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았던 삶의 이야기
최근 5년 동안 나는 장애인 가정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농업회사법인 강화밝은마을’의 대표를 맡으면서 장애인 운동에 집중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장애인 친구를 돌보고,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공부하며 촬영하고, 악기를 즐기는 장애인 친구들이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연주를 하며 어울리도록 하는 활동을 했다. 카페를 돌며 커피 찌꺼기를 모으는 일도 장애인과 함께 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서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았던 삶의 이야기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잘 이해되지 않는 장애인 친구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도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삶의 모습이었음을 깨달았고, 나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기도 했다.
우리 사회환경이 전보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 문제는 어렵고 힘들다. 솔직히 장애인 돌봄 일에서 도망가고픈 생각이 들었던 때가 많았다. 그러나 자주 보고 익숙해지면 편해지고, 어려운 문제도 서로 나누면 덜 힘들어지는 것처럼, 장애인 문제는 우리 모두가 생활 속 일상처럼 느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일대일 돌봄보다는 다대다 돌봄
나아가 더 좋은 제도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장하고 싶다. 예산을 더 쓰지 않더라도, 장애인과 돌봄지원사 모두에게 더 좋은 방식이 있기 때문인데, 그 방향은 일대일 돌봄을 다대다 돌봄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장애인만을 모아놓고 돌보는 것이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다 함께 모여 서로를 돌보는 방식이다. 마치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하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았던 삶의 이야기!
이 책은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았던 삶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 친구들과 놀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거나 신선한 때도 많았다. 이런 소재로 시트콤을 만들거나 소설 같은 걸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하곤 했다. 이 책을 쓰면서는 동화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장애인 친구들의 생각과 행동을 더 널리 알리고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우선이며 이 책을 쓰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도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는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장애인 문제에 쉽게 다가가고 친근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의 경험담이 독자들에게 장애인의 삶과 익숙해지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마구 선심 쓰는 지훈이가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사람
1) 발달장애인이지만 사회성이 있는 지훈이는 다른 사람과 일반적인 대화와 교류가 안 되니까, 돈으로 물건을 사서 선물하는 것으로 관계를 맺는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만 원을 달래서 나간다. 커피, 과자, 음료수 등을 사서 아는 사람들한테 인심을 쓴다. 심지어 길가의 택시 기사에게도 선심을 쓴다. 그러다 돈이 떨어지면 또 돈을 받으러 온다. 안 주면 막 화를 내니까, 부모는 말 그대로 돈으로 시간을 때운다. 어떤 날은 하루에 5만 원까지 쓰기도 한다.
돈만 많이 쓰는 게 아니다. 엄마 아빠한테 막말도 하고 행패도 부린다. 타이르거나 달래거나 혼내도 소용없다. 정말 대책이 없다. 이제 힘도 빠진 육십 대 부모는 그저 당하기만 하고, 하루하루 무사히 시간만 지나기만 바랄 뿐이다.
2) 그런 지훈이는 다른 사람이 화내는 걸 무서워한다. 낯선 사람들이나 만만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처음 만나 기싸움에서 진 사람들은 무서워한다. 주간보호센터의 유 신부님이 그 예다. 그러나 엄마 아빠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무한정 엉겨 붙는다. 하지만 자기를 돌보는 주간보호센터의 샘과 나는 무서워하지 않지만, 적당히 말은 듣는다. 자기가 막 나가면 이 사람들이 자기랑 안 놀아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보다.
지훈이를 감당하는 건 부모에게 너무 힘들다. 사람들과 제대로 교류하지 못하고, 오로지 부모만 괴롭히는 삶을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 지훈이가 독립하는 날은 올 수 있는 것일까?
3) 가게도 내 거, 차도 내 거
자전거를 잘 타는 지훈이는 50미터쯤 떨어진, 엄마가 하는 가게를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간다. 엄마는 중고 옷가게를 하는데, 가게 이름이 ‘지훈이네’다. 그래서 지훈이는 그 가게가 자기 거라고 한다. “이거 내 거예요~.” 이런 자랑을 할 때 지훈이의 얼굴 표정은 참 밝다. 차도 자기 거라고 한다. “이 차도 내 거예요.”
4) 끝없는 전화
나는 지훈이 친구 000가 전화를 안 받는 이유를 짐작한다. 지훈이는 아는 사람에겐 끝없이 전화를 건다. 아마 그날 밤과 다음날 새벽에 걸쳐 지훈이는 수십 번 전화를 했을 것이다. 친구는 처음 몇 번은 받았겠지만, 너무 심하니까 그 다음부터는 아예 무시했을 것이다. 어쩌면 ‘수신거절’을 걸어놨을지도 모른다. 나한테도 지훈이는 계속 전화를 한다. 하고 또 하고, 정말 수없이 전화를 한다. 결국 지훈이가 전화를 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아빠 엄마뿐이다.
5) 영화모임은 놀이터
하지만 이렇게 놀아줄 사람도, 전화할 사람도 없는 지훈이에게 영화모임은 아주 흥미로운 동네다. 여럿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지훈이가 정말 좋아하는 여자애들도 있고 이모들도 있다. 이상하게도 엄마 아빠 말은 잘 안 듣지만, 이 모임에서는 사람들이나 여자 동생들 말은 무서워한다. 정말 무서워서 그런 건지, 말을 안 들으면 그 사람들이 자기랑 안 놀아줄까 봐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흑염소 없는 거, 보러 가요!
1) 자폐성 발달장애인인 새벽이는 남과 어울리는 건 잘 안(못) 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듣거나 혼자 걷는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게 동네 흑염소 축사다. 우린 자주 흑염소를 보러 가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무슨 사정인지 흑염소들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새벽이는 계속 흑염소를 보러 가자고 졸랐다. 없는 흑염소를 막무가내로 보러 가자는 새벽이에게 나는 설명해도 짜증을 내도 안되어 드디어 화까지 냈다. 그러자 새벽이는 “흑염소 없는 거, 보러 가요”하는 것이었다. ‘흑염소들이 놀던 그 장면을 잊지 못해 그 장소를 계속 가보고 싶은 건가?’
2) 나리네 집에서 연기 나는 걸 본 새벽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리네 집 불 안 나!”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새벽이는 지금 눈앞에 불이 나지 않는 게 맞다는 자신의 생각(원칙)을 말하며,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 “불이 안 나야 하는데, 지금 나리네 집에 불나고 있어. 그러니까 가서 꺼야 해!”라고.
3) 백반집에서 새벽이한테 뭘 먹을 거냐고 물었을 때였다. 새벽이는 “삼겹살!”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삼겹살이 없는 식당이기에 나는 “여기는 삼겹살 없어”라고 답하며 다른 메뉴를 권유했다. 그러나 새벽이는 “삼겹살 있어!”라고 우기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음에 삼겹살을 사주기로 약속하고 간신히 설득해 백반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 새벽이는 한 번도 이 약속을 거론하면서 삼겹살 사달라고 떼쓴 적이 없다.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그 약속을 근거로 자기 주장을 펼칠 표현능력이 없는 것일까?
4) 식사 후 새벽이는 습관적으로 화장실을 찾곤 하는데, 어느 날 식당 옆 미용실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미용실 사장이 화가 잔뜩 나서 말했다. “덩치 큰 녀석이 불쑥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화장실 어디냐고 하는 거예요!” 나가라고 해도 듣지 않고 힘으로 자기를 밀어붙였다는 것이었다. 나는 계속 미안하다고만 변명을 했고 결국 다음날 새벽이 엄마가 선물을 사들고 미용실을 찾아가 사과하여 소동을 마무리 지었다. 식당 화장실은 새벽이가 평소 자주 이용했던 곳인데, 왜 미용실 화장실까지 가서 소동을 벌였을까? 참으로 미스테리다.
5) 일산에서 장애인 가족 모임 할 때였다. 화장실에 남자 중학생을 따라 들어간 새벽이가 소변보는 그 학생의 고추를 들여다보는 사건이 있었다. 덩치 큰 낯선 남자가 그러니 어린 학생은 깜짝 놀라 소동이 일었다.
6) 새벽이는 보통 사람들이 없을 때 주차된 자동차 문을 열어보는 습관이 있다. 어쩌다 문이 열려 있으면 이것저것 뒤져 한두 개를 무단으로 가져온다. 그야말로 별거 아닌, 화장지나 생수, 라이타 등 사소한 것들이다. 작고 예뻐서 갖고 싶은 것일까?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런 일은 보통 상대방이 양해하면 별문제가 안되지만, 가끔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거나 자칫하면 나나 새벽이 부모는 곤욕을 치른다.
장애인 문제 공감하기
장애인 문제는 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하찮게 여겨졌던 문제였다. 그러나 잘 이해되지 않는 장애인 친구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도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삶의 모습이었음을 나는 장애인들과 직접 부대끼며 느꼈다. 그리고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예쁘고 따뜻한 또 하나의 삶과 사랑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깨달음에 비춰 나 자신을 뒤돌아보기도 했다.
우리 사회 환경이 전보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 문제는 어렵고 힘들다. 솔직히 나도 장애인 돌봄 일에서 도망가고픈 생각이 들었던 때가 많았다. 그러나 자주 보고 익숙해지면 편해지고, 어려운 문제도 서로 나누면 덜 힘들어지는 것처럼, 장애인 문제는 우리 모두가 생활 속 일상처럼 느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돌봄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쓴 이 글들은 장애인을 이해하자는 차원도 있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이나 현재 우리를 되돌아보게 된다. 장애인의 행동을 통해 비장애인인 우리의 삶도 되새겨볼 수 있는 것 같다.
장애인 문제의 해법은 있는가?
지역사회가 품어주는 장애인 문제 해법
“내가 얘보다 더 늦게 죽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부모들이 한결같이 털어놓는 넋두리다. 부모가 죽으면 누가 장애인 자녀를 돌봐주겠느냐는 걱정이다. 믿을만한 시설도 없고, 어쩌다 괜찮은 곳이 있다 하더라도 들어갈 때 드는 비용이 버겁다. 또 비용도 부담이지만, 장애인들만 많이 모아놓고 돌보는 시설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새벽이와 놀다가 보면 힘들고 지쳐서 그만두고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릴 때 하던 말 ‘36계 줄행랑!’처럼 말이다. 그러나 나는 도망갈 수 있지만, 도망갈 수 없는 새벽이 부모는 어떻게 견딜까? 죽기 전에는 멈출 수 없는 그 고통을 말이다.
나는 그 해답을 지역사회에서 찾고 싶다. 지역사회가 그것을 품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새벽이가 사람들 속에 섞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며, 그 한편의 시도가 사회적 농업 활동일 수 있다고 본다. 다대다 돌봄농장 같은 지역사회 기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농업 등을 통해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어울리면 장애인과 지역주민 모두에게 익숙해지는 효과가 있고, 어려움이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곧 지역사회가 부모와 도우미들의 고통과 헌신을 나눠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장애인 문제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불행해지는 사람도 적어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애인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약자와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다대다 돌봄농장이 활성화되면 좋겠다.
일대일 돌봄보다는 다대다 돌봄 방식
우리나라의 기존 사회복지 제도는 1:1 돌봄 지원 방식이다. 이는 장애인이나 활동지원사 모두에게 만족도를 굳이 따져본다면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 장시간 장애인과 활동지원사가 일대일로 같이 있다 보면 둘 다 지치고 따분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다대다 돌봄 지원 방식에 비해 예산 대비 효율도 높지 않은 것 같다.
다대다 돌봄 방식인 네덜란드의 돌봄농장은 우리나라에 비해 규모가 꽤 크다. 농장 주변에 사는 장애인, 노인, 술중독자, 어린이 등 사회 약자들이 주로 낮에 농장을 찾아 서로 사귀고, 식사도 하고, 적당히 노동도 한다. 농장은 농축산물과 가공품 생산도 하고, 일반인(비장애인)을 상대로 영업도 한다. 정부는 사회 약자들이 그 농장을 이용한 시간에 비례해 예산을 지원한다.
장애인들도 비록 사회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텃밭 농사를 하든, 문화활동을 하든, 다른 경제활동을 하든 장애인도 여러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싶어 한다. 이런 점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 다대다 돌봄농장이 일대일 돌봄보다 더 유리하다.
따라서 현재 일대일 대응인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제도에 비해 네덜란드의 돌봄농장 모델이 훨씬 효과가 좋다. 우리나라의 사회적농업 역시 이를 참고하여 시행되고 있는데, 사회적농업 차원에서 장애인은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기존 사회복지 제도에 비해 예산 대비 효율도 훨씬 높다고 본다.
결국 다대다 돌봄은 장애인만을 모아놓고 돌보는 것이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다 함께 모여 서로를 돌보는 방식이다. 마치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하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장애인을 보듬어 안을 것인가?
‘농업회사법인 강화밝은마을’은 발달장애인 가정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다. 강화의 농산물을 외지에 파는 일을 하면서, 장애인들과 함께 영화모임과 음악모임을 하고, 지렁이농장에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운반해 주는 일도 함께 해왔다.
2년 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정하고 지원하는 사회적농장이 되었다. 이는 서유럽의 네덜란드,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에서 하는 사회적농업을 많이 참고한 사업인데, 농업과 농촌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자리, 교육, 돌봄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역사회서비스공동체다. 강화밝은마을과 다른 4개 기업이 함께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 약자들을 위한 일을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 약자들이 어울리도록 하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 사업인데, 몇 년 전부터 시행하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발달장애인주간활동지원센터도 비슷한 방향성을 지향한다. 장애인만 따로 모아 돌보기보다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 참여하자는 취지다. 오래전부터 해온 장애인활동지원 제도는 장애인과 지원사가 1대1로만 돌보게 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주간활동지원센터는 1대1 돌봄만이 아니라 여럿을 모아 함께 돌보는 것도 가능하도록 했다.
강화밝은마을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되면서, 일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아졌다. 장애인 가정들이 토요일마다 모여 텃밭 농사를 짓고,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식사재료를 나눠주는 일도 한다. 영화모임과 음악모임 횟수도 더 많아졌고, 지렁이농장에서 재활용하기 위해 커피를 수거해 오는 카페 수도 두 배로 늘었다. 어르신들의 불편한 점을 조사하는 일도 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서 실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현재 강화에는 사회적농장 업체가 5개 있는데, 이는 전국 90여 개 사회적농장 가운데 기초자치단체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그리고 강화의 사회적농장들은 강화군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와 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이는 공교육기관이 장애인 문제를 어떻게 지역사회와 협력해서 풀어나가고 있는지 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와 연계된 돌봄농장을 꿈꾼다
내가 돌보는 삼십 대 초반 청년은 어떤 면에서는 정신연령이 5~7세 수준이고, 노동능력은 매우 떨어진다. 이 청년과 내가 단둘이 있으면 나는 꼼짝없이 이 청년을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이 청년이 돌봄농장에 가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그 농장에 오는 6살 아이와 청년은 손잡고 함께 돌아다니기도 하고, 청년이 아이를 번쩍 들어 안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나는 강화에서 폐교를 지역사회와 연계된 돌봄농장으로 만드는 사업을 꿈꾸고 있다. 폐교에 식당, 사무실, 숙소, 체험장, 판매점 등을 만들고, 가까이에 있는 농지와 산림도 돌봄농장으로 활용하여 인근에 사는 어르신, 장애인, 어린이 등이 출퇴근하듯이 주로 낮에 이용하게 한다. 그러면 인천 관내의 장애인을 비롯한 학생들이 이런 곳에 와서 숙박을 하며 배우고 쉴 수 있으며 현재 제도를 잘 활용하여 내용상으론 네덜란드식 다대다 돌봄을 넓고 쾌적한 농촌 공간에서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구상하고 있다.
복지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다. 강화에서 지역주민에 적합한 새로운 모델이 자리잡게 되면, 수도권에서 가깝기 때문에 적절한 영업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의 장애인, 노인, 학생들이 단체로 이 공간을 이용하러 올 수도 있고, 부모들이 며칠씩 장애인 자녀를 유료로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자체가 관광상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장애인과 어르신 등 사회 약자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줄 꿈을 우리가 제대로 꿈꾸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일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광구
“사업하지 말고 바둑이나 두며 살아!”
장애인 일터를 마련하기 위해 곤충 사업을 하느라 돈에 쪼들리는 저자에게 아들이 한 말이다. 그런 아들에게 아빠는 이렇게 말했다. “그 얘기는 나 빨리 죽으라는 얘기야.”
영화에 나왔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말처럼 저자는 ‘어떻게 운동이 변하니?’라고 말한다. 서울법대 82학번인 저자는 대학을 그만두고, 두 번의 감옥 생활을 경험했다. 감옥 생활은 삶의 근본을 깊이 들여다보는 수행시간이었고, 그 힘이 지금까지 자신을 반성하면서 사회운동을 하는 밑바탕이 되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저자는 대학 2학년 때 결심했던 ‘운동’을 단지 세상의 민주화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자아실현을 통해 사회와 자연 나아가 우주의 도에 이른다’는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사상에 저자는 깊이 공감한다. 언젠가는 죽어 우주의 먼지가 될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찾아가는 과정, 그것을 저자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런 저자가 장애인 가정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농업회사법인 강화밝은마을’의 대표를 맡으면서 최근 5년 동안 집중한 일이 장애인 운동이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장애인 친구를 돌보고,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공부하며 촬영하고, 악기를 즐기는 장애인 친구들이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연주를 하며 어울리도록 하는 활동을 했다. 카페를 돌며 커피 찌꺼기를 모으는 일도 장애인과 함께 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서 저자가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았던 삶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관찰자가 아니라 함께 노는 친구이다. 잘 이해되지 않는 장애인 친구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삶의 모습이라는 점을 이해하기도 했다.
전보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 문제는 어렵고 힘들다. 저자 자신도 힘든 장애인 돌봄 일에서 도망가고픈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제도개선을 위해 욕먹어 가면서 투쟁하는 것도 여전히 필요한 시대다. 한편으로는 장애인 문제의 어려움과 무게감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와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자주 보고 익숙해지면 편해지고, 어려운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나누면 덜 힘들어진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나아가 저자는 더 좋은 제도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장한다. 예산을 더 쓰지 않더라도, 장애인과 돌봄지원사 모두에게 더 좋은 방식이 있다는 것인데, 그 방향은 일대일 돌봄을 다대다 돌봄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장애인만을 모아놓고 돌보는 것이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다 함께 모여 서로를 돌보는 방식이 더 좋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사회적 약자들을 올바르게 돌보기 위해서도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서로는 『내 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 『희망교육 분투기』, 『인생 2라운드 50년』 등이 있다.
지은이 : 김은희
‘자연스러움’을 아름다움의 최고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대학에서 교육과 국문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생태적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어릴수록 교육의 효과는 크고, 그렇기에 영유아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후에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시설장으로 10년 넘게 근무했다.
지금은 강화도 온수리에서 아동 청소년을 위한 ‘꿈공작소’를 운영하고 있다. 꿈공작소는 인천시에서 지원하는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기관인데,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청소년(초1~중2)들에게 ‘드림업 진로탐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아와 아동(5살~초3)들에게 ‘섬마을 꼬마작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를 충실하게 제공하기 위해 저자는 지역사회와 연계 활동을 중시하고 있다.
저자는 생태적 교육을 공부하며 자신이 주체적으로 살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그래서 저자는 선생으로 아이들을 만날 때, 되도록 아이들 각자의 색깔과 목소리를 내도록 돕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꿈공작소’에서도 선생의 역할을 아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실행할 수 있는지 살피고 돕는 것에 중심을 두어 아이들이 학습 동기를 스스로 부여하도록 힘쓴다.
이 책의 두 저자는 강화도 길상면에서 사회적농업 활동으로 만났다. ‘꿈공작소’ 아이들도 장애가 있든 없든 사회적으로는 결정권이 적은 약자에 속하고, 그런 이들을 위한, 그러나 사실은 모두를 위한 풍부하고 안전한 자연적인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활동을 같이 했다.
한 편의 글은 사회적농업 차원에서 장애인, 화가, 동네 할머니 등과 꿈공작소 아이들이 함께 한 수업내용을 중심으로 쓴 것이고, 다른 한 편은 3년 동안 장애인 학생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도록 이끌어간 과정을 표현한 글이다.
목 차
익숙해지기와 부담 나누기
1장 나리네 집 불 안나!
날마다 여행가겠다고 말하는 지훈
장승하고 뽀뽀하고 싶어요
나리네 집 불 안나!
같이 놀래요?
지훈이랑 보낸 하루
2장 흑염소 없는 거, 보러 가요
도망간다는 건
흑염소 없는 거, 보러 가요
두껍아, 사람들은 왜 나를 귀찮게 하니?
소리 질러!
3장 무서운 사람
말이 많은 건가요, 아는 게 많은 건가요?
앞자리 차지하기
무서운 사람
택배 송장 붙이기 놀이
지훈이가 나한테 준 사탕은 누구 건가?
4장 이러다 우리 해외영화제 가는 거 아녀?
공연, 보러오세요
이러다 우리 해외영화제 가는 거 아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5장 다대다 돌봄농장을 꿈꾸다
어깨가 쓸쓸한 탐험가
나 화장실 갈래
다대다 돌봄농장을 꿈꾸다
5년의 꿈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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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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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