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린 아들을 가슴에 묻고 눈물 흘리며 웃는 법을 배우다.
슬픔과 치유를 통한 아버지의 성찰.
“남편을 잃은 아내를 과부라고 부른다. 아내를 잃은 남편을 홀아비라 부른다. 부모를 잃은 아이를 고아라고 부른다. 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가리키는 단어는 없다. 자식을 잃은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희곡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말이다. 어린 자녀를 먼저 하늘을 떠나보내는 것은 어떤 심정일까. 그 어느 부모도 아이의 죽음을 지켜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지병이 있어서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불의의 사고로 어린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은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는 교통사고로 다섯 살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함께 있었음에도 사고로부터 아이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아이가 떠난 후에 겪어야했던 슬픔과 아픔, 고통, 상실의 시간을 보내온 과정들이 매우 솔직하게 쓰여 있어 저자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더구나 초등학교 캠프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임에도 그 누구 하나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종결되었다는 것에 저자는 자신을 탓하기도 하며, 더 큰 좌절감에 빠지기도 한다. 보리가 떠났지만, 저자는 잔인한 현실 앞에 보리를 놓지 못한 채 하루하루 괴로운 나날들을 보낸다. 그 어떤 위로의 말들도 저자에게는 위안이 되지 못했다. 떠난 아이를 놓지 못해 고통 받았던 순간들, 가슴에 묻는다는 것, 잘 보내준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저자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택했다. 죽음과 상실에 관한 책을 보며 그 안에서 위안을 받았고, 보리를 잃고 가슴에 응어리진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시와 수필로 써내려간다. 글을 쓰며 상처 입은 마음은 점차 치유되어 갔고, 자연스럽게 보리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때로는 누군가의 죽음이 자신을 나락 끝까지 밀어버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서 보다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주기도 한다.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보다 성숙해질 수 있다. 어린 아들을 잃었지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며 깊은 성찰을 해 나간 저자처럼 말이다.
저자는 그 과정을 이렇게 고백한다. “보리의 아버지가 되었으나 보리 잃음으로 나는 아버지 자격을 잃었다. 허나 그로 인해 참된 내가 되고, 아버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작가 소개
조병준
보리 아빠였다. 여전히 내 안의 아이와 세 아들의 아버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왜 보리가 아니고 내가 살아 있는가를 하루하루 장님술래 하듯 더듬어가고 있다. 보리가 떠난 후 죽음과 상실에 관한 책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상주들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위대한 문학은 나에게 써 내려가는 나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참회하는 8년의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매일 참회 기도를 하며 많은 이들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보리를 보내고 8년째 경북 상주에 머물고 있으며 자리 잡기까지 서른세 번 새 둥지를 틀었다. 떠나오고 떠나보내는 게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며, 온 곳으로 온전히 돌아가는 길이 너무도 멀지만 보리를 만나고 온전히 보내는 것으로 지구에서의 일은 마치는 거라고 생각한다.
목 차
〈1부〉 보리, 오다
세상으로 맞이하다 / 하얀 호랑이 / 엄마 선생님 / ‘엄마 선생님’과 / 세 살, 홍 선생님과 · 네 살, 현 선생님과 / 문경에서
〈2부〉 보리, 보내다
그렇구나 / 부고 / 꿈이기를 / 침묵 속으로 / 진인사, 대천명 / 산소 앞에서 / 어디로 가지 / 밤바다 / 사망신고 / 간다 온다 하지만 / 장님술래 / 당연하지 않다 / 언제까지나 영원히 / 착한 토마토 / 그런데 아내는 / 알았겠지만 / 다시 올 거라 그랬지 / 작별인사 / 나는 보리 아빠다 / 149일, 무얼 하고 있나? / 195일,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 200일, 화해 / 210일, 꼭 다시 만나자 / 211일, 상실 수업 / 218일, 방생을 하다 / 219일, 진정한 방생 / 223일, 용서받을 수 있을까 / 226일, 경주여행 / 231일, 다섯 번째 생일 전날 / 232일, 다섯 번째 생일 / 233일, 생일을 보내고 / 235일, 수사기록 열람 / 237일, 보리 진열장 /
240일, 유치원 활동사진 / 249일,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다면 / 256일, 들문학 / 257일, 들어본 적 없는 말 / 258일, 대천명 형아 / 263일, 배꽃 / 264일, 보리의 눈물 / 272일, 보리와 마루 / 273일, 합쳐진 감정 / 274일, 심장 마사지 / 277일, 슬픔이 얼마나 쌓여야 / 288일, 어버이날 / 293일, 너도 느끼려나 / 296일, 시를 써보겠다고 / 304일, 아직도 세 아들이 있으니까 / 307일, 감정이라고 하는 것 / 309일, 보리에게 잘한 일 / 330일, 슬픔에게 / 1년 전, 오늘 / 1주기를 보내며 / 377일, 사고 장면 / 마지막 여행 / 금지곡 / 가슴에 묻는다는 것 / 여보, 미안해 / 누가 누가 더 슬플까 / 열흘 전에 알았다면 / 심폐소생술 / 또 봄 / 용서하고 싶다 / 합의 / 눈을 감고 / 숨 소리 / 마지막 / 막대기 가족 / 설날 아침 / 사진을 보다가 / 사랑하는 보리에게 / 알아보기를 / 그들만의 / 공무원 헌
법 / 어느 교사의 방백 / 누님, 형님들께 소식 전합니다 / 골짜기가 된다 /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 그 날을 함께했던 교사들에게 / 기도 / 사랑, 있는 그대로
〈3부〉 다만 그러하다
고향집 / 그저 감사하기 / 뒷걸음질 / 시를 쓴다는 건 / 업보 / 오늘 / 참새 / 엄마 잘 부탁해 / 11월 11일, 11시 11분 / 구름 / 뽀로로 욕실화 / 청모자 / 나를 사랑하지 않은 나에게 / 내 손안에 /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 지금은 / 다치고 아물며 / 똥을 누다가 / 왜 슬프지 / 지금 이대로 / 보살 / 할아버지와 보리 / 보리, 마루 / 우리 / 모래가 솔솔 / 다만 그러하다 / 기도한 대로 / 숨 쉬다가 / 강 선생님께 / 귀를 대 보다 / 진짜 숨 / 어느 날, 아내 / 허우적대지 않을 때까지 / 이 뭐꼬 / 마흔 넷, 죽음을 생각하다 / 나 / 귀가 아파 / 문경중앙병원에서 / 내가 더 많이 사랑해 / 비밀 1 / 비밀 2 / 부활 / 먼지를 털다 / 그렇지 / 2021년 7월 23일 / 나의 생명 수업 / 잘 보내준다 것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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