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랑하고 헤어지고 스쳐 지나가고 엇갈리는
그 여자 그 남자의 이야기
『안녕, 나의 그대』는 작가와비평이 선보이는 ‘일본문학 컬렉션’의 여섯 번째 이야기다. 이번 편은 사랑하고 헤어지고 스쳐 지나가고 엇갈리는 남녀의 로맨스 모음집이다. 일본 근대문학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가진 감정 중 가장 복잡하고 미묘한 것은 단연코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 안에는 행복, 기쁨, 슬픔, 좌절, 분노, 절망 등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들의 관계성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나의 사랑이 누군가에겐 불행으로 여겨질 수 있고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으며, 설렘으로 시작한 감정이 집착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사랑이 가진 다면적인 성격을 빼어난 문체로 서술한다.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섬세한 감성이 ‘사랑’이라는 추상적 정서를 어떻게 구체화하였는지에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색다른 독서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구성은 작가별로 나누어져 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고사카이 후보쿠, 나카지마 아쓰시, 오카모토 가노코, 이토 사치오까지 7인의 작품을 로맨스 주제에 맞게 엄선하였다. 여러 이야기 중 특히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가을」은 애틋함과 후회, 질투, 공허함 같은 감정들을 절묘하게 표현하여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여동생에게 양보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주인공의 심리를 가을의 풍경에 빗댐으로써 아련한 느낌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이외에도 순애보이지만 불륜이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착각 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이야기, 사랑의 절정과 파국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로맨스는 제일 흔하고 뻔하면서도 가장 특별한 장르이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독자들의 열렬한 애정을 받아왔을 것이다. 『안녕, 나의 그대』 속 백 년 전의 사랑 이야기들은 시대의 관습이나 표현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는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단 사실을 깨닫게 한다. 사랑이 더욱 귀해진 요즘, 시대를 뛰어넘어 울림을 전하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선물로 다가가길 기대한다.
작가 소개
다니자키 준이치로
1886년 도쿄 니혼바시에서 태어났다. 제일 고등학교를 거쳐 도쿄 제국 대학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퇴학당했다. 1910년 『신사조(新思潮)』를 재창간하여 「문신」, 「기린」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했고, 소설가 나가이 가후로부터 격찬을 받으며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1915년 열 살 어린 이시카와 치요코와 결혼했는데, 시인인 친구 사토 하루오가 그의 부인과 사랑에 빠지자 아내를 양도하겠다는 합의문을 써 『아사히신문』에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문화 예술 운동에도 관심을 가진 그는 시나리오를 써 영화화하고 희곡 『오쿠니와 고헤이』를 발표한 뒤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24년 『치인의 사랑』을 신문에 연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검열로 중단되었다.
1942년 그는 세 번째 부인이자 그가 희구하던 여성인 마쓰코와 그 자매들을 모델로 『세설』을 쓰기 시작했다. 간사이 문화에 대한 애정이 짙게 배어 있는 『세설』은 몰락한 오사카 상류 계츨의 네 자매 이야기, 특히 셋째인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당시의 풍속을 잔잔하게 전하는 풍속 소설이다. 1943년 『중앙공론』 신년호와 4월호에 게재되었고 7월호에도 실릴 예정이었으나 <시국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가 금지되어 전후에야 비로소 작품 전체가 발표되었다. 훗날 마이니치 출판문화상과 아사히 문화상을 받았다. 1948년에는 제8회 문화 훈장을 받았고 1941년 일본 예술원 회원, 1964년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문학예술 아카데미의 명예 회원에 뽑혔다. 1958년 펄 벅에 의해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이래 매년 후보에 올랐으며 1965년에 8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는 『치인의 사랑』, 『만』, 『킨쇼』, 『열쇠』, 『장님 이야기』, 『미친 노인의 일기』 등이 있고,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를 현대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목 차
다니자키 준이치로
문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가을
게사와 모리토
다자이 오사무
굿바이
은어 아가씨
고사카이 후보쿠
연애 곡선
나카지마 아쓰시
협죽도와 여인
오카모토 가노코
여름밤의 꿈
창문
불쌍한 사모님
이토 사치오
이웃집 아내
역자 후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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