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어.
혼자 견디기 힘들 땐 도서관 마녀에게 태블릿을 빌려봐
장유미에게는 오하린이라는 단짝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0년 동안 둘은 늘 함께 붙어 있었다. 하린은 고등학교에 올라와 힘든 일을 겪은 후, 우울증 약을 먹어야만 생활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종종 난폭해지는 하린을 챙기느라 유미는 언제나 노심초사다.
그러던 어느 날, 유미는 하린과 크게 다투고, 서로 만나지 않은 채로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뒤 다시 나타난 하린은 눈에 띄게 밝아져 있었고, 하린의 집에 놀러 간 유미는 하린에게 그동안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었다는 걸 알게 된다.
하린을 통해, 도서관 마녀가 빌려주는 태블릿의 존재를 알게 된 유미는 자신도 그 태블릿의 기적을 맛보러 도서관에 찾아간다. 태블릿을 빌려달라는 유미에게 학도 마녀는 태블릿의 마법을 알려준다. 자신이 불러내고 싶은 존재의 사진을 태블릿의 사진 폴더 안에 넣으면, 그 존재가 불러낸 사람 앞에, 원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
그렇게 아이돌 최애를 불러낸 유미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저마다의 이유로 태블릿을 대여해 가는 아이들의 사연이 하나씩 펼쳐진다.
◎ 금발의 제니
학도 마녀의 태블릿 이야기를 듣자마자 유미가 떠올린 건, 토미 드래곤. 열렬히 덕질 중인 아이돌 그룹, 톰즈의 최애 캐릭터다. 유미는 태블릿에 토미 드래곤의 사진을 저장하고, 드래곤과 함께 한집에서 가족이 되어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되뇐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 토미 드래곤. 설마 했던 일이 눈앞에 벌어지자 어질어질해지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주어진 7일을 맘껏 누리고자 한다.
하지만, 막상 토미 드래곤과 함께 살다 보니 은근히 거슬리는 점들이 많다.
아무 때나 훌렁훌렁 벗고 반나체로 다니질 않나, 팬들에게나 하는 시그니처 멘트를 일상에서 날리질 않나, 오글거리는 리액션을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하질 않나, 심지어는 치킨을 먹을 때 닭다리 두 개를 홀랑 다 먹기까지.
유미는 참고 참았던 분통을 터트리고야 마는데……. 유미는 그토록 바랐던 토미 드래곤과의 동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 여기서부터 다시
현운은 학교에서 노는 패거리들에 의해 매일 폭행을 당한다. 그날도 맞고 들어가는 길에, 우연히 말을 섞게 된 유미에게 태블릿 이야기를 듣는다. 현운은 뭐 하나를 하더라도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그 결과까지 가늠을 해보고 실행에 옮기는 신중한 성격이다. 그래서 막상 태블릿을 빌려 오고 나서도 한동안 망설이지만, 결국 꼭 다시 만나봐야 할 누군가를 위해 큰 결심을 한다.
현운이 태블릿에 사진을 넣자 곧이어 할아버지가 방 문을 벌컥 열고 현운에게 호통을 친다. 할아버지는 사고로 인해 젊을 때부터 눈이 안 보이는 데다,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은 후유증으로 시시때때로 발작을 일으킨다. 현운은 이런 할아버지의 폭언과 난폭한 행동을 견디는 게 죽도록 싫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괴팍한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싶기도 했다. 태블릿의 마법이 실현된 후,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된 안내견 하누도 마냥 반가워하는 듯하다. 할아버지 또한 하누에게만큼은 전처럼 다정한 마음을 드러낸다.
할아버지가 하누와 함께 산책하는 일상을 다시 겪게 된 현운은, 할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서서히 정돈해 나가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점차 자신이 학교에서 겪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도 깨달아간다.
◎ 너를 부르는 시간
학교 짱인 나래는 오늘도 헉헉 숨을 몰아쉬며 누군가를 쫓아 옥상까지 올라온다. 나래가 절박하게 잡으려는 사람은 박유진이다. 유진은 ‘애플’ 멤버 중 한 사람이자 친한 친구다. 애플의 다른 멤버인 상미와 동희도 뒤따라 달려온다. 하지만, 나래는 오늘도 유진을 놓치고, 유진은 그대로 투신해버리고 만다.
나래, 상미, 동희는 마녀에게 태블릿을 빌린 뒤, 매일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 5시 45분만 되면 어떻게 해서든 목숨을 끊으려는 유진과 그런 유진을 말리려는 세 친구. 이들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학도 마녀의 태블릿으로, 나는 누구를 불러낼까?
누구에게나 견디기 어려운 상처가 있다. 또, 놓치고 나서야 절실해지는 순간이 있다.
나와 한 공간에서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영영 이별하게 된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면, 그 시간은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될까?
가령, 이별을 하고도 절대 떠나보내지 못할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은 태블릿의 마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만날 용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7일 뒤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이미 되어 있는 것 아닐까.
누군가에게 꼭 전할 말이 있다면, 그 말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때부터 이미 마음이 통한 것일 수 있다.
학도 마녀는 태블릿을 빌려주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답은 네 마음에 있어. 마법의 태블릿은 네가 네 마음을 찾는 걸 도와주는 것뿐이야.’
태블릿을 빌린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들을 보며, 내 마음은 어디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지 잘 검색해보자.
작가 소개
지은이 : 차무진
소설가. 2010년 장편소설 『김유신의 머리일까?』로 데뷔했다. 장편소설 『해인』, 『모크샤, 혹은 아이를 배신한 어미 이야기 1, 2』,『인 더 백』을 썼다. 그 외 『좀비 썰록』,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 등을 공저로 발표했다. 소설집 『아폴론 저축은행』, 작법서『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썼다. 청소년 소설로는『보이코드』,『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중독된 아이』등을 공저로 발표했고, 장편소설『엄마는 좀비』를 썼다.
목 차
금발의 제니
여기서부터 다시
너를 부르는 시간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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