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로 어린이 책 시장에 경제 동화 붐을 일으킨 니콜라우스 피퍼의 신작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가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2003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인 이 책은 용돈 교육이나 경제 상식에 치우친 기존의 청소년 경제서와 달리 역사를 통해 경제의 원리와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인류 최초의 경제 활동인 농업 혁명에서부터 최근의 금융 시장에 이르기까지, 총 3장에 걸친 34가지 역사 사건으로 고대와 중세의 경제 활동과 자본주의의 성립 및 발전 과정, 세계 경제의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인류 최초의 직업은 무엇일까?', '노예 제도는 경제에 도움이 되었을까?', '불경기에 정부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두 번의 세계 대전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같은 경제와 역사에 관한 기발한 물음에서 시작해 시원하고 명쾌한 대답으로 끝난다. 재치 있는 유머와 신랄한 풍자가 동시에 느껴지는 34컷의 독특한 그림들 역시 이 책만의 매력이다. 또한 부록 ‘한눈에 보는 경제 상식'에는 복잡한 경제 현상들이 쉽고 명료하게 정의되어 있어 본문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에서 니콜라우스 피퍼는 경제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역사’를 택했다. 난해하고 피상적인 용어 정의 대신 역사적 사건을 통해 물가와 인플레이션, 환율 같은 경제 개념을 설명함으로써 단순한 경제 상식의 전달을 넘어 청소년들이 거대한 경제와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1492년 콜럼버스가 탐험에 나선 첫 번째 목적이 금이었으며 이는 십자군 원정 이후 유럽 사람들이 화폐로 금화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당시의 경제적 배경을 알고 보면, 유럽 인들의 신항로 개척의 역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케인스의 '수정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는 골치 아픈 경제 이론일 뿐이지만, 1929년의 대공황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연관시켜 보면 단순명쾌하게 이해된다. 미국 전체 노동자의 4분의 1이 실업자로 내몰리고, 세계 무역량이 65퍼센트나 줄어든 상황에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없이는 경제 회복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서는 국제 무역 시장의 확대의 의미를, 남다른 정보력으로 세계 최고의 은행가가 된 푸거 가문의 이야기에서는 은행의 역할과 자본의 힘을 설명한다. 두 번의 세계 대전 패전 이후 '라인 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군 독일의 사례에서는 시장 경제의 의미와 원리에 대해 볼 수 있다. 또 빈부 격차, 계급 간 갈등과 같은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모순까지 적나라하게 파헤쳐 청소년들이 경제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경제를 중심으로 보는 색다른 역사 읽기의 재미
경제를 중심으로 보는 역사 읽기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최초의 국가는 어떻게 성립되었을까?' 편에서 저자는 국가가 사람들이 큰 강 유역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관개 시설을 관리할 최고 기관의 필요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는 일반적인 설명에 덧붙여 미국의 경제학자 맨커 올슨의 재미있는 해석을 소개한다. 올슨은 최초의 국가와 그 국가를 지배하는 왕을 오늘날의 이탈리아 범죄 조직 마피아에 비유했다. 기원전 4세기 메소포타미아에는 농사가 잘되고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도둑과 강도가 날뛰었다. 점차 사람들은 뜨내기 도둑에게 돈을 빼앗기느니 세금을 내고 왕의 보호를 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풍부한 경제사적 교양을 키워 주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이자 즐거움이다.
다양한 관점을 하나로 묶은 통합적 서술
경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오로지 경제만 봐서는 안 되고, 경제와 함께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를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은 각각의 경제 현상이 역사 속에서 갖는 의미와 전개 과정, 결과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들려줌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그것들을 하나로 통합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노예 제도는 경제에 도움이 되었을까?' 편에서 저자는 노예 제도의 원인과 노예무역의 전개 과정 같은 역사적 사실과 함께 노예 제도를 보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의 시각을 소개한다. 값싼 흑인 노예의 노동력을 이용해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누린 바 있는 유럽의 입장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쉴 새 없이 일하다 목숨을 잃은 15,00만 명의 흑인 노예들의 입장, 애덤 스미스, 로버트 포겔 같은 경제학자들의 의견 등 다양한 입장에서 바라본 노예 제도를 보여 줌으로써 노예 제도의 부당함과 인간의 존엄에 대해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니콜라웋스 피퍼
1952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쥐트도이체 짜이퉁(남독신문)의 경제부 편집부장을 거쳐, 현재 뉴욕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를 비롯해 『위대한 경제학자들』, 『최근의 경제학자들』을 썼다. 경제 관련 책을 쓴 사람들에게 주는 ‘포겔 상’을 받았으며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린이 : 알요샤 블라우
197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회화와 조각을 공부했으며, 1997년에 자신의 첫 번째 그림책을 펴냈다. 그린 책으로 <수상님은 수영장에 살아요>, <꿈꾸는 바이올린>, <코끼리와 생쥐> 등이 있다.
옮긴이 : 유혜자
대전에서 태어나 1981년부터 5년간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한남대학교 외국어교육원과 원자력연구소 연수원에서 독일어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을 만났으며, 현재까지 독일 문학을 우리말로 아름답게 전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비둘기』, 『콘트라베이스』를 비롯하여, 얀 커스틴 바그너의 『야간 여행』, 『어둠에 갇힌 날』, 『마지막 침묵』, 레온 드 빈터의 『호프만의 허기』, 크리스티네 뇌 스트링거의 『오이 대왕』 외에 『단순하게 살아라』,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전쟁과 아우』, 『깡통 소년』, 『8시에 만나!』, 『분수의 비밀』, 『신 없는 청춘』, 『한국에서 온 막내둥이 웅』,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등이 있다.
목 차
추천사_ 역사를 통해 보는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
1장 고대와 중세의 경제
인간은 언제부터 경제 활동을 했을까?
인류 최초의 직업은 무엇일까?
옛날에는 필요한 것을 어떻게 구했을까?
왜 사람들은 왕의 지배를 받았을까?
상인들은 왜 계약서를 썼을까?
수메르 인들이 동전을 만든 까닭은?
사유 재산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세계 경제를 지배한 로마 제국
노동은 노예나 하는 일이라고?
시장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유럽 경제를 살찌운 십자군 전쟁
시계 발명 이후 달라진 경제생활
2장 자본주의의 성립과 발전
향신료는 왜 비쌌을까?
가격 혁명과 상업 혁명은 왜 일어났을까?
노예 제도는 경제에 도움이 되었을까?
신용만으로 돈을 빌릴 수 있을까?
왕위를 흔든 유럽 최고의 자본가
네덜란드를 휩쓴 튤립 투기 소동
수출은 좋고 수입은 나쁘다?
혈액 순환을 닮은 경제의 흐름
보이지 않는 손에 시장을 맡겨라!
산업 혁명이 몰고 온 변화의 바람
세계 최고의 부자는 누구일까?
왜 사람들은 공장에 나가야 했을까?
3장 세계 경제의 미래
대량 생산은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제국주의의 경제적 원인은 무엇일까?
불경기에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계획 경제는 왜 실패했을까?
라인 강의 기적을 이룬 시장 경제의 힘
경제 기구는 어떤 역할을 할까?
복지 정책 때문에 세금이 늘어난다면?
최고 경영자의 월급은 얼마일까?
금융 시장의 시대가 열리다
세계 경제의 나아갈 길
저자의 말_ 역사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부록_ 한눈에 보는 경제 상식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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