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으스스한 괴담부터 눈부신 크리처들, 공포 영화와 게임까지
어느 겁쟁이 소설가가 써 내려간 호러 세계 안내서
어린 시절 한밤중에 거실 소파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검은 형체, 오프라인 공포 체험에서 나를 소스라치게 했던 귀신(?) 등 일상 속에서 소름 돋는 감각을 느꼈던 경험을 책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2000년대 초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빨간 마스크 괴담과 그즈음 ‘엽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쏟아져 나왔던 공포 플래시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향수도 느껴진다.
이 책은 으스스하고 음산한 소리를 흘리며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괴담들과 호러 문학, 공포영화, 공포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호러 콘텐츠를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해나간다. 하우스 호러, 각종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크리처물과 좀비물, 고어 호러, 스페이스 호러, 시선과 물의 이미지를 활용한 공포 콘텐츠 등 주제별로 세분하여 분석하고 있어 호러 장르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비교적 새로이 등장한 규칙 괴담이라는 장르를 다루는 편에서는 호러 소설가인 작가가 직접 쓴 규칙 괴담도 한 편 담았다. 책을 덮을 때쯤에는 읽고 싶은 호러 소설, 보고 싶은 공포영화, 플레이하고 싶은 공포 게임 등 각종 호러 콘텐츠 위시 리스트가 마음속에 가득 쌓일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니니까
어떤 사랑하는 마음에 대하여
놀이공원 귀신의 집에 들어갈 때마다 소리를 꽥꽥 질러서 함께 간 친구가 다른 손님들에게 사과하게 만들지만, 팔다리 수십 개 달린 괴물 앞에서는 두 손을 마주 잡고 탄성을 지른다. “아아, 너무 멋지다!” 누군가는 우리의 그런 모순적인 모습을 타박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무서워하면서 ‘호러 마니아’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다.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다면서도 자신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나를 깜짝 놀라게 한 괴물의 위용이 얼마나 멋졌는지 신나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한없이 사랑스럽다. 그러면서도 호러 장르를 진지한 자세로 대하는 모습은 그 좋아하는 감정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억울하게 죽임당하고 누명까지 쓴 여성이 원귀가 되어 사또에게 해원(解冤)을 부탁하였다는 아랑 설화. 이 이야기는 시대를 거듭하며 변천했고 그때마다 그 메시지 또한 변화하였다. 이 책은 아랑 설화의 변천을 되짚어가며 왜 귀신은 항상 여자였을지 궁금해하며 우리가 무서워하는 대상에 대하여 고민한다. 어린 시절 친구의 죽음 이후 또래 사이에 돌았던 괴담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깊이 반성하며 진지하게 질문한다. ‘우리가 진정 무서워해야 할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한 일이다. 사랑에는 언제나 책임감이 따르는 법이니까.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좋아하는 마음의 또 다른 형태를 발견하고 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 소개
배예람
안전가옥 『대스타』 앤솔로지에 수록된 「스타 이즈 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좀비즈 어웨이』가 있다. 느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쓰는 삶을 목표로 한다.
목 차
1. 겁쟁이여도 괜찮아
2. 나를 보는 그 눈, 그 눈!
3. 우리 집은 안전해?
4. 우리는 누구를 무서워하는가
5.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괴물들
6. 잔인해서 좋은 건 아니야
7. 나의 영원한 동반자, 좀비
8. 이 책에 8번 항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9. 공포 게임의 맛
10. 사실은 사람이 제일 무서워
11. 우주, 광활한 공포의 세계
12. 검은 물 밑에서 딥 라이징을
13. 세상의 모든 겁쟁이들을 위하여
참고문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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