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쩌다 선생’이 여전히 청춘에게 들려주고 싶은 애정의 혼잣말
스스로 대충 잘 살기도 버거워하는 주제에, 더 이상은 ‘과도한 열정’을 ‘애정’으로 포장할 체력도 남아 있지 않은 주제에, 나는 여전히 젊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가 봅니다. 그들이 때로 자랑스럽고 때로 안쓰럽고, 그들에게 때로 미안하고 때로 화가 납니다. 무슨 글을 쓰건,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그들을 첫 독자로 상정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곳에 놓인 글들은 어설픈 ‘자기고백’이기도 하지만 그들을 향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끊임없이 혼잣말을 걸고 있다는 걸 압니다. 나는 그들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완전히는 철회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럴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나의, 우리의 미래이니.
_ ‘여는 글’ 중에서
세모가 되고 싶은 네모이자 어찌어찌 간신히 인생을 사는 중이라고 말하는 ‘어쩌다 선생’. 학생들이 쓴 주어, 동사가 맞지 않는 문장 하나하나까지 콕 집어 지적질을 해야 했던 초짜 선생은 건강 때문에라도 더 이상 그렇게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젊은 초짜 선생의 날선 잔소리를 ‘착하게도’ 받아준 첫 제자들은 거의 친구가 되어가는 중이다. 더불어 새 제자들은 그 옛날이야기가 낯설기만 하다.
이 책은 ‘어쩌다 선생’이 헤집어 찾아내어 학생들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입을 벌려 도움을 청하는 학생들을 나몰라라 하지 않으려 하는 자기고백을 담아내고 있다. ‘낙오’라는 이름의 저항, ‘온전한 개인’으로 사는 일의 어려움에 대하여,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달릴 젊은 그대들에게 등 총 6장으로 구성하여 앞으로 잘 살아내어야 할 청춘에게 강요하는 조언이 아닌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는 담백한 메시지를 전한다.
‘부디 나를 선생이라 불러준, 선생으로 살게 해준
그들의 오늘이 너무 외롭지 않기를, 너무 힘들지 않기를…’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때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한창 뜨개질에 빠져 있을 때 옷 한 판을 다 뜰 때까지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았던 저자. 바로 그러한 성품을 갖고 사는 저자는 여전히 투덜투덜 자신과 싸우며 자신과 화해하며 자신을 다독이며 겨우 살아가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매일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학생’이라는 이름의 ‘거울’을 바라본다. 그들이 그저 덜 아팠으면, 덜 헤맸으면 하는 마음에 잡아끌기도 하고 다그치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 되어서가 아니라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끔은 얼굴 떠올리게 되는 선생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저자.
이 책은 ‘어쩌다 선생’으로 살아온 세월이 무엇을 보든 무엇을 듣든 생각나는 학생이 있고,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리는 ‘천상 선생’이 건네는 소박한 메시지이다.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자신의 삶에서 건져올린 풋풋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스토리가 가득하여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 소개
천선영
경북대학교 교수. 어쩌다 선생. 학생들의 에너지를 조금씩 나누어 ‘착취’하며 간신히 겨우 살고 있지만, 정년 후 전 세계 제자들 만나러 순방을 떠나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습니다.
《기꺼이, 이방인》 《어쩌다 서로에게 괴물이 되었을까》 《죽음을 살다》 등을 지었고, 《우리의 기억 시대의 기억》 《이야기가 있는 경북대 문화지도》 《일상문화공간》 등을 같이 지었습니다.
목 차
여는 글
Ⅰ. ‘낙오’라는 이름의 저항
스키로 도 닦기
어떤 마음은 보인다
짓는(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
2달간의 강제 디톡스
대형마트를 가지 않는다
‘업데이트하시겠습니까?’
‘대충 잘 살자’는 말에 대하여
카톡 안 하는 고집
카톡도 안 하는 나는 문자메시지 ‘중독’이다
‘낙오’라는 이름의 저항
코로나19 시대의 ‘자발적 자가격리
Ⅱ. 천개의샘
이름, 뒤집지 말자
내 이름을 사랑한다는 것
이름의 역사를 아시나요?
‘자영이’를 아시나요?
모자 쓸 용기
천개의샘
<싱어게인 무명가수전>: 이름이란
마감형인간
무엇이 사람을 바꿀까?
다시 공부하는 사람들
“괜찮을까요?” “안 괜찮습니다만…”
미래를 보다
Ⅲ. ‘온전한 개인’으로 사는 일의 어려움에 대하여
‘아무개 교수입니다’와 ‘교수 아무개입니다’의 차이
‘개별자’ 되기의 어려움: 어디 사람인데?
‘온전한 개인’으로 사는 일의 어려움에 대하여: 어떤 정체성은 ‘약점’이다. 자넨 고향이 어딘가?
“경상도 사람들은 교육을 어떻게 시키길래…”
“며느리는 며느리지, 뭐!”_ ‘건강한 거리’를 위하여
서로를 가능한 한 끝까지 ‘개별자’로 인식하는 일, 지금 시작합시다
Ⅳ. 돛단배가 언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지 아시나요?
돛단배가 언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지 아시나요?
너는 알아서 잘하잖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나도 아프다 해도 되지 않을까
상처를 직면하는 글쓰기
당신에게 가장 아픈 상처를 준 사람은 누구?
Ⅴ. ‘어쩌다 선생’의 자기고백
‘어쩌다 선생’의 자기고백
“꿈 = 직업 정하기?” 질문이 잘못되었다!
잘못된 질문의 부작용: 꿈이 사라졌다?
진로 문제는 젊은이들만의 문제?
‘원형질’이라는 것
원형질대로 사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나의 원형질: “9시에 출근하는 직장에는 안 다닐래요”
원형질은 변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원형질에 딱 맞는 단 하나의 일?
Ⅵ.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달릴 젊은 그대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달릴 젊은 그대들에게
이래도 불안, 저래도 불안, 그래도 공무원? 그런데… 개인의 안녕이 가장 중요한 공무원?
어쩌다 직업?!
아니라 생각되는 길을 가는 학생을 더는 말리지 않는다
‘용감한’ 선택
늘 “아직 잘 모르겠어요”라는 멋진(!) 친구들
‘나쁜 속담’: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간만 못하다
학생들의 ‘잃어버린 청춘’을 함께 슬퍼함
네모가 세모에게
닫는 글
감사의 글
부록 | 학생들과의 기억 기록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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