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예술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8년 서울시극단 정기 공연이자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개관작 공모에 〈사막 속의 흰개미〉가 선정되며 등단했다. 이외에 연극 〈노스체Nosce〉 〈오피스〉 〈산악기상관측〉 〈베드타운〉, 오페라 〈레테Lethe〉 등을 공연했다. 희곡이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쓴다.
그린이 : 김유
한국에서 회화와 그림책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일러스트와 만화를 공부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물 학교 졸업앨범〉 〈Deep in the Forest〉가 있고, 그린 책으로는 〈유리와 철의 계절〉등이 있다. 2011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목 차
등장인물
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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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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