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런 바람에 실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었다.”
지리학자의 사진 지리 에세이
공주대학교 지리학과 김만규 교수의 사진 지리 에세이 『나도 그 섬에 가고 싶었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안식년을 맞아 방학 기간을 포함해서 15개월을 제주에서 살면서 다니고, 보고, 찍은 것을 정리한 것이다. 제주는 본토와 다른 별도 공간으로 가깝지만 따로 존재하고, 본토에 귀속되어 있지만 독립적인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난대아열대 식생과 화산지형이 자아내는 이국적 자연경관도 지니고 있다. 사진을 좋아하는 지리학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섬이다.
2010년 이후 인구가 증가해 온 제주는 본토에서 누리기 힘든 대안적인 삶을 찾는 이주자들과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이주한 문화이주자들의 정착지로 발전하고 있었다. ‘제주이민’으로 표현되는 이런 이주자가 증가하는 것 외에도, 코로나19 시국을 지나며 ‘제주 한 달 살기’ 열풍도 지속해서 불고 있었다. 그런 바람에 실려 저자도 아내와 함께 제주에 도착했다.
공천포에 자리한 부부는 제주에서 지내는 소소한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새해 첫 일출, 수확한 하귤, 매화와 동백도 사진으로 원 없이 담는다. 바람 많은 제주라는데 남원읍은 바람이 적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일기예보와 실제 하늘을 비교하면서 가끔 지리 생각도 한다. 올레길도 걷고 텃밭도 가꾸고, 숲길도 걷고, 한참 동안 참꽃도 구경한다. 미술관에도 가고, 갤러리에도 가고, 습지도 찾아간다. 삶을 찬양하며 시도 한 수 짓는다. 더할 나위 없는 일상에서 부지런히 여유를 즐긴다.
이 책에는 남들 다 아는 흔한 제주 이야기 대신에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서의 제주 이야기가 들어차 있고 이야기마다 그날그날의 사진이 자리한다. 프로 사진가인 저자는 난을 치는 마음으로 사진으로 매화와 동백을 치며 잔잔한 일상에 사진으로 컬러를 입혀 준다. 찐 감자에 천일염을 찍어 먹다가 강원도보다 생산량이 더 많은 제주 감자 이야기, 한경면 고산평야 감자밭 이야기, 김동인의 단편 소설 「감자」 이야기까지 나온다. 또 ‘성산일출봉이 언제 만들어졌냐면’ 하고 투 머치 토크를 일삼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던 ‘딴 얘기’처럼 흥미롭다. 듣고 나면 내가 알던 그 성산일출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가 부부의 소소하기 그지없는 하루하루 이야기에 그들의 작품과 알고 보면 재미있는 지리 이야기가 더해져 유쾌하게 다가온다. 사진 하는 지리학자와 걷는 길이 왜 특별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만규
1961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고려대 사범대 지리교육과, 동 대학원 지리학과,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대(TU. Braunschweig) 자연지리학과(Abteilung Physische Geographie)를 졸업했다(이학박사).
1998년부터 공주대 지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방방곡곡을 답사하고 있다. 한국지리정보학회 학술상(2011)을 수상했고 『핵심지형학』(2016)을 공동 번역했다. 공주대 교육정보국방대학원장과 안보과학대학 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지리학회와 사진지리학회 이사로 섬기고 있다.
사진가 단체인 V.W.I.(Visual Worship Institute) 소속 사진가이며 이사직을 맡고 있다. 2023 단체전 〈비움 너머 보이는 아름다움〉 (감독 V.W.I. 대표 함철훈,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 참가했고, 2024년 3월 아내 최미경과 부부 개인전 〈겨울 지나고 봄〉을 갤러리 나눔에서 여는 등 예술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
추천사
1. 공천포
공천포 새해 첫 일출과 올레 5코스 바다/ 텃밭과 동백꽃 대궐집/ 공천포 집 후원의 하귤을 수확하며
2. 서귀포 은비늘 금비늘 바다
서귀포 칠십리, 은비늘 금비늘 바다/ 남원읍 큰엉 해안 경승지를 기어오르는 현무(玄武), 거북이
3. 봄의 시작, 매화
한국 봄 첫 매화/ 시집가는 딸에게 줄 매화를 그리는 아버지 마음/ 봄의 전령사인 서귀포와 산청 매화 이야기
4. 제주도 기후 이야기
한 달 살기 좋은 제주 남원읍 겨울 기후/ 바람 적고 약한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제주시는 흐린데 서귀포시 남원읍은 맑은 어느 겨울날/ 언덕 너머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 황홀한 빛기둥
5. 일 년 두 번 제주 메밀
일 년 두 번 짓는 제주 메밀/ 제주 가을 메밀꽃 축제
6. 올레 6코스 길과 이중섭미술관
올레 6코스 길 따라 서귀진지 지나 이중섭미술관을 가다/ 500만 원에 판 이중섭의 ‘큰 그림’과 피난집 주인 초상화 이야기
7. 중산간 사려니오름 삼각지대
사려니-넙거리-머체, 오름 삼각지대와 머체왓숲길 발견/ 사려니숲길에 사려니오름이 있다? 없다?/사려니숲길 아닌 사려니오름 길 걸으며
8. 머체왓숲길들 걸으며
느쟁이밭과 머체왓숲길/ 머체왓 소롱콧길 서중천 습지/ 제주특별자치도 상징 꽃인 참꽃 군락지/ 머체왓 소롱콧길과 물영아리오름 중잣성
9. 삼달리, 하도리와 성산 신풍포구에서
제주의 진짜 아름다움을 담은 삼달리 김영갑갤러리/ 성산일출봉 주변 유채꽃 찾아 해안 길로 가다가 본 투물러스/ 올레 21코스 길 따라 하도리에서 본 것들
10. 밭담길과 중산간에서 만든 한국화 같은 사진 작품들
한국화 같은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눈 많은 2022년 겨울 제주/ 사진함이 내게는 또 하나의 예배 - 현무암 밭담과 밭담 사이에 눈보라 날리던 날 사진 하다
11. 고산평야와 가파도
고산평야와 제주 감자/ 수월봉, 차귀도와 다시 만난 고산평야 고가수조/ 봄이 오는 푸른 바람의 섬, 가파도 청보리 밭길에서 쓴 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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