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알래스카에서 황해를 거쳐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경이로운 철새 이동과 흥미진진한 현장 탐사
철새 이동에 관한 짜릿한 탐사 기록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최종 후보
★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올해 최고의 과학기술도서
거대한 바다를 건너고, 가장 높은 산 위를 날아가고,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이동하는 철새의 비행 능력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철새의 몸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매년 지구 반대편을 오가는 철새가 마주하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 철새의 날에 맞춰 출간하는 『날개 위의 세계』는 철새 이동에 관한 생생한 현장 탐사 기록이다. 철새 이동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현장 연구원인 저자 스콧 와이덴솔은 철새의 여정을 따라가며 철새 이동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조류학자 들을 만나고, 철새가 머무는 서식지 환경의 위기와 현실을 몸소 확인했다. 알래스카 툰드라 지대에서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 황해의 갯벌에서 인도 북동부의 외딴 산, 사하라 사막을 건너 지중해까지……. 작은 몸으로 지구를 누비는 철새들의 비밀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구를 가로지르는 논스톱 장거리 여행자의 비밀
지구 건너편으로 하늘을 가로질러 비행한다는 것은 언뜻 상상만으로도 수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하늘에서 어떻게 길을 찾는 걸까? 어떻게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거지? 잠은 언제 자는 걸까?
지난 20년간 철새의 비행에 관한 생리학적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몸길이가 한 뼘 정도에 불과한 자그마한 새가 마라톤을 126회 연속으로 달리는 것과 맞먹는 거리를 비행한다는 사실이나, 논스톱 장거리 비행을 위해 엄청난 비만과 기아 상태를 1년에 수차례,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반복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또한 철새는 1~2초 간격으로 대뇌의 한쪽 반구의 활동을 멈출 수 있어, 좌우 반구가 번갈아 가며 휴식을 취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라면 당장 몸에 이상 신호가 오겠지만, 철새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 한편 철새가 하늘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지구자기장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한동안 미궁에 빠져 있었다가, 최근에 철새의 눈에서 양자 얽힘 현상이 일어나 지구자기장이 시각화된다고 밝혀졌다.
하늘을 떼 지어 날아가는 새를 직접 보거나 상상할 때면 흔히 자유로움을 떠올리지만, 지구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이동은 철새들의 삶이다. 맞바람과 폭풍, 탈진을 이겨 내고 비행하는 철새의 능력에 관한 최신 연구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는 철새의 능력을 과소평가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철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조류 가락지 부착에서 빅 데이터까지, 철새 이동 경로를 그리는 방법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으로서의 조류학이 유럽과 북아메리카 북부의 도심지들에 기반을 두고 뿌리내렸으며, 확실히 온대 지방의 번식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말한다. 새들은 둥지에 붙매여 있을 때 연구하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다. 그동안 철새 이동에 관한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술의 한계로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철새의 이동 경로에 관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철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전통적인 방법부터 초소형 위치 추적 장치와 빅데이터 등 최신 조류 연구 방법까지, 철새의 이동 경로가 어떻게 밝혀지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조류학자들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철새의 다리에 고유번호를 적은 가락지를 달아 날려 보내고 이를 다른 장소에서 발견해 기록하는 방식으로 철새의 이동 경로를 연구해 왔다. 이는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쓰이는 연구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지오로케이터geolocator라는 위치 추적 기록 장치도 널리 사용되는데, 최근에 이 장치는 1그램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초소형화되어 몸집이 작은 철새들에게도 장치를 달아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빅 데이터 기술의 발달은 철새의 이동 패턴과 추세를 즉각 확인해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예로, 코낼대 연구소와 오듀본 협회가 공동 사업으로 개발한 이버드eBird 사이트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전 세계 탐조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새의 관찰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2018년 5억 9000만 번째의 관찰 기록이 올라왔으며, 기록은 매년 30~40퍼센트씩 증가하고 있다. 이버드는 철새 개체 수의 증감, 철새들의 계절 분포와 중간 기착지 지역, 이동 경로 등을 시각화해 보여 줄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는 철새 보호에 활용된다.
유년 시절 취미로 시작한 탐조 활동을 50년 넘게 이어 오며 글을 써온 저자는 철새 이동에 관한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연구 활동에 깊이 빠져들었다. 벌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할 수 있는 자격을 소지한 전 세계 200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연구 활동에 참여하며 전문가의 길에 들어선 저자는 지리적으로 범위가 넓은 철새 이동을 연구하는 다양한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열성적인 탐조가들과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철새 이동 연구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기술의 발달로 어떤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는지 과학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철새가 머무는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지구를 가로지르는 철새의 비행은 이국적인 세계로의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만 철새의 비행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다. 기후 변화는 철새의 이동 시간표를 어그러트리고 개발로 인한 숲과 습지의 파괴는 철새가 쉴 곳을 잃게 만든다. 불법 사냥 또한 철새들이 겪어야 하는 난관이다.
알래스카 툰드라 지대, 황해의 갯벌, 사하라 사막, 지중해 등 철새의 여정을 따라가며 철새의 중간 기착지들을 탐사한 저자는 이 책에서 환경 위기와 생태계 문제의 현실을 보여 준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길어진 여름과 짧아진 겨울은 번식기와 새끼의 생존률에 영향을 주고, 해수면 상승과 사막화는 서식지와 먹이 자원을 앗아간다. 바람의 변화가 철새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연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인간의 생태계 파괴도 무시할 수 없다. 전 세계 철새들에게 가장 중요한 중간 기착지인 황해 갯벌에 새만금 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전 세계 붉은어깨도요의 총 개체 수가 급감했다. 철새들의 번식지인 열대우림의 벌채도 문제다. 최근에는 숲의 면적 감소보다 숲의 단편화가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개발로 인해 거대한 원시림이 쪼개지면서 상대적으로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숲 안쪽 영역이 사라져 철새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지중해 연안에 머무는 새들은 전통적으로 새요리를 즐겨 온 유럽인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잔인한 사냥 방식으로 살육당하고, 야간 비행을 하는 철새들은 휘황찬란한 불빛을 내뿜는 고층 건물에 부딪혀 추락한다.
철새야말로 기후 변화와 생태계 파괴를 전 세계 곳곳에서 체감하는 동물이 아닐까. 전작으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자는 광범위한 현장 탐사를 바탕으로 철새의 위기 상황과 철새 이동 경로를 보전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전한다.
철새를 보호한다는 것은 철새의 이동 경로에 따른 환경 생태계롤 보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철새의 삶에서 중요한 모든 측면을 속속들이 알아가는 것은 환경 보전의 첫걸음이기도 할 것이다. 철새 연구의 황금기인 이 시점에, 이제 〈철새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스콧 와이덴솔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자연주의자이자 미국에서 존경받는 자연사 작가 중 한 명. 1959년에 태어나 미국 애팔래치아산맥의 긴 능선과 끝없는 계곡의 풍경 속에서 거의 평생을 살고 있다. 1978년, 그가 자란 펜실베이니아주 포츠빌의 지역 신문인 『공화당원Republican』에 주간 자연사 칼럼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네드 스미스 자연과 예술 센터Ned Smith Center for Nature and Art〉를 설립해 예술을 통해 자연을 소개하고 자연 보전을 교육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주요 관심사는 조류 이동이다. 현장 연구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큰〈부엉이 이동 연구〉인 〈프로젝트 아울네트Project Owlnet〉를 감독했고, 2013년 최첨단 추적 기술을 사용해 눈올빼미를 연구하는 〈눈보라 프로젝트Project SNOWstorm〉를 공동 설립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벌새에 관찰용 가락지를 달 수 있도록 허가받은 전 세계 벌새 가락지 부착 조사자 200명 중 한 명으로서, 30년 이상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또한 차세대 추적 기술을 사용하여 알래스카의 국립공원에서 새의 이동을 연구하는 〈크리티컬 커넥션Critical Connections〉을 창립했으며, 나노태그 기술을 사용해 박쥐, 곤충 등 매우 작은 동물의 이동을 추적하는 〈미국 동북부 모투스 컬래버레이션Northeast Motus Collaboration〉을 공동 설립했다. 그 밖에 환경이라는 주제를 역동적으로 풀어내는 연사로 주목받아, 대학에서 자연 센터,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저명한 탐조 잡지 『오듀본Audubon』의 기고 편집자이자 『탐조 다이제스트Bird Watcher’ Digest』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십 개 출판물에 그의 글이 실렸다. 『야생 미국으로 돌아가기Return to Wild America』(2006), 『깃털에 관하여Of a Feather』(2007), 『최초의 개척자The First Frontier』(2012) 등 30권 이상의 책을 썼다. 2000년에는 『철새들의 삶Living on the Wind』으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이어 『날개 위의 세계』(2021)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동화책 『솔새의 여정A Warbler’ Journey』(2022)을 출간해 미국의 라디오 공영 방송 NPR 선정 2022년 가장 사랑받은 책으로 선정되었다.
옮긴이 : 김병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텅 빈 지구》, 《불로소득 자본주의》, 《빈곤자본》, 《21세기 시민혁명》, 《귀환》, 《젓가락》, 《양심 경제》,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 《인재 쇼크》,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 《제자 간디, 스승으로 죽다》, 《과학자의 관찰 노트》, 《자본주의의 기원과 서양의 발흥》,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성장의 한계》, 《디데이》, 《달팽이 안단테》, 《월드체인징》(공역), 《산티아고, 거룩한 바보들의 길》, 《탐욕의 종말》, 《그라민은행 이야기》, 《생명은 끝이 없는 길을 간다》, 《사회·법 체계로 본 근대 과학사 강의》,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 경제, 공정 무역》, 《경제 인류학으로 본 세계 무역의 역사》, 《여우처럼 걸어라》, 《옥스퍼드 음식의 역사》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목 차
프롤로그
1장 넓적부리도요의 여정
2장 철새의 나침반, 양자 도약
3장 옛날엔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4장 빅 데이터로 비로소 알게 된 것들
5장 변화의 여파
6장 시간표 바꾸기
7장 황무지말똥가리, 돌아오다
8장 대륙붕 너머
9장 수난 시대
10장 사랑스러운 단짝, 비둘기조롱이
에필로그
감사의 말
미주 및 참고 문헌
감수자의 말
찾아보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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