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조심하세요.
그 녀석, 번개처럼 빠르다고요!”
유전자 조작으로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 16세 소년 토머스
불의의 사고로 사지 마비 환자가 되어 안락사를 꿈꾸는 전직 경찰 솔
솔의 사고 후 죄책감에 시달리며 퇴물 경찰이 된 베테랑 수사관 팀
탁월한 수사 감각과 동료애로 무장한 두 얼굴의 수사과장 줄리아
부와 명예에 눈이 멀어 살인도 불사하는 거대 제약 회사 대표 키스
의문의 죽음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섬뜩한 진실!
토머스를 위해 필사적으로 뭉치는 약자들의 뜨거운 연대를 그리다
영웅 서사의 문법을 비트는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탄생기!
여름이면 극장가는 어김없이(?) 위기에 빠진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 활약하는 슈퍼히어로들과 그들을 추앙하는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구가 위기에 빠지는 이유나 방식이 그토록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슈퍼히어로들의 능력치를 스크린 너머로 지켜보는 것도 황홀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실의 불안과 결핍을 덜어 주는 영화적 상상력, 그중에서도 ‘초능력’은 언제나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주제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거나 순간 이동을 하기도 하고, 시간을 제멋대로 오가기도 하는 능력이라니! 그런데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보거나 간절하게 원하기도 하는 이런 능력이 과연 축복이고 기쁨이기만 할까?
여기, 번개처럼 빨라서 순간 이동을 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는 마법 같은 능력을 타고났지만 이것을 ‘저주’라고 표현하는 한 소년이 있다. 《토머스 신상 파일》의 주인공인 토머스 핸들 이야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특별한 능력은 토머스를 평범한 삶에 섞여들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고립시킬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눈앞에서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빌미를 제공한다. 우연히 알게 된 출생의 비밀,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 살인마들과의 숨 막히는 추격전……. 예측 불가능한 소용돌이에 휩싸인 토머스가 손에 쥔 단서라고는 세 건의 사건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자신의 생일이라는 사실, 단 하나뿐이다. 살인범들이 자신을 쫓는 이유를 밝히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그의 고군분투에 세상의 변두리로 밀려난 신통치 않은 어른들이 힘을 보탠다. 퇴물 경찰이 된 베테랑 수사관 팀 던컨 경감, 사고로 사지 마비 환자가 되어 안락사가 꿈이자 희망인 전직 경찰 솔, 요양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권태의 늪에 빠져 있던 리지 할머니까지……. 설상가상으로 부모 살해 혐의까지 덮어쓰게 된 토머스는 이들과 손을 잡고 비극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역전의 기회를 만든다.
막막한 비극 앞에서 호된 성장통을 겪으며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시골 동네 ‘단비’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열여섯 살 소년 토머스. ‘상관없는 일에 끼어들지 말자는 주의’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항상 뒤로 멀찍이 물러나 있는 것이 삶의 신조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스무 번도 넘게 이사를 다니는 바람에 외롭고 갑갑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지만, 최근에 유머 감각과 말주변이 좋은 재크 몰로이와 제법 어울려 다니면서 ‘아싸(아웃사이더)’의 기운을 몰아내는 중이다. 그런 토머스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3주 전 과학 시간에 유전 단원을 배우면서부터였다. 여름 하늘처럼 새파란 눈동자의 부모님한테서 자신처럼 새까만 눈동자의 자식이 나올 확률이 1퍼센트밖에 안 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렇게 혼돈의 서막이 열렸다. 부모님이 토머스가 입양아라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자세한 내막은 알려 줄 수 없다고 설명을 거부하면서 긴 냉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저녁 시간, 불쑥 집에 찾아와 경찰이라고 신분을 밝힌 사내들이 토머스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장소를 확인하더니 다짜고짜 총을 꺼내 부모님을 살해한다. 토머스는 그들에게 납치당할 뻔했지만 ‘그 능력’을 사용해 가까스로 도망친 뒤 재크에게서 오토바이를 빌려 낯선 도시 그레이트폴스로 달아난다. 혈혈단신 소년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집에 찾아와 현장 조사를 했던 팀 경감을 발견하고 그를 미행하다가 한 요양원에서 전직 경찰인 솔 아저씨와 인연을 맺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기로 은밀한 계약을 맺은 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팀 경감은 핸들 일가 실종 사건을 파헤치면서 솔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토머스는 요양원에서 만난 엉뚱발랄한 리지 할머니와 한 조가 되어 사건과 관련된 주변인들을 찾아가 단서를 모은다. 아무 관련 없어 보이던 세 건의 사건을 하나로 모으는 유일한 단서이자 연결 고리는 토머스의 출생일이었고, 사건의 조각들이 합쳐지면서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 놀랍고 끔찍한 비밀들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밤이 아무리 깊고 어두워도 횃불 하나만 있으면 길을 찾기에 충분하다.’
《토머스 신상 파일》은 유전자 조작 실험으로 인해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한 소년이 그 능력 때문에 겪게 되는 불운을 딛고 일어나 자신의 존재 의미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린 추리 소설이다. 남과 다른 모난 돌로 태어나 평범함의 범주에서 밀려난 인물이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혹은 비범한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각성해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것이 일반적인 영웅 서사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문법에서 살짝 비껴나 있다.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들의 면면 때문이다.
트라우마가 된 사건으로 인해 퇴물 경찰이 되어 삶을 유예 상태에 팽개쳐 버린 베테랑 수사관, 척수에 총을 맞아 사지 마비 환자가 된 채 깊은 절망 속에서 안락사를 희망하는 전직 경찰, 밝고 따뜻한 미소 뒤에 권태와 우울을 감춘 칠십 대 노인까지……. 세상의 주변부로 밀려난 채 자신의 삶을 건사하는 것도 힘에 부쳐하던 약자들이 한 소년을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죽기 살기로 애쓰는 것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처음에는 저마다 사건에 뛰어든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누군가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끈끈하게 연대함으로써 토머스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마저 구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된다.
‘밤이 아무리 깊고 어두워도 횃불 하나만 있으면 길을 찾기에 충분하다.’는 작품 속 문장처럼, 이 책은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이자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하고 따뜻하고 조금 약하기도 한 슈퍼히어로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정을 통해 토머스는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 믿어도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닫고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다. ‘인생은 울창한 나무’라는 것을, 지금껏 운이 나빠 썩은 나뭇가지만 잡았더라도 솔 아저씨, 리지 할머니, 팀 경감님 같은 튼튼한 나뭇가지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우듬지까지 올라가 지평선을 볼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생의 의지를 되찾는 모습은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여기에 추리 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답게 이야기 초반에 단편적으로 흩뿌려 놓은 여러 단서들을 중간 중간 회수해 한 줄기로 꿰어 마침내 결말부에서 충격적인 퍼즐을 완성해 내는 솜씨 또한 이 책의 매력적인 지점이다. 독자들은 토머스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고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으면서 함께 추리하고 해결하는 짜릿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생명 윤리와 도덕성을 저버린 과학 기술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는 물론이고,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면모를 통해 인간의 다면성까지 고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다비드 무아테
1977년에 프랑스 르망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에 창작 강의를 듣고 글 쓰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추리소설 작가로 등단했으며, 글쓰기가 일상에 자유와 마법의 바람을 불어넣는다고 믿는다.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으며, 그동안 지은 책으로 《뉴 어스 프로젝트》 《앨리스》 《몽드 드 랄리앙스》 3부작 등이 있다.
그린이 : 이세진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조금 더 깊이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분야, 다양한 언어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는 《나, 꽃으로 태어났어》, 《내가 여기에 있어》, 《난 나의 춤을 춰》, 〈돌아온 꼬마 니콜라〉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목 차
악몽 같은 밤
수상한 실험
일가족 실종 사건
출생의 비밀
위험한 제안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2007년 6월 20일
새로운 문
운명의 신호
함정
밤이 아무리 깊고 어두워도
다시 만난 두 사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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