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전 세계가 열광한 한국 신화와 SF의 독특한 만남
세계적인 작가 이윤하가 선보이는 또 하나의 대작
“저의 전(前) 에이전트 제니퍼 잭슨은 릭 라이어던이 새로운 기획을 시작한다며 한국 신화와 스페이스 오페라를 결합한 이야기를 써 보라고 권유했습니다. 디즈니 히페리온 출판사의 편집자 스테프 루리는 아직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다고 얘기했고요. 그렇게 저는 릭 라이어던의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윤하 작가 인터뷰 중에서
2018년, 전 세계 1억 8천만 부 판매된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릭 라이어던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가들에게 각국의 신화를 바탕으로 SF/판타지 소설을 써 보게 하는 기획을 떠올린다. 인도, 쿠바, 멕시코 등 다양한 나라의 신화에 기반한 시리즈가 기획되는 가운데 한국 신화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윤하 작가의 ‘천 개의 세계’ 시리즈. 한국계 최초로 휴고상에 노미네이트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떠오른 이윤하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작가인 릭 라이어던의 기획에 참여하여 한국 신화와 SF가 어우러진 독특한 이야기가 탄생한 것이다.
‘천 개의 세계’ 시리즈 작품인 『호랑이가 눈뜰 때』는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해외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 신화와 SF가 환상적으로 결합되었다’는 독자 리뷰처럼, SF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한국 신화 이야기가 독자들을 매료한 것이다. 『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 『사라진 소녀들의 숲』 등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스토리의 매력은 이제 SF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독특하고 환상적인 세계관,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모험
“설화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친숙한 것과 낯선 것이 섞여 독특한 매력을 자아내는 소설.”
―심완선(SF 평론가)
『호랑이가 눈뜰 때』는 열세 살 호랑이 인간 세빈이 선망하던 우주군에 생도로 입대하며 겪는 모험을 그렸다. 얼핏 보면 평범한 스페이스 오페라 같지만, 『호랑이가 눈뜰 때』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독특하고도 환상적인 세계관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공용어가 한국어이고 공식 의복이 한복인 세계, 풍수지리에 따라 설계된 우주 기지, 우주선에 나타나 축귀 의식을 하는 무당 등 스페이스 오페라와 한국 문화가 혼합된 독보적인 세계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빈이 ‘사람들을 잡아먹기 위해 그들의 할머니로 변장한 사악한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들으며 자랐다는 대목이나, 우주군 전투 식량으로 ‘잡채’가 나오는 장면에서 특히 한국 독자들은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국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더 알려지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빠르게 전개되는 서사 속에서 등장하는 박진감 넘치는 모험과 액션 또한 『호랑이가 눈뜰 때』에 몰입하게 하는 요소다. 우주군 전함 ‘해태호’에 승선한 세빈은 우주선이 공격당하는 뜻밖의 위기를 마주한다. 우주선을 파괴하려는 음흉한 적들에 맞서 세빈은 동료 생도들과 함께 힘을 모은다.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호랑이로 변신해 용감하게 전투를 벌이는 세빈의 거침없는 액션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쾌감을 선사한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모험과 긴장감 있는 액션을 따라가다 보면 디즈니+가 이 소설을 영상화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편견과 통념을 뒤집는 서사
이분법에 저항하는 상상력
“논바이너리 캐릭터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습니다.” ―이윤하 작가 인터뷰 중에서
『호랑이가 눈뜰 때』의 주인공 세빈은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논바이너리’(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이다. 이윤하 작가는 인터뷰에서 ‘나의 논바이너리 친구들은 소설을 읽으며 공감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쓴 소설에서도 논바이너리가 조연으로만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라고 밝혔다. 『호랑이가 눈뜰 때』에는 주인공 세빈을 비롯해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지만 전혀 특이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천 개의 세계’는 다양한 정체성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것이 당연하고 평범한 세계다.
『호랑이가 눈뜰 때』에서 이윤하 작가는 편견과 통념을 뒤집으며 이분법에 저항하는 상상력을 보여 준다. 이러한 상상력의 배경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트랜스 남성으로서 겪은 경험이 있다. 어린 시절 백인 친구의 부모로부터 ‘한국계 미국인이니까 어울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은 소설에서 차별 때문에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구미호로 형상화되었다. 또한 ‘그이’(they)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서사 전면에 등장하는 논바이너리 캐릭터들은 젠더의 이분법을 무너뜨린다. 문화와 성별의 경계를 뛰어넘는, 마치 우주처럼 무궁무진한 『호랑이가 눈뜰 때』의 상상력은 읽은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가능성을 펼쳐 보일 것이다.
“저는 어린 시절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내며, 부모님으로부터 영리한 호랑이와 구미호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만난 옛날이야기가, 우주의 별들 속에서 펼쳐지는 미래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게 되어 영광입니다.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호랑이가 눈뜰 때』 출간을 맞아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 캐릭터 소개
“호랑이가 명예롭게 복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 세빈
우주군 생도로 선발된 열세 살 호랑이.
환 삼촌처럼 명예로운 우주군 선장이 되기를 꿈꾼다.
“너는 반역자일 뿐이야, 세빈.” ― 민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전설 속의 구미호.
특별 조사관의 조수로 일하며 은밀한 임무를 수행한다.
“세빈! 너는 나와 함께해야 한다.” ― 환
세빈의 삼촌이자 우주군 전함 ‘창백한 번개호’의 전(前) 선장.
반역죄로 기소되어 도망을 다니는 중이다.
“내 역할은 귀신들을 망자의 세계로 안내하는 거야.” ― 세나
영혼을 달래거나 잡귀를 내쫓는 무당.
요술을 부리는 삽사리 ‘실드’와 함께 다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윤하
한국계 미국인 SF 작가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했다. 한국 문화와 SF 세계관을 결합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야기들을 펴낸다. 로커스상 데뷔 소설 부문과 청소년 소설 부문을 수상하고 휴고상,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한국에 소개된 책으로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 『드래곤 펄』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등이 있다.
옮긴이 : 송경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자 SF 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 『우모리 하늘신발』, 소설집 『백귀야행』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드래곤 펄』 『리치드』 『롱 워크』 『2061 스페이스 오디세이』 『3001 최후의 오디세이』 『마지막 제국』 『세븐이브스 2·3』 『뱀파이어 유격수』 『보물섬』 『사이버리아드』 등이 있다.
목 차
호랑이가 눈뜰 때 009
감사의 말 374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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