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표 주세요! 바코드 말고 그림 그려진 우표요!
모으고 붙이고 부치는 우표 이야기
우표 수집은 한때 많은 이들의 취미였다. 우편물에 붙어 온 우표를 물에 불려 떼어내 말리거나 우표 발행일이면 우체국에 길게 줄을 서던 추억을 간직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제 우표는 흔하지 않은 추억 속의 물건이 되었다.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달라고 하면 대부분 무게에 맞는 요금을 바코드로 출력해 주고, 우표를 구비조차 해두지 않은 우체국과 우편 취급국도 많다. 하지만 우표는 아직 현역이며, 우표 수집 또한 현재진행형인 취미다.
우표 수집을 20년 넘게 계속해 오고 있는 저자는 여전히 우표가 나올 때마다 우체국에 가고, 우표를 붙여서 손 편지와 엽서를 보낸다. 우표 수집이라는 말에서 많은 이들은 정적인 취미를 연상하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우표의 세계는 역동적이고 다양한 활동들로 가득하다. 갖고 싶은 우표를 사기 위해 한겨울 아침부터 줄을 서고, 우표와 함께 나오는 기념 도장을 찍기 위해 서울까지 발품을 판다. 관광지가 그려진 도장을 찍기 위해 우체국 위치에 맞춰서 제주도 여행 일정을 짜고, 말이 안 통하는 외국에서 우표를 사려다가 실패하기도 한다. 엽서를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표를 추억 저편으로 보내버린 사람들도 편지를 주고받는 즐거움을 다시금 떠올리게 될 것이다.
많은 이야기를 담은 작은 그림, 우표
우표는 작은 갤러리라고들 한다. 우표가 잘 쓰이지 않는 요즘에도 가로세로 몇 센티미터의 작은 종잇조각이 주는 매력은 여전해, 사람들은 우표 모양 스티커를 만들어 다이어리에 붙인다. 가끔씩 실제 우표도 아름다움으로 화제가 되어 품절 대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때때로 향기가 나는 꽃 우표, 실크에 인쇄한 인물 우표, 공룡 모양 구멍이 뚫려 있는 우표 등 독특한 우표들이 나오기도 해 신선함을 더한다. 우표는 여전히 사람들을 매료하고 있다.
한편 우표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아폴로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 해외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환수 문화재를 담은 우표 등 우표는 다양한 주제로 발행되며, 우표를 수집하다 보면 주변의 여러 지식들을 접하게 된다. 우표 수집가였던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표에서 배운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다고 했다고 한다. 저자 또한 우편날짜도장을 살펴보다가 여의도에 공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프랑스 우표를 구매하러 갔다가 프랑스를 상징하는 여성 마리안을 알게 된다.
『우표의 세계』 본문에는 우표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평소 우표 테마를 자주 활용해온 문구 브랜드 냥냥빔의 삽화들이 들어갔다. 냥냥빔의 귀여운 캐릭터들을 담은 귀여운 우표 그림들은 우표 특유의 빈티지한 매력을 한껏 담았다. 이 그림들은 책을 읽는 이들이 우표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세상과 세상을 잇는 우편
우표 수집을 우취, 우표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우취인이라고 한다. 우표 수집이라고 하면 우표를 우표첩에 소중히 보관하는 정도를 떠올리겠지만, 우취인들은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취미를 즐긴다. 우표 발행일에 휴가를 써서 우표와 관련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고, 우편 봉투나 우표와 관련된 엽서 같은 자신만의 수집품을 직접 만든다. 우표 발행일이라는 축제날에는 서로 함께 모여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우편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저자에게 우표는 단순히 보관만 하는 수집품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이다. 저자의 취미는 우표를 붙여 엽서 보내기로, 전 세계 사람들과 엽서를 교환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몇 초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세상에서도 며칠, 몇 달에 걸려 도착한 물성이 있는 무언가를 받는다는 감각은 각별하다. 인간관계가 그러하듯 우편 교류도 늘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성의 없는 엽서를 받거나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전쟁의 여파로 엽서 교환이 틀어지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여전히 작은 엽서 한 장이 기쁨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표와 엽서를 정성스럽게 골라 누군가에게 써 보낸다.
“내가 지인들에게 보낸 엽서들도 모두 그런 작은 추억을 전해주기를.”
이 책은 우표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는 저자가 여행지에서 써 보낸 편지다. 저자와 함께 즐거운 일이 가득하고 언제나 시끄러운 우표의 세계를 여행해 보면 어떨까. 그러면 소중한 사람에게 우표를 붙여서 엽서 한 장을 보내고 싶어질 것이다.
작가 소개
서은경
우표와 날짜도장, 엽서를 사랑하는 20년 차 우취인. 화학을 공부했지만 전공과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어, 요즘은 공부를 좀 덜 열심히 할걸 그랬다며 뼈아픈 농담을 하며 지낸다. 책에 파묻혀 살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 책을 쓴다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어린 시절 우편물에서 우표를 떼서 모으기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우체국에 들락거리고 있다. 여행을 가면 꼭 현지의 우체국부터 들르며, 예쁜 엽서에 같은 테마의 우표를 붙이고 짝꿍 도장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이 세상 제일의 즐거움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표들이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
목 차
• 들어가는 글 - 이미 사라진 우표를 사용한다는 것
• 줄 서서 가져야 할 것들
• 이 우체국에는 특별한 도장이 있나요?
• 엽서와 봉투를 모아 모아
• 서울중앙우체국에 가면 친구가 있다
• 이런 말을 꼭 알아야 해?
• 엽서를 쓰는 날, 그날은…
• 내 취미들은 모두 만나고 있었다
• 사슬처럼 이어지는 엽서의 여행
• 우취 강국 독일의 우표 파는 우체국이 겨우 26곳?
• 편지로 전하는 감사한 마음
• 덕질은 한자리에서 함께할수록 즐거워지는 법
• 저는 이 나라의 우표를 사고 싶은 여행객인데요
• 1년 뒤의 나에게 보내는 엽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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