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시각 테스트”
어떤 AI도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의 창의적 방법
“데이터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챗GPT가 인간의 창의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테드 창의 선언
스스로 논문을 쓰고 지적인 대화를 나누며 사용자가 지적한 오류를 수정하기에 이르기까지, 가장 발전한 인공지능 서비스로 손꼽히는 챗GPT가 일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몇 가지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사람이 말하듯 논리와 체계성을 갖추어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챗GPT는 이제 더 이상 AI가 장악하지 못할 인간의 영역이란 없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챗GPT가 보여주는 모든 답변이 과연 신뢰할 만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신사임당의 남편은 이순신”이라는 오답은 애교로 넘어간다 쳐도 간단한 수학 계산이나 팩트조차 틀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아무리 업데이트를 한다 해도 이 같은 AI의 실수는 AI를 만들거나 사용하는 인간이 고쳐주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적인 SF작가 테드 창은 이러한 챗GPT의 특성을 두고 “흐릿한 jpeg 이미지와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챗GPT가 학습하는 방대한 지식은 지식의 원본이 아니라 이것들을 압축하고 추상화한 버전으로서 ‘근사치’일 뿐이고, 이는 데이터의 손실이 일어나더라도 원본 이미지의 용량을 최소화하는 jpeg의 방식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테드 창은 “원본의 복사본만을 출력할 수 있는 기계는 독창적인 작업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며 “오히려 인간이 글을 쓰면서 겪는 시행착오나 고민이야말로 독창적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과정”이라 강조했다.
“알고리즘의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하는가”
인간의 눈, 손, 발이 데이터의 실패를 뛰어넘는 위대한 순간
우리는 모든 것이 데이터와 숫자로 판별되는 세상에 살고 있고, 어떤 분야든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자리는 갈수록 줄어만 가고 있다. 그러나 이 기계들은 결코 완벽하지 않아서 무수한 오류를 일으키고 있고, 이것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은 오직 우리 인간에게 달려 있다.
《1%를 보는 눈》은 엔터테인먼트부터 의학까지 지극히 일상적인 영역에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얼마나 거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밝힌다. 그리고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끌어내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말하며 저자가 직접 인터뷰하고 연구했던 무수한 전문가들(의사, 임원, 운동선수, 기상학자, 마술사, 디자이너, 천체물리학자, 형사, 기자, 작가 등)의 창의적 발견의 사례를 소개한다. 《에스콰이어》의 수석 저널리스트인 저자 크리스 존스는 위트 있는 문체로 기계들이 망가뜨린 세상을 ‘다시 구할’ 창의성의 정체를 파헤치며 그간 우리가 과소평가해왔던 ‘인간적 안목’의 진가를 밝혀낸다.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데이터의 정확성을 이긴다”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정치, 범죄 분야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말살하는 숫자에 저항하는 법
《머니볼》의 성공과 함께 각종 스포츠와 문화 산업에도 애널리틱스(통계적 분석)가 도입됐고, 스포츠 선수와 예술 작품들은 숫자로 평가되어 나란히 정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데이터가 모든 분야에서 승리를 이끈 것은 아니었다. 특히 흥행작만 만들겠다며 영화 산업에 애널리틱스를 도입한 영화사 렐러티비티 미디어는 끔찍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이는 몇 가지 데이터의 조합으로 흥행의 변수를 통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줄 뿐 아니라, 대중의 예술적 취향이 특정한 공식이나 코드로 환원될 수 없다는 교훈을 일깨워줬다.
통계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왜곡되기 쉽다는 사실은 트럼프 정부 사람들에 의해 특히나 부각됐다. 동시에 트럼프 정부의 탄생을 예측하지 못하고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 것 역시 빅데이터에 기반한 여론조사 결과였다. 범죄자들을 분류하는 알고리즘 시스템은 인종차별적인 잣대로 운용되며 무고한 사람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등 숱한 문제를 일으켰다. 저자는 숫자가 객관적 진실을 전하는 통로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드러내며 존 매케인(정치인), 데릭 지터(야구 선수), 맥스 마틴(음악가), 텔러(마술사), 짐 스미스(형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실제로 보여준, 데이터로는 짐작도 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역경과 승리의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불확실성이 드리우는 순간, 인간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날씨, 돈, 의학 분야에서
기계의 예측력을 능가하는 인간의 적응력과 창의성
기후변화로 인해 변동성이 심해진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의 특정한 패턴을 따라 일관된 값을 도출하는 알고리즘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복잡한 흐름을 파악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우리의 ‘해석력’과 ‘대응력’에 달려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역시 알고리즘이 예측할 수 없었던 대표적인 사례로, 세상이 얼마나 논리적인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우연적인 요소에 흔들리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동시에 이러한 불확실성은 인간에게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오기도 한다. 저자는 픽사와 디자이너 피터 굿의 사례를 통해 기존의 규칙에서 벗어나는 창의적인 상상력이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 소개한다. 그들은 성공을 위한 법칙으로 여겨지는 기존의 시장 논리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작업 방식을 개발하고 고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저자는 또한 의료 분야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서사의학’에 대해 소개하며, 질병의 정복이라는 ‘확실성’에 기댄 의학 패러다임을 벗어나 환자와 의사 간의 불완전하지만 친밀한 관계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99% 기계들의 세상에서 인간다운 삶을 지키는 1%의 기적”
인간에 대한 예우를 잃지 않는 시각 테스트의 의미
9‧11 테러로 인한 끔찍한 재난과 그로 인해 겪어야 하는 인간적인 고통에 대응하는 알고리즘의 방식은 ‘피해자들에게 그들이 지닌 직업의 가치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변호사 케네스 파인버그는 목숨의 값을 측정하는 기계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차례로 대면하며 보상금을 합의하는 절차를 밟았다. 논리와 이성, 숫자와 계산보다는 직접 발로 뛰며 흘린 땀과 눈물, 희생과 봉사가 인간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자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자신의 아들의 방식을 이야기한다. 자폐증을 앓는 아들은 벌거벗어도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고, 글을 쓸 줄도 모른다. 그러나 들풀 속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는 능력 하나만큼은 다른 어떤 이들보다 뛰어나다. 저자는 이와 같이 실패와 좌절, 아픔을 겪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 안에 잠재된 능력과 가능성을 끌어올릴 것을 제안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시각 테스트’의 본질이다. 앞으로도 세상의 99%는 여전히 기계의 몫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제시하는 취향, 열정, 적응력, 호기심, 인류애, 독창성, 경외심 등의 덕목은 기계들의 논리를 뒤집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서 ‘1%의 기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크리스 존스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과 위트 있는 언변으로 각광을 받는 《에스콰이어Esquire》의 수석 저널리스트. 2004년 콜롬비아 왕복선이 폭발하면서 우주의 미아가 된 비행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집으로Home〉와 2008년 이라크에서 사망한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과정을 그려낸 〈그를 짊어진 것들The Things That Carried Him〉이라는 기사로 두 번 내셔널 매거진 상을 받았다. 〈집으로〉는 《궤도 이탈Out of Orbit》이라는 책으로 다시 쓰이면서 우주여행 시대의 위험성과 장엄함을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를 좋아하고 문화 산업과 이슈에 밝은 그는 시대적 관심이 쏠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그 분야의 거인들과 인터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복싱 선수들의 좌절과 영광, 고투를 그려낸 《폴링 하드Falling Hard》를 비롯해 그가 쓴 다양한 기사와 작품은 ‘아메리칸 매거진 최고의 글’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그가 쓴 기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어웨이Away〉라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공개된 바 있다. 그간 자신이 해온 경험과 인터뷰, 조사한 자료들을 총망라하여 써낸 《1%를 보는 눈The Eye Test》은 그가 ‘인간’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글쓰기에 있어서도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옮긴이 : 이애리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여 교육 출판사에서 영어 교재를 만들었고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문,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번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실은 나도 철학이 알고 싶었어》, 《공감은 어떻게 기업의 매출이 되는가》, 《나는 좀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기에 앞서
1장 엔터테인먼트 Entertainment: 취향은 계산될 수 없다
영화계를 완전히 혁신할 아이콘의 등장? | 영화판에 애널리틱스를 도입하다 | 거대한 야심 끝에 도달한 완벽한 실패 |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뜨거운 세계 | 영화 공식을 둘러싼 작가의 딜레마 | 듣기 좋은 노래를 만드는 비밀 | 인간의 욕망을 수치화할 수 있다는 착각 | 무엇이 평범한 것과 비범한 것을 가르는가?
2장 스포츠 Sports: 열정은 데이터를 이긴다
머니볼, 애널리틱스 혁명의 시작 | 최고의 야구 선수는 왜 평범해졌을까? | 숫자 너머를 바라보는 상상력과 창의력 | 우리의 눈은 생각보다 정확하다 | 천문학자들이 별들을 다르게 보는 방법 | 저쉴 가문의 위대한 야구 유산 | 특별함을 만드는 통합 분석 능력
3장 날씨 Weather: 단 하나의 100%, 불확실성
가격 맞추기 게임쇼를 정복한 부부 | 기후변화로 인한 생소한 현상들 |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 | 최고의 우주비행사가 갖춰야 할 두 가지 | 비전문가의 기상 예보가 위험에 빠진 이들을 구하다 | 예측 불가능한 순간, 인간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4장 정치 Politics: 거짓말, 뭐 같은 거짓말, 그리고 통계
생각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 통계를 입맛에 맞게 이용하는 사람들 | 페르미 추정, 숫자로 표현된 헛소리를 탐지하는 방법 | 차별을 강화하는 알고리즘의 폐해 |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는 이유 |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을 이용한 정치 | 로버트 카로의 육체노동을 하듯 글쓰기 | 존 매케인의 인간적인 정치 행보
5장 범죄 Crime: 숫자로 살인하기
무엇을 믿어야 할까? | 법의학의 발전과 함정 |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차별 | 통계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왜곡하는가 | 범죄를 비인간화할 때의 위험성 | 범죄를 대하는 모범적인 방법
6장 돈 Money: 시장 조정은 인간의 몫이다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매길 것인가? | 어딘가 비슷비슷해져가는 세상 | 규칙에서 벗어나는 순간 무한해지는 가능성 | ‘평범하게 비범한’ 픽사의 방법 | 당신의 경험치를 신뢰하라 | 분석적 사고를 넘어선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
7장 의학 Medicine: 모든 병은 질문을 던지며, 치료만이 그 대답이다
손끝 감각으로 위조지폐를 구별한 은행원 | 코로나19, 분석보다 대응이 중요한 위기 상황 | 기계와 인간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 | 서사의학, 환자와 의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 질병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희망을 이야기하다 | 헬리콥터 실종 사건의 재구성 | 불확실한 세상을 건너는 창의적인 방법
감사의 글
주석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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