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24년 제3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
유쾌, 통쾌! 독창성이 빛나는 동시집
범상치 않은 기운으로 가득한 작품!
남다른 개성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용감하고 속 깊으며
시니컬한 아이의 입을 빌려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 준다.
‘전위적’, ‘실험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 심사위원 최승호, 허연, 황유원
동시의 지평을 넓힌「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국내 대표 시인들의「동시야 놀자」 시리즈 등 개성 있고 독보적인 동시집을 선보여 왔던 비룡소가 제3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 『선아의 기분은 록쇽쇽』을 출간하였다. 어느 때보다 작품 수준이 높았던 123편의 응모작 가운데 대상으로 선정된 이 동시집은 본인만의 유일무이한 고유성이 눈에 띄게 빛난다고 호평받았다. 특히 다른 동시와 확연히 구분되는 시니컬한 화자인 아이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누가 봐도 문제아 같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남다른 개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하지만 그런 남다름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용감하고 속 깊은 아이의 내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평했다.
통통 튀는 시어, 독창적인 시각,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총 42편의 동시가 3부로 나뉘어 수록되었다. 1부 「선아의 기분은 록쇽쇽」에서는 학교생활과 교우 관계를, 2부 「꽝꽝나무에 숨을래」에서는 가정과 일상생활을, 3부 「니하오, 말하는 몽실이」에서는 자연과 동식물을 소재로 한 시가 묶여 있다. “진주를 품기까지 입속에서 수많은 모래를 씹는 조개처럼, 어린이를 대신해 모래를 씹어 진주를 건네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시를 써 온 박진경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 진솔한 어린이의 속 시원한 한 말씀
어린이의 천진하고도 엉뚱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때론 말이 안 되고 이상해 보이는 것투성이다. 이런 마음을 아이들 눈높이의 시로 유쾌 통쾌하게 풀어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독자에게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 준다.
딸 딸 아빠 딸! /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 어서 아빠 보고 말해 봐 // 이럴 땐 정말 눈사람이 되고 싶다 // 딸 딸 엄마 딸! / 엄마 닮았나, 아빠 닮았나? / 어디 엄마 좀 봐 봐 // 이럴 땐 정말 꽝꽝나무에 숨고 싶다 // 누구의 딸도 안 하고 / 어디론가 딸 딸 딸 딸 굴러가 // 어디 한번 딸 찾아봐라! / 그러고 싶다 // 그러면 아빠랑 엄마랑 부둥켜안고 / 동네방네 딸 딸 딸 딸 우리 딸! / 하면서 나를 찾겠지? // 흥! -「이럴 땐 정말」 전문
돼지를 죽인 어른들이 돼지에게 빕니다 / 참다못한 어린이께서 한 말씀 하십니다 // “이게 말이 돼?” -「말이 돼?」 中
우리 아영이 걱정이다, 걱정 / 너도 이제 2학년인데… / 엄마, 뚝! / 하고 싶을 땐? 문경애 씨를 부른다 / 문경애 씨! 저, 완두콩 좀 더 주세요 // 우리 문경애 씨, 완두콩 찾느라 / 뚝! 그쳤다 -「뚝!」 中
사이좋게 지내면 좋을 텐데 이상한 질문을 하는 엄마 아빠가 이해되지 않는 아이(「이럴 땐 정말」), 동물권과 더불어 어른 사회의 모순을 짚는 아이(「말이 돼?」), 잔소리하는 엄마를 되려 뚝! 그치게 하는 법을 터득한 아이(「뚝!」) 등 자신이 처한 상황과 사회적 문제, 가정 내에서의 다양한 관계성에서 예리한 시선으로 나름의 의견을 당돌하게 내놓는다. 명석한 어린이는 세상의 밝은 면과 함께 씁쓸한 면도 일찌감치 알아채게 마련이다. 남들과 달라 속상할 때도 있지만, 이 동시집의 화자들은 숨김없이 진솔하게 자신의 모습을 내비친다. 학교에서 간혹 마음이 째깍째깍 씹히는 듯한 기분이 든 적 있는 아이에게 위로를 건네는 한편, ‘누구나 이럴 때 있지 않아? 나만 그런가? 내가 이상한가?’ 하는 듯한 시 속의 물음들은 가슴속에 비범함을 간직한 모든 어린이에게 공감과 용기를 심어 준다. 얼핏 짓궂고 삐딱해 보이는 물음에는 저마다 품은 보석처럼 빛나는 개성을 마음껏 뽐내도 좋다는 응원의 토닥임이 담겨 있다.
내가 선아를 만나고 록쇽쇽한 기분을 알게 되었듯
이 동시집을 읽는 어린이 친구들도 만날 수 있길!
저마다의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어린이들을,
남다름을 숨기지 않는 귀한 보석들을 말이야.
- 시인 박진경
■ 과감하고 자유로운 표현이 돋보이는 동시
엉뚱 발랄한 의성어, 의태어를 풍부하게 사용하여 입소리가 주는 미묘한 어감에 주목한 시어들은 곱씹을수록 소리 내어 읽는 재미를 준다. 글자가 지닌 물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구체시도 곳곳에 돋보인다. 기호를 조합한 이모티콘을 활용하는가 하면 글자 배열로 만든 케이크도 등장한다. 또 자유로운 연과 행의 구분으로 감정의 폭을 넓힌다.
두 // 두두 / 둑 // 두둑 / 뚜두둑 / 뚝 / 뚝. 뚜두둑뚝. 뚝 뚝 / 뚜두두두 뚝 뚜다다닥 뚜두뚝따따다닥! / 으 다 다 닥 ----------- 뛰어! -「비 온 다!」 전문
「비 온 다!」에서는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 소리와 형태로 재치 있고 신선하게 펼쳐 보인다. 리듬감을 살려 소리 내어 따라 읽어 보면 풍성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빗소리에 이어 친구들과 함께 비를 피해 소란하게 뛰어나가는 아이들의 외침이 더해져 활력 있는 이미지를 생생히 불러일으킨다.
또 맛깔나는 지방 사투리와 입말체를 살린 시어를 사용해 입에 감기는 말맛과 정겨운 정서가 담뿍 담겼다. 바다를 압축해 만든 까만 네모 한 장을 밥 싸서 호롤롤 쏘오옥 후딱 묵어 삐면(「바다.zip」) 할머니의 푸짐한 마음이 한결 더 포근히 다가온다.
■ 세상을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게 비추는 일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간장 작가의 귀엽고 담백한 그림은 아이들이 시를 더욱 쉽고 가뿐하게 느끼게 해 준다. 부드럽고 연한 색감이 눈과 마음에 편안하고 촉촉하게 와 닿는다. 동식물과 사물을 의인화해 동그란 눈동자와 익살맞은 표정, 유머러스한 말풍선을 덧붙인 그림들은 생명력이 불어넣어진 자연물과 정물들이 서로서로 안부를 묻고, 오늘도 안녕한지 다정한 인사를 나누는 동시와 잘 어우러져 온기를 한 겹 더해 준다. 자연이 오손도손 나누는 속삭임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낸 그림은 세상을 따사롭고 사랑스럽게 비춰 보여 주며, 동시와 더불어 생명과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도록 안내해 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진경
2017년 《실천문학》 신인문학상 시 부문 수상, 201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문학(시) 부문 차세대 예술인으로 선정되어 『여덟 개의 빛』을 출간했으며, 2023년 『선아의 기분은 록쇽쇽』으로 제3회 비룡소 동시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린이 : 간장
친환경 사회적 기업 등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엉덩이 올림픽』, 『달밤 수영장』, 『쌀이 말했어』, 『엉뚱한 문방구』가 있고, 그린 책으로는 『요괴술사 노앵설』, 『오리 부리 이야기』, 『엉덩이 심판』, 『충치 요괴』 등이 있다.
목 차
1부 선아의 기분은 록쇽쇽
지각 6
사과 8
찌으익, 팟! 10
흥칫뿡 12
최예린이 봐라! 14
닮고 싶은 말 16
세종대왕님께 18
글자빵 20
록쇽쇽 22
째깍 악어가 사는 숲 24
어디에 버리지? 28
청소비 30
야외 스케치 32
옆 34
2부 꽝꽝나무에 숨을래
콜라 38
말이 돼? 40
이럴 땐 정말 42
뚝! 44
안 들키려고 46
파앙파앙 양파 48
대피 소동 50
밤식빵 52
누? 54
됐다 고마 56
바다.zip 58
가자미얏! 60
어르신 62
귀팝꽃 64
3부 니하오, 말하는 몽실이
선인장 물 주기 68
비 온 다! 70
안부 72
몰랐지? 74
콩새 선언 76
림림림 기린 78
몽실 80
바다 할머니 82
노랑부리저어새 84
마지막 경주 86
봄봄 88
무지개 오는 소리 90
아침 인사 92
하루 94
시인의 말 96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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