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김새벽, 열세 살 생일날
엄마 배 속으로 돌아가다!”
‣따뜻하게 나를 감싸던 찰랑이는 물결, 비좁지만 자유롭게 유영하던 나만의 공간과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두고 아름답게 이야기하던 시간을 되짚으며 느끼는 존재의 소중함
‣아이들의 자존감을 일깨우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되는 이야기
샘터어린이문고 78권.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모두가 지나온 엄마 배 속에서의 신비하고 생명력 넘치는 시간을 그려낸 동화다. 열세 번째 생일에 ‘새벽이’는 익숙한 음악에 이끌려 엄마 배 속으로 돌아간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벽과 찰랑이는 물결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마주한 13년 전의 새벽이, 태명 ‘복돌이’. 자궁 속에서 새벽이는 복돌이의 일상을 지켜보며 지금의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다시 경험한다. 그리고 찾아온 불길한 사고 속에서 두 아이는 마침내 하나가 되어 자신을 잠식하는 검고 거센 물살에 맞서 고군분투한다. 그 시간의 끝에서, 늘 그늘진 곳에 있던 어두운 아이는 용감하게 자신을 지켜낸 환한 새벽이로 재탄생된다.
왜 이렇게 목소리가 작냐며 나무라는 선생님, 표현을 잘 못한다며 나를 답답해하는 엄마. 주변에 산재하는 지적과 비교에 계속해서 위축되어 왔던 열세 살 새벽이. 어딘지 강해 보인다고 용기를 주는 수지의 생일 축하 글에도 동조하지 못하고 자신감 없는 태도로 일관하던 새벽이는 엄마 배 속으로 돌아가서야 말의 힘을 실감한다. 할 수 있다고 힘을 내라는 의사 선생님의 응원, 사랑한다는 엄마의 고백. 세상 모두가 자신을 두고 아름답게 이야기하던 시간들 속에서 무채색이었던 새벽이는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다.
――
“얼마 안 남았다. 곧 새벽이다.” 넌 할 수 있어. 곧 새벽이 온다……. 엄마와 아저씨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열고 소리를 내었다. “새벽이 온다! 나는 산다!” 입에서 나간 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글자 기둥을 이루고, 밧줄이 되었다. 스르륵, 내 몸에 다가와서 착 감겨들었다. ‘새벽이 온다. 나는 산다.’ 오직 그 두 마디 말만 꼭 붙들었다. 내 생각과 말에 따라 말소리 밧줄이 묶이거나 풀렸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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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말을 타고 위기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가는 새벽이.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흔들리는 어둠이 끝나고 단단하고 환한 새벽 속에서 다시 두 아이가 된 새벽이는 서로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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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머리 꼭대기 정수리에 ‘숨골’이라는 데가 있대. 그 밑에 우주랑 소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아기는 자기 머리를 살짝 만져 보고 곧 내 머리 위를 쓰다듬었다. 내 머리에 손을 댄 아기가 또박또박 말했다. “여기도 있잖아! 물론 나처럼 부드럽고 말랑말랑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그래?” 나도 아기와 나의 머리를 번갈아 만져 보았다. 머리 꼭대기 밑에 뭔가 중요한 게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몸속 깊은 곳과도 연결되고, 몸 바깥과도 연결되는 어떤 지점 말이다. …… 생각해 보니 복잡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고, 지나간 시간도, 다가올 시간도 현재의 순간 안에서 다 소통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
방이 너무 비좁아서 더 이상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없을 때까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두 아이. 열세 살 새벽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늘 사람들 사이 그늘진 곳에 웅크리고 있던 숨은 소년이 어느새 사라지고 복돌이가 가지고 있던 빛을 얻어 새벽이 역시 원래의 빛의 소년으로 쑥쑥 자란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열세 살의 생일날로 돌아온 새벽이, 더 이상 환한 조명이 부담스럽지 않고 모두의 환영과 축하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오늘의 새벽이로 재탄생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많은 군중에 편입된다. 그리고 서로 다를 것 없는 아이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비교당하고 비교하며 다른 사람을 선망하거나 깎아내리며 스스로 위축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을 부정하고 비하하기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잘난 것, 우수한 것, 특별한 것을 찬양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부정과 자기혐오가 생기기 쉬운 오늘날 사회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많은 이의 사랑과 세상의 축복 속에서 지켜진 존재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기억나지 않지만 엄마 배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낸 용감무쌍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자양분이 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허혜란
혼자 걷던 청년의 시절에는 소설을 썼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과 걷게 되자 함께 읽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른을 위한 글에서 어린이를 위한 글로 옮겨 온 줄 알았지만, 가만히 둘러보니 어린이부터 청소년과 어른도 함께 읽고 공감하는 ‘모든 세대의 이야기책’으로 확장된 것이었습니다. 《503호 열차》가 그렇고, 《우산 없이 비올라》가 그렇고, 이 책 《헬로, 새벽이》가 그렇습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우리 모두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바뀌어도 ‘진리’에 ‘공감’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말’과 ‘글’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새벽이’가 그렇듯이 말이에요.
그린이 : 안혜란
알록달록한 마음을 그립니다.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꼭두일러스트교육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고래와 나》, 《초록 식탁》, 《지구를 살리는 패션 토크 쇼》, 《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 《내 마음은 소중해》 등 다양한 책에 그림을 그렸고, 《하마를 잃어버렸어요》, 《뿌기랑 나랑》을 쓰고 그렸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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