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창조적 상상력의 긍정성이 무한 확장하는 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
그 뒤 이야기 《금이 생겼어요!》
엄마가 가장 아끼는 식탁보를 망가뜨린 아이의 걱정을
단번에 날려 버린 멋진 엄마, 그 엄마가 다시 찾아왔어요.
시간이 흘러 아이는 자라고 엄마는 나이 들어서요.
엄마와 딸,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
함께한 기억과 추억과 시간들…… 하지만 커지는 불안과 후회와 자책,
과연 스스로의 회한에서 벗어날 길이 있을까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상상력입니다.
상상력과 용기, 무엇보다도 다정함으로
지금 바로 어렵고도 솔직한 대화를 시작하세요!
■ 상상력, 용기, 다정함으로 전하는 깊은 위로
다양한 천, 오래된 종이, 바느질, 콜라주,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의 조합으로 개성 있는 그림과 철학적 깊이를 선보여 온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제한 없는 상상력과 바람직한 교육적 자세로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받은 그림책《문제가 생겼어요!》의 뒤를 이은 신작 《금이 생겼어요!》로 돌아왔습니다. 흐른 세월의 무게만큼 더 깊어지고 단단해져서요.
나이 든 엄마와 다 자란 딸, 두 명의 성인 여성, 고민은 더욱 까다롭고 기억은 훨씬 복잡하고 잘못은 점점 크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어요!》의 아이가 ‘문제’가 생기기 전보다 더 행복해진 것처럼, 《금이 생겼어요!》의 엄마 역시 ‘금’이 생기기 전보다 한층 충만해집니다. 상상력과 용기, 무엇보다도 다정함 덕분에요. 엄마와 딸, 부모와 자식, 아니 인연 맺은 모든 관계를 관통하며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을 치유해 주는, 쓸쓸함을 넘어 끝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금이 생겼어요!》는 그런 창조적인 그림책입니다.
■ 우리 딸이 가장 아끼는 욕실에서 일어난 일이었어요.
딸이 출근을 하고, 나는 딸을 돕고 싶었는데……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어요.
와장창! 타일 바닥에 다리미가 떨어집니다. 예고 없는 불행처럼 느닷없이……. 딸의 완벽한 새집 욕실 바닥에 금이 갔습니다. 흠 없는 하얀 타일이 죽 나뭇가지처럼 갈라졌습니다. 아……, 아무리 욕실 바닥을 들여다봐도 방법이 없습니다. 한번 금 간 타일을 어떻게 원 상태로 되돌릴 수 있겠어요?
떨어진 것은 다리미일 뿐이지만 엄마에게는 청천벽력, 마치 이 세상 전부에 금이 간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엄마의 자책이 시작됩니다. 시간을 거슬러 떠올리는 기억들 속에 담긴 딸의 눈물, 서로 등을 돌린 시간, 함께 간직했던 비밀, 소중했던 순간.
딸은 꼼짝 않는데 앞만 보고 달려가고, 딸은 다른 것을 바라보는데 상관없이 설명하고, 도움을 주려고 했던 그 모든 게 방해가 되었던 걸까요?
필요했을 때 멀리 있었고 필요하지 않을 때 가까이 있던, 대화를 원했을 때 너무 지쳐 있었고 반대일 때는 상대가 침묵했던, 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외로웠고 외로이 있다고 생각했을 때 잘 지냈던……. 아, 상황은 슬프고 인생은 모순덩어리입니다. 만약 그때 서로가 얼마나 힘든지 알았더라면!
엄마는 기운 없이 식탁에 머리를 묻으며 예전에 아이의 하얀 블라우스에 누런 다리미 자국을 냈던 것처럼 뭔가를 망치고야 마는 자신을 책망합니다.
마침내 딸이 돌아왔습니다. 딸은 다리미를 꺼내더니…….
■ 완벽하지는 않지만 더 아름다운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 엄마와 딸.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엄마는 비관적이 됩니다. 그동안 딸에게 ‘문제’에 대해서 상상력으로, 다른 시각으로, 긍정적인 자세로 접근할 수 있다고 가르쳐 왔는데도 말입니다. 더 이상 은유는 어린이답고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상적인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는데도 무언가를 망쳐 버렸던 대부분의 엄마들. 그 쓸쓸한 뒷모습에 가슴 한편이 쿵 내려앉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딸은 단번에 두려움이 사라지도록 이끕니다. 언젠가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상상력입니다. 엄마가 딸의 인생 내내 용기를 줘 왔기에 딸은 가장 필요한 때에 다정한 위로를 엄마에게 건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갈라진 금 자국에서는 꽃이 피어납니다. 마치 마른 나뭇가지에서 힘들게 꽃이 피듯이. 이는 엄마와 딸이 그동안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솔직한 대화를 통해 앞으로 피워 올릴 희망의 상징입니다. 상상 속에서 피는 눈물의 꽃, 화해의 꽃, 진심의 꽃!
세상의 수많은 엄마가 아무리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도 지금의 딸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처럼, 딸들 역시 엄마의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엄마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앞으로 되풀이될 일상에서 서로를 다정하게 껴안을 수 있도록, 이 책은 정말 솔직한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를 열어 줄 수 있습니다.
■ 회오리치는 감정을 담아낸 서정성
사람에 대한, 시간에 대한, 관계의 변화에 대한 그리고 나이 듦까지, 깊은 성찰을 담아낸 짧은 글과 이미지는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입니다. 감정은 격렬하게 회오리치지만, 하얀 공간과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노랑과 푸른 톤, 회색의 연필 스케치는 더없이 차분합니다. 강렬하지만 고요하고, 슬프지만 따뜻하고…… 그렇게 눈물이 날 듯 한없이 쓸쓸해지는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호수 바닥에 웅크린 채 백조에게 먹이를 주는 엄마를 쳐다보는 아이, 가늠할 수 없는 외로움에 마음이 아려 옵니다. 커다란 돌덩이를 온몸으로 떠받치고 굴리는 엄마, 그 삶의 무게에 숨이 턱 막혀 옵니다.
함께 빵을 만들지만 원형과 하트로 다른 빵 모양을 만들어 내는 둘, 함께하지만 실은 따로따로이기에, 각자 자기가 만들고 싶은 모양이 있기에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지요.
창조적인 멋진 엄마, 그 엄마의 교육으로 자란 다정한 딸, 할머니와 엄마에서 딸로 이어지는 유대 관계가 쭉 어떻게 펼쳐질지는 오늘 우리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폴란드의 그림책 작가입니다. 기획자 이지원의 소개로 《생각》과 《발가락》을 논장에서 출간한 뒤 한국의 출판사들과 많은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접어요》, 《네 박자 자장가》, 《생각하는 ㄱㄴㄷ》, 《문제가 생겼어요!》, 《학교 가는 길》, 《네 개의 그릇》,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등 섬세한 감성과 자유로운 상상이 돋보이는 열린 그림책으로 꾸준히 세상과 소통합니다. 《생각하는 ABC》로 BIB 황금사과상을, 《마음의 집》, 《눈》, 《할머니를 위한 자장가》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3회 수상 수상하고, 2018년, 2020년, 2022년 3회 연속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로 추천되었습니다.
옮긴이 : 이지원
1974년에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크라쿠프의 야기엘로인스키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포즈난의 아담미츠키에비치 대학교에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와 서울시립대학교 시각디자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림책 연구자, 큐레이터, 폴란드어 번역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안제이 사프코프스키의 <위쳐> 시리즈, 야누시 코르차크의 《마치우시 왕 1세》, 《스타니스와프 렘》(공역), 그리고 《파란 막대·파란 상자》 《두 사람》 《시간의 네 방향》 《블룸카의 일기》 《작은 발견》 《잃어버린 영혼》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생각하는 건축》 《상상하는 디자인》 《꿈꾸는 현대 미술》 《표현하는 패션》 《아이디어 정원》 《꿀벌》 《나무》 등의 폴란드 책들을 우리 말로 옮겼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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