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려운 용어 없이 일상처럼 친근하게,
가장 쉽게 이해하는 우주의 처음과 지금, 그리고 최후
이 책의 강점은 우리은하를 의인화함으로써 어렵게 느껴지는 천체물리학 지식을 친숙한 지식에 빗대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어려운 용어들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우주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우리은하의 사적인 경험으로 승화한다. 또한 이웃 은하들은 친구로, 은하 내부의 블랙홀은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항성의 탄생과 죽음은 우리은하의 업무로, 은하끼리의 충돌은 사랑으로 치환한다. 그러나 누구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아는 우리은하의 목소리를 빌린 만큼 천체물리학의 지식은 충실하게 담았다.
이 자서전은 우리은하의 탄생 배경인 우주의 시작에서 출발한다. 우리은하를 포함해 우주의 모든 것은 빅뱅과 함께 시작되었다. 빅뱅 후 우주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원자핵의 구성 성분이 만들어지는 빅뱅 핵합성이 일어났고, 그로부터 3억 년쯤이 흐른 뒤 항성들이 형성되었다. 첫 번째 항성들이 탄생할 때 만들어진 충격파는 가스 구름을 뚫고 퍼져나가 다른 항성들이 연이어 태어나는 과정을 유도했다. 이런 과정이 수억 년 동안 반복되면서 초기 은하가 형성되었다. 130억 년 전에 어느 원시 가스 구름에서 발생한 요동이 없었다면 첫 번째 항성도, 우리은하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고, 당연히 지구와 인류도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우리은하의 고향에는 우리은하를 비롯한 안드로메다, 대마젤란 은하, 소마젤란 은하, 삼각형자리 은하 등의 은하들이 함께 산다. 그들은 때로 장난을 치며 서로의 항성들을 빼앗기도 하고, 다른 은하단에 있는 은하들을 궁금해하기도 한다. 우리은하는 우주의 동료 은하들을 각각의 애칭으로 부르면서 그들의 특징과 자신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인간이 그들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까지 이야기해준다. 또한 자신의 업무인 항성 만들기, 궤도 유지하기 등을 세심하게 설명한다.
우주의 최후에 관해서는 다섯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우리은하는 천체물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하나씩 짚어본다. 빅 립은 우주의 최후에 우주의 팽창 속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은하들이 흩어지고 결국 끝을 맞는다는 시나리오이다. 빅 프리즈는 우주가 팽창한다고 본다는 점에서 빅 립과 같지만, 우주가 찢어지지 않은 채 차갑게 얼어버린다고 가정한다. 한편 빅 크런치는 앞의 시나리오들과 다르게 우주의 팽창 속도가 중력 때문에 점차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수축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빅 바운스는 우주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순환한다고 보며, 빅 슬러프는 양자 터널 효과나 양자 요동 때문에 힉스 장의 장벽이 무너지면서 우주가 새로운 진공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라는 추측한다.
우리는 아직도 끊임없이 우주에 대한 신화를 만들어낸다
천체물리학과 신화학의 만남
인류는 우주를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신화를 만들어왔다. 그 속에서 은하수는 엎질러진 우유이기도 했고, 바람에 날리는 잉걸불이기도 했으며, 용이 사는 내(미리내)이기도 했다. 옛날이야기 속 주인공은 은하수에게서 도움을 받아 위기를 헤쳐나갔고, 때로는 별자리가 되어 억울한 죽음을 위로받기도 했다. 이처럼 우주와 관련된 신화들은 과학 지식이 축적되면서 점차 우주에 관해 아는 것이 없던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우주에 관해서 상상하지도, 이야기하지도 않게 되었을까?
이 책은 우리에게 친근한 「스타워즈」, 「스타 트렉」,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등의 영화 속 세계관이 현대의 우주 신화라고 해석하며 우주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이 영화들에는 흔히 항성 간 정치 연합이 등장하며, 전 인류는 하나로 단결하여 외부의 적에게 대항한다. 우주에서의 위치가 사분면으로 파악되는가 하면(「스타 트렉」), 숱한 영화에서 외계인들이 사람과 같은 외형을 하고 있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우주와 이 세상의 구조를 설명하려던 이전의 신화와 달리 현대의 신화는 앞으로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SF 장르 속 우주를 살펴보며 인류가 여전히 우주를 꿈꾸고 상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우주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신선한 접근법을 취해 우리은하의 모든 것을 쉽고 흥미롭게 들려준다. 우주는 오랫동안 인간에게 경외의 대상이었지만, 어쩌면 그 광대함과 막연함 때문에 오히려 우리와 멀어졌을지도 모른다. 우리은하를 인격을 가진 캐릭터로 구현하여 대화하듯 우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우주로부터 도움을 받는 신화 속 인물처럼 우주를 좀더 친근하고, 때로는 까칠한 친구처럼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모이야 맥티어(Moiya McTier)
천체물리학자이자 민속학자이고, 대중을 상대로 과학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천문학과 신화학 학위를 동시에 받았고,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국립과학재단 연구 장학금을 받으며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이야는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디즈니 사와 PBS 같은 기업에 자문을 해주고 있으며, 뉴욕 과학관의 전시 설계를 돕고 전 세계를 돌면서 수백 번이 넘는 과학 강연을 진행했다. 과학이라는 렌즈로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팟캐스트 ‘엑소로어(Exolore)’를 제작, 진행하고 있다.
옮긴이 : 김소정(金昭廷)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과학과 역사를 좋아한다. 꾸준히 동네 분들과 독서 모임을 하고 있고, 번역계 후배들과 함께 번역을 공부한다. 실수를 하고 좌절하고 배우고 또 실수를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기를 바라며 되도록 오랫동안 번역을 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새들의 천재성』, 『원더풀 사이언스』, 『악어 앨버트와의 이상한 여행』, 『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 『만물과학』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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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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