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모든 발을 헛디디고 있으면 결국 그것도 걸음걸이가 된다”
박탈당한 공간에서 생존하고 활약해버린 이반지하의 말들
각종 매체를 넘나드는 현대미술가이자 퀴어로서 분투하는 글쓰기를 선보이며 독보적 영역을 확보한 작가 이반지하의 세번째 단독 저서 『이반지하의 공간 침투』가 출간되었다. 특유의 유머와 통찰이 담긴 퍼포먼스, 끊임없이 정상사회와 대결하는 예술행동으로 행보마다 주목을 모으는 그가 이번에는 ‘공간’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아무리 벗어나고 뛰쳐나와도 우리는 여전히 ‘공간’ 안에 있지만, 어떤 이들은 끊임없이 그곳에서 배제된다. 나쁜 장애인은 지하철을 박탈당한다. 성소수자 청소년은 학교를 박탈당하며 평범한 시민조차 공공도서관을 박탈당한다. ‘빈곤의 공간’과 ‘공간의 빈곤’이 만연한 사회에서 예술가 이반지하는 어떻게 자신만의 공간을 창출해왔을까.
서울시의회, 도서관, 대중교통 같은 공공의 공간부터 편의점, 스타벅스, 압구정 부촌의 목욕탕, 웨딩홀 등 사적 일상이 와글거리는 공간까지. 한껏 그를 밀어냈지만 결국은 예술가 이반지하에게 다시금 점거당할 수밖에 없었던, 오히려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사회의 구석구석을 말한다. 세상의 모든 ‘공간 상실자’들에게는 위안과 웃음, 용기를 전하는 한편, 우리가 박탈당한 공간을 특유의 신랄하고 자유분방한 문체와 삽화로 점거하고 재창출해버린다. '퀴어 예술가'이자 '노동자'로서 공간 속에 녹아들고 어느새 침투해버리는 자, 공간 빈곤과 차별의 세계에서 날카로운 생존자로 활약하고 어떻게든 침투하는 자, 이반지하의 치열한 자기이론적(autotheory) 기록이 여기에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반지하
가부장제와 퀴어성, 젠더와 매체의 경계를 가지고 놀며 작업하는 다매체 예술가이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겨우 졸업했다. 2004년부터 퀴어적 존재이자 현대 미술가로서 여러 매체와 플랫폼을 오가며 꾸준히 작업해왔다. 특유의 ‘생존자 유머’를 구사하며 기존의 질서 위에 아무렇지 않게 퀴어적 공간을 창조해내는 작업들을 통해 독자적인 퀴어미학을 발전시켜왔다. 작가의 활동명 ‘이반지하’는 퀴어의 의미를 가진 한국말 “이반”과 작가의 위태로운 생활공간이자 작업공간이었던 ‘반지하’를 결합한 이름이다. 2021년 퀴어가족시트콤 「으랏파파」의 각본을 썼고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공저) 등이 있다.
목 차
공간이란 │ 프롤로그 집게
1부 끼어버리다
방 안에서│쓸 것인가*삼단 도시락 안에서│인간과 기계 사이*현관 앞 전신 거울 옆 신발장 위│뭉크를 배치하다*교복 안에서│입음과 벗음 사이*빵집의 폐점과 신메뉴 사이│관계가 열리고 닫힐 때*호텔 지하주차장에서│노동의 쉰내*호텔에서│처음 만난 사람, 서경식*큰 병원에서│이렇게 오래 살아 있는 것은 예정에 없던 일이다*입원 병동에서│존나 빨리 온 미래*생활에서│보이지 않아야 쾌적하다*옷장 앞에서│옷장을 없애며
2부 밀려나가다
일터에서│전업 작가의 꿈을*목포항 근처 편의점에서│공공의 추억을 더듬다*도로 위에서│자가용 생활*몰에서│물건과 군중 속을 걷는 이유*울산 남목도서관에서│‘이반지하 반대’에 부딪히다*공공도서관 3층 여자 화장실에서│두둑한 앞섶을 수색하다*서울시의회에서│나쁜 성소수 되기*가수의 장례식에서│철 지난 힙을 애도하다*야구장에서│일반적 야구 사랑 *유튜브 속에서│성공한 야구 선수의 아내*으타벅스에서│머물다
3부 헛걸음도 걸음이다
진짜 웨딩홀에서│진짜 결혼식의 사회*경주에서│사치와 검소를 누리다*제주도에서│현무암의 경도*제주 바다에서│조금 착해진 것 같은 기분*깜란 바다에서│나도 인간임을 주장하다*남양주 돌비시네마에서│종이남성들과 조우하다*RG아트센터에서│무대 위 강간을 보다*전시장에서│전시가 끝나고*이 세상에서│저런 사람들*이 삶에서│나는 가난한가 부유한가
에필로그 ‘어디’가 아팠죠?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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