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슬픔과 분노를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방법,
우리의 마음을 되살리는 공감과 위로의 그림책!
“속상하고 힘들다고요? 백만 마리 원숭이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웅크렸던 마음이 활짝 펴질 거예요!”
안은 엄마 아빠와 작은 오두막에 살아요. 부모님이 일하러 가면 집 안을 청소하고, 닭에게 모이를 주고, 저녁도 준비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안은 더운 날씨에 평상에 누워 잠시 쉬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어요.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빠는 불같이 화를 냈지요. 안은 아빠를 피해 숲으로 달아났어요. 겁이 나기도 했지만, 엄마 아빠를 속상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때 안의 눈앞에 원숭이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안의 이야기를 들은 원숭이는 안을 친구들에게 데리고 갔어요. 수많은 원숭이가 눈을 반짝이며 안을 쳐다보았지요. 안은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안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이 책은 아빠에게 꾸중을 듣고 집을 뛰쳐나온 안이 숲속에서 원숭이들을 만나며 겪게 되는 마음의 변화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고단한 엄마, 아빠를 도와 집안일을 하는 안의 일상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어느 날, 안은 더위를 피하려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이 일로 아빠에게 크게 꾸중을 듣게 됩니다. 안은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집을 빠져나와 숲으로 달아납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원숭이 친구들을 만나게 되지요. 안은 원숭이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자신의 상황을 돌아봅니다. 결국 안은 따뜻한 위로와 작은 깨달음을 얻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 이야기는 마음이 힘들던 시기에 문득 오래전 읽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용기를 얻었던 작가가 그 경험을 나누고자 원작을 바탕으로 다시 쓴 작품입니다. 우리는 상처 받은 마음을 타인의 공감을 통해 위로받을 때가 있습니다. 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이런….” 하고 맞장구를 쳐주는 원숭이들처럼 말입니다. 안의 이야기는 독특한 화풍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펼쳐낸 매력적인 그림 속에서 그 빛을 발합니다. 우리는 이 그림책을 통해 백만 마리 원숭이를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공감은 사람의 마음을 되살리는 힘입니다. 힘들고 속상할 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들어주는 것도 우리가 꼭 가져야 할 덕목인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늘 다정한 말을 건네지 못하더라도 “네 마음이 그렇구나!”라고 이해하고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라는 믿음을 준다면 관계는 단단해지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그런 공감과 위로의 힘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공감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하는 그림책
살아가면서 억울하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는 것은 일상다반사입니다. 안이나 안의 부모와 같은 상황을 우리도 종종 마주치면서 살아가지요. 슬픔과 분노에 빠져 있으면 그 감정은 마치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만 갑니다.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 감정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게 됩니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안의 부모는 어지러운 집 안을 보고 안에게 화를 냅니다. 안은 아이이면서도 가족을 위해 집안일도 하고 식사도 준비하는 기특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잔 것이 부모에게는 게으름으로 비쳤겠지요. 꾸중을 들은 안은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에 숲으로 뛰쳐나갑니다. 겁은 나지만, 자신을 몰라준 엄마 아빠가 후회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안의 이런 마음을 들어주고 위로한 것은 원숭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원숭이들이 특별한 방법으로 안을 위로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이런….”, “아이고, 저런.” 하며 공감해 준 것이 전부입니다. 원숭이들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놓던 안은 자신이 그렇게 불쌍한 아이는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아마도 엄마, 아빠의 마음을 이미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도요. 집으로 돌아간 안을 맞이하는 엄마의 따뜻한 포옹과 아빠의 정성 어린 저녁 식사가 이런 사실을 말해줍니다.
다만 우리가 이런 상황에 부딪혔을 때 슬픔이 깊어져 상처로 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럴 때 ‘공감’만 한 치료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너의 마음이 그렇구나.”, “네 생각이 맞아.”라고 공감만 해주어도 우리는 슬픔과 아픔에서 조금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바람처럼 백만 마리 원숭이가, 이 그림책이 공감과 위로의 존재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감정에 직면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
불쑥불쑥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이 화를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화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보아야 하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은 마음의 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안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아이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알기 때문에 원숭이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잘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화가 누그러지는 것을 느끼고, 평상심을 되찾게 됩니다.
감정을 마음의 근육이라고 하지요.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전에는 감정을 직면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안이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펼쳐 놓는 것만으로도 분노가 사그라들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감정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화풍, 이국적인 풍경, 강렬한 색감과 세밀한 묘사가 빛나는 그림책
강렬한 색감의 그림이 단번에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이 책은 그림작가의 꼼꼼한 자료 수집과 수백 장의 스케치 끝에 탄생한 작품입니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안의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화려하고 광활한 숲과 반쯤 무너진 사원 주위로 모여든 백만 마리의 원숭이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짙은 초록과 낡은 사원의 조화로움, 백만 마리 원숭이의 세밀한 묘사와 역동적인 구도로 양면을 꽉 채운 이 그림책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허은미
나 혼자 낙심하여 베트남 거리를 떠돌다가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십만 마리 원숭이’가 떠올랐어요. 십만 마리 원숭이가 한목소리로 “이런! 이런! 아이고!” 공감해 주자 웅크렸던 마음이 활짝 펴지고 다시 힘이 났어요. 이 책이 여러분에게도 그런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우리 몸의 구멍》 《달라도 친구》 《진정한 일곱 살》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에 글을 쓰고, 《돼지책》 《우리 엄마》 《방귀 구름은 어디로 갈까?》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그린이 : 김채완
백만 마리 원숭이에게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입니다. 동식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화초 돌보기를 즐깁니다. 나무가 많은 오래된 아파트에서 12살 고양이 순덕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에 글을 썼고, ‘파운데이션’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글과 그림을 함께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재미있는 소재를 수집 중입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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