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여기 곤충 한 마리가 있어요
그런데 곤충 몸에 그려진 저건 뭘까요?
자세히 보니 ABC 글자들이 숨어 있어요!
무수한 점들 속에서 선명해지는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
안녕? 우리가 이 안에 있어
그림책의 첫 장을 넘겨요. 푸른 풀과 나무, 강물이 펼쳐진 풍경 속에 아무도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곤충 한 마리가 있어요. 방금까진 보이지 않았는데, 언제부터 있던 걸까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이번엔 어렴풋이 글자가 보여요. 큰집게벌레의 집게가 ‘C’처럼 보이기도 하고, 알에서 깨어나 몸 뒤집는 애벌레의 모습에서 ‘D’가 꿈틀거리고, 꽃나무 사이를 날아오르는 나비의 꼬릿결에서 ‘N’이 살랑이는 듯합니다. ‘북쪽비단노린재’의 든든한 방패인 등판에는 ‘Y’가 선명한 주황색으로 새겨져 있네요. 이렇듯 『벅스 ABC』 속 곤충들에겐 A부터 Z까지의 알파벳 글자들이 숨어 있어요. 그 몸에 숨겨진 글자들을 하나둘 찾으며 놀다 보면, 다양한 생태계와 연결된 우리 삶의 이야기도 알 수 있지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어떤 곤충의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지 모르기에 더욱 흥미롭답니다. 늘 똑같아 보이던 하루하루에 실은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처럼요.
A부터 Z까지,
알파벳으로 뛰노는 신나는 숨바꼭질
우리 삶은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그중에 꼭 큰 것들만 중요하단 법은 없지요. 사소해서 잘 보이지 않더라도 소중한 것들이 세상엔 많으니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작은 것들을 놓치고 후회할 때가 있어요. 때론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던 것들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것처럼요. 그렇게 『벅스 ABC』와 함께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 보면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눈에 보이지 않았던 곤충들의 이야기입니다. A부터 Z까지, 모든 알파벳 단어에 담긴 곤충들의 다양한 삶을 하나씩 살펴보는 과정에서 우린 알게 되거든요. 곤충의 삶과 우리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숨 쉬고 있음을 말이지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건, 각자의 몸짓이 달리 보일지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생명이 세상에 수놓는 이야기 하나하나의 소중함은 모두 같을 거예요.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점점이 모여 하나가 될 때 마침내 삶이라는 ‘생명의 역사’가 그려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콕 콕 콕 수놓아 하나로 이어지는
우리의 고유한 이야기
지난 『문장부호』에 이어 난주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도 점묘법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점묘는 각각 다른 색과 모양의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되는 기법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 하나하나마다 모두 다른 생김과 크기, 색깔을 가지고 있답니다. 『벅스 ABC』를 한 땀 한 땀 이루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무수한 ‘점’입니다. 나무와 하늘, 곤충과 모든 자연 요소들이 아주 작은 점 하나에서 출발한 것이지요. 그림을 이루는 점의 면면을 유심히 볼수록,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닌 점묘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될 거예요. 곤충 한 마리, 알파벳 한 글자, 자연 한 장면을 이루는 모든 점에 작가의 정성과 노력이 한 땀 한 땀 수놓아져 있답니다. 그렇다면 콕 콕 콕 점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우리의 일상 속에도 콕 콕 콕 찍힌 점들이 있을까요? 작은 점이 하나둘 모여 글자가 되고, 곤충 한 마리 한 마리의 삶이 모여 커다란 자연이 만들어집니다. 곤충들이 일구는 작은 몸짓들이 쌓여 생명의 고리가 이어지는 것처럼, 눈앞의 작디작은 점 하나가 우리를 표현하는 가장 고유한 모습일 수 있겠지요. ‘오늘’이란 이름의 작은 하루하루가 모여 하나의 삶으로 마침표를 찍듯이 말입니다.
찾아보고 이어보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무궁무진한 세상
『벅스 ABC』를 읽는 동안 마음속에선 작지만 반가운 변화가 피어나요. 바로 ‘찾아보고 싶은 마음’ 입니다. 이 책에는 궁금한 마음, 세어 보는 마음, 헤아려 보는 마음속에 싹트는 즐거움의 씨앗이 숨어 있어요. 관찰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늘어날수록 우리가 보는 세계는 더 넓어지겠지요. 어제는 지나쳤던 장면이나 이야기를 오늘 놓치지 않고 발견했을 때. 그 발견의 기쁨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 마음엔 작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늘 똑같던 하루가 다르게 보일 거예요. 익숙한 풍경 안에 가려진 특별한 점들이 눈에 띄고요. 길을 걷다가 본 나뭇잎의 무늬에서 나만의 모양을 찾아볼 수도 있고, 처음 보는 곤충과 눈인사를 할 수도 있겠지요. 단지 작은 점 하나를, 한 글자를, 길가의 꽃 한 송이를 관찰했을 뿐인데 그날의 이야기가 달라지죠. 하루를 바라보고 느끼는 나만의 방법이 늘어가는 거랍니다. 삶에서 아름다운 점들을 많이 발견할수록,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모양과 질감이 더욱 풍성해져요.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행복과 기쁨은 주변의 아주 작은 점들 사이에 있을지도요. 때론 교과서 속의 지식보다 그저 ‘오늘’이란 시간 속에서 주변을 살피는 게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덮고 난 뒤에 우리가 할 일은, 곤충들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한 점들을 가지고 마음껏 놀아 보는 것이겠지요. 새롭게 찾은 점들을 콕 콕 찍으며 눈앞의 세상을 선명히 그리다 보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테니까요.
작가 소개
난주
어릴 적부터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그 덕에 그림책 작가가 되었어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 작가로서 이야기를 만들 때에도 그런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왜?’,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다 보면 재미난 이야기가 만들어져요.
더불어 주변 환경이 변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나무,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곤충과 작은 동물들을 관찰하는 일을 좋아했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가 되었어요.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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