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행동경제학은 1970년대 리처드 탈러가 처음 학문으로 확립한 이래 줄곧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최신 경제학 분야다.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만 할 것이라는 전통 경제학의 틀을 깨부수고, 그동안 예측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변덕스러운 인간의 심리와 본성이 움직이는 방향에 주목하며 현실과 밀접한 학문으로 올라섰다. 오늘날에는 행동경제학의 주요한 아이디어들이 국가 정책이나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직장, 즉 사람들이 일하는 장소와 환경에 주목한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이 직장 생활 중 마주치는 장애물을 정말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실천가능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의 직장 생활은 항상 실수하기 쉽고 복잡한 인간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주,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들어가며’ 중에서
행동경제학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직장은 인간으로 가득 차 있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이고, 이상하고, 놀라운 결정들은 대체로 설명이 가능하다. 행동경제학과 ‘넛지’는 많이 들어봤지만 구체적으로 삶에 적용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이 책을 권한다. 불안정한 고용시장과 취업난 속에서 노심초사하는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그리고 조직의 리더 들에게 동시에 통찰력을 줄 행동경제학 실천서다.
모든 행동과 판단에는 우리도 모르는 이유가 있다!
직장을 다니는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모두가 읽어야 할 행동경제학 실천서
계속 면접에서 탈락하는 구직자가 있다. 합격 기준이 따로 있는 걸까? 재택근무를 하는 한 사원은 얼마 전 회사로 출근하는 동료가 승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편 한 관리자는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고 퇴사자가 늘어 요즘 고민이 많다. 이 구직자가 계속 면접에 불합격한 이유가 김 씨였기 때문이라면 믿겠는가? 이 관리자가 직원들과 덜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이러한 난관들은 놀랍게도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터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숱하게 펼쳐진다. 자신도 모르게 내린 선택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력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승진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직장 생활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똑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 실험을 50가지로 정리했다.
책은 총 8부로 구성되어 있다. 직책과 연차에 따라 각 부를 따로 읽을 수 있다. 각 장은 행동경제학의 주요한 실험과 발견을 소개하고, 핵심 요약을 통해 일상생활과 업무에서의 활용 방안도 제시한다. 1부 ‘커리어를 위한 행동경제학’에서는 구직과 경력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다룬다. 키나 면접 순서 같은 의외의 요소가 경력의 중요한 변곡점을 만든다. 2부 ‘채용과 인재 확보를 위한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직과 연봉 등 인센티브와 관련한 채용 효과를 보여준다. 3부 ‘관리자를 위한 행동경제학’에서는 중간 관리자가 효과적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4부 ‘성별 차이와 임금 불평등에 관한 행동경제학’은 경쟁심을 중심으로 남성과 여성의 임금 불평등과 해법을 이야기하며, 5부 ‘공정과 신뢰에 관한 행동경제학’에서는 사회적 요소가 직원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고, 공정에 호소해 이익을 높이는 구체적인 ‘넛지’ 효과가 주목할 만하다. 6부 ‘임금과 보너스에 관한 행동경제학’과 7부 ‘기업과 시장 윤리에 관한 행동경제학’에서는 누구나 관심 있을 인센티브 효과와 회사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기업 문화의 장단점을 따진다. 8부 ‘CEO와 리더십에 관한 행동경제학’에서는 성공하는 CEO들의 자질과 특성을 살펴본다. 부록으로는 각 장의 핵심을 모아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본문의 요점과 행동경제학의 최신 추이를 알고 싶은 독자들은 ‘핵심 다시 보기’를 통해 주요한 통찰력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찾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재택근무는 과연 좋을까?
우리의 입사와 승진을 결정하는 요소들
불합리하게 느껴지지만, 노력하지 않아도 이득을 보는 경우가 가끔 있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키가 클수록 연봉을 많이 받으며 면접을 늦게 볼수록 취업할 확률이 높다. 이런 선천적인 요소들 앞에서 우리의 노력은 의미가 있을까? 당연하다. 행동경제학 실험에 따르면 하루 계획을 잘 짜기만 해도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영국 정부에 ‘넛지팀’을 설치했다. 익히 알려진 행동경제학의 주요한 개념 중 하나인 넛지는 사람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부드럽게 밀어 행동을 바꾸게 한다는 뜻이다. 넛지팀은 세무 행정에서 특히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지만 구직자 지원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방법은 간단했다. 각지의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구직자들에게 구체적인 일과표를 나누어주고, 그것을 지키게 했다.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지, 몇 개의 구인 광고를 찾아야 하는지, 몇 시에 자기소개서 표지를 작성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단계를 지시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었다. 이 전략의 바탕에는 심리학적 개념인 ‘실천 의도’가 있다.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실제로 시간을 들이게 만드는 것이다.
“실업자들에게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많은 실업자가 일자리를 찾는 데 너무 적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실천 의도’의 경우 부드럽게 민다는 것은 개인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작고 관리 가능한 단계를 안내하고,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그들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6장 일자리를 찾고 싶은가? 시간표부터 짜라」 중에서
한편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뉴노멀’이 된 재택근무에 관한 뜻밖의 연구 결과도 눈길을 끈다. 스탠퍼드대의 니컬러스 블룸 교수와 공동저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자들의 생산성은 기존보다 13퍼센트 증가했다.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그러나 회사로 출근한 사람들에 비교해 승진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확대를 위한 네트워킹은 집보다 회사에서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가 직원에게만 좋은 제도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회사에게는 이득이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명과 암이 있는 제도였던 셈이다.
몇몇 장에서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 더 소득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식이다. 타당하게 들리지만, 성별 간 경쟁심의 차이가 상당하며 예상한 것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이미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를 읽게 되면 좀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성별 임금 격차는 국가를 막론하고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다. 저자는 여러 연구를 두루 살피며 이런 경쟁심 차이가 개인의 특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성장 배경과 사회 분위기에 원인이 있음을 통찰한다. 그리고 성별 격차를 개선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회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또 어떤 조건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경쟁심을 보였는지를 실험을 통해 제시한다. 사소한 채용 조건 하나로 유능한 인재의 지원이 훨씬 늘어난다는 사실을 아는지? 구직자는 물론 중간 관리자, 그리고 CEO가 눈을 빛낼 연구들이 가득하다.
업무 효율을 높이려면 이렇게 하라!
똑똑한 관리자를 위한 행동경제학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반짝 생겼다가 사라지고, 건실하던 회사도 종종 위기에 처해 휘청거린다. 관리자의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저자는 성별 비율과 컴퓨터 알고리즘이 회사의 생존과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비엔나대 경제학과의 안드레아 베버 교수와 크리스틴 줄레너 교수의 실험은 여성 고용 비율이 낮은 회사들이 여성 고용 비율이 평균 수준인 회사들보다 1.5년 먼저 파산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인사 결정권을 가진 관리자들의 왜곡과 편견이 기업의 수익을 낮추고 생존 기간을 짧아지게 한다는 것이다.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여성 비율처럼 성별 간 직위 분할이 극단적인 경우는 직원 선발 과정이 기업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화를 원하지 않는 기업들은 그런 고집에 대한 대가를 분명하게 치른다.”
-「9장 여성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이 오래 간다」 중에서
인사 담당자에게 큰 재량권을 주는 것은 신규 직원의 자질과 근속 기간 측면에서 회사에 손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적절한 컴퓨터 알고리즘 사용이 관리자의 잘못된 선택을 줄일 수 있다. 토론토대 미첼 호프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알고리즘의 추천에 따라 채용한 직원들이 인사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채용한 직원들보다 근속 기간이 길었다. 연구는 데이터의 도움을 받고 활용하는 것 또한 관리자의 역량임을 입증한다.
한편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도덕에 민감하기도 하다. 한 콜센터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설사 자신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더라도 동료 직원이 불공정한 해고를 겪으면 업무 생산성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는 비교군과 대조하여 동료의 불공정한 해고를 목격했을 때 업무 생산성이 평균 11퍼센트 감소했는데, 이는 임금이 삭감될 때 감소하는 업무 생산성과 비슷한 수치였다. 즉, 회사는 이익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일 처리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커리어의 여러 단계에서 참고하고 적용할 만한 참신한 통찰력이 이 책에 가득하다.
지난 40~50년간 행동경제학 분야의 연구는 일상의 경제 문제부터 국가의 정책에도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론과 정책 사례로만은 우리의 일상을 움직이는 행동경제학의 힘을 느낄 수 없다. 이 책은 최신 연구를 통해 우리의 생활, 특히 직장에서의 사례로 행동경제학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도록 만든다. 개인의 역량과 경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직장인을 위한 행동경제학』은 당신이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마다 믿음직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티아스 수터(Matthias Sutter)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의 연구기관 막스플랑크 집합재연구소의 소장. 총 84개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연구기관으로, 3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노벨상 사관학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 명성과 수준이 높다. 마티아스 수터는 집합재연구소에서 실험경제학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쾰른대학교와 인스부르크대학교에서 실험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다. 1968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인스부르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독일 예나에 있는 막스플랑크 경제연구소의 연구 그룹 소장직을 거쳐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와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럽대학연구소에서 교수를 지냈다. 행동경제학과 실험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왕성하게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팀워크와 직장 생활의 행동경제학적 측면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옮긴이 : 방현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한국은행 은행감독원(현 금융감독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로 재직 중이다. 편집부, 사회부, 주간조선부, 국제부, 사회정책부 등에서 일했으며 논설위원으로도 있었다. 서울대학교 국제지역원(국제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치고, 한양대학교에서 ‘통화정책과 글로벌 임밸런스에 관한 연구’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부자들의 자녀교육』, 『중앙은행의 결정적 한마디』, 『J노믹스 vs. 아베노믹스』, 『코로나 화폐 전쟁』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며_왜 똑똑한 사람들은 이상한 행동을 할까?
1부. 커리어를 위한 행동경제학
01. 키가 클수록 연봉이 높다고?
02. 여성에게 더 깐깐한 입사 면접
03. 재택근무의 효과는 좋지만 당신의 경력을 망칠 수 있다
04. 사회성이 10년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그것도 아주 많이
05. 느슨한 연결 관계가 끈끈한 관계보다 중요하다
06. 일자리를 찾고 싶은가? 시간표부터 짜라
07. ‘Zappa’가 ‘Adams’보다 좋다
08. 인내심이 구직에 미치는 영향
2부. 채용과 인재 확보를 위한 행동경제학
09. 여성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이 오래 간다
10. 직원 추천 프로그램의 뜻하지 않은 효과
11. 인사 담당자보다 컴퓨터가 좋은 인재를 뽑는다
12. 왜 사장은 직장 메뚜기족을 좋아하지 않나
13. 인내심과 장기적 사고를 보여주는 지원자를 찾아라
14. 연봉 공개의 부정적인 결과
3부. 관리자를 위한 행동경제학
15. 관리자의 태도가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
16. 날씨가 더울 때 위험을 회피하고 나쁜 결정을 내린다
17. 관리자의 리더십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이직을 줄인다
18. 금융업이 신뢰도가 낮은 이유
19. 우리는 동료의 생산성에 영향을 받는다
20. 회사의 목표에 공감하지 못하는 직원은 생산성이 50% 낮다
21. 협력이 잘될수록 성공률과 생산성을 높인다
22. 직원이 결정에 참여하면 동기 부여가 되고 협력이 증진된다
23. 모범을 보이는 게 리더십이다
24. 이기적인 리더는 결국 이기적인 추종자를 낳는다
4부. 성별 차이와 임금 불평등에 관한 행동경제학
25. 여성은 위험 회피적이고 남성은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26. 경쟁심이 강한 사람의 소득이 높다
27. 경쟁심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28. 문화가 경쟁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29.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넛지
30. 여성이 경영진에 있으면 생산성과 매출이 올라간다
5부. 공정과 신뢰에 관한 행동경제학
31. 신뢰는 경제적 자산이다
32. 최소한의 감독이 회사의 실적을 높인다
33. 공정이 무너지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34. 공정에 호소하는 넛지
6부. 임금과 보너스에 관한 행동경제학
35. 보상이 좋으면 더 나은 결정을 내릴까?
36. 팀 보너스가 직원들을 더 열심히 일하게 한다
37. 누구도 평균 이하가 되고 싶지 않다
38. 내 성과 보너스로 동료 보너스가 깎이면 전체 성과는 떨어진다
39. 인센티브는 기업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
40. 동료를 방해하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지 마라
7부. 기업과 시장 윤리에 관한 행동경제학
41. 시장이 도덕성을 망가뜨린다
42. 인센티브에 따른 비윤리적 행동의 증감
43. 리더는 사소한 윤리 위반도 참아선 안 된다
44. 단순한 참견과 피드백이 변화를 이끌 수 있다
45. 왜 기업 내 위법 행위를 폭로하는 게 어려울까?
46. 나쁜 기업 문화는 정직한 직원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8부. CEO와 리더십에 관한 행동경제학
47. 관리형 CEO와 리더형 CEO
48. CEO가 관리자와 다른 네 가지 특성
49. 미래 지향적이고 절제력 있는 CEO의 기업이 더 혁신적이고 수익성도 높다
50. CEO의 카리스마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
옮긴이의 글_직장인을 위한 ‘알쓸’ 행동경제학
부록_핵심 다시 보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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