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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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쿠로노 신이치
출판사항미래인, 발행일:2024/09/10
형태사항p.207p. 국판:22cm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8394987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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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0만 베스트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작가 신작


각자도생의 시대, 평범한 내일을 꿈꾸다

부조리한 세상을 견디는 작은 이들에 대하여


지금 십대는 어떤 마음으로 현재를 견디고 있을까? 숨쉬기 어려울 만큼 가파르고, 저마다 남모를 마음을 숨겨 둔 건 아닐까. 작가 쿠로노 신이치는 이러한 청소년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내거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작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는 중2병 소녀의 좌충우돌한 이야기로 1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여전히 많은 청소년에게 읽히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열일곱의 미리보기』는 각자도생이 기본값이 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아슬아슬한 이면을 담았다. 그러나 소설은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열일곱의 내일에도 희망이 있을 거라는 응원을 함께 보낸다.


갑자기 아빠가 증발하고, 아쓰미는 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다. 그나마 소꿉친구인 유타로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임을 알게 되며 서로 의지한다. 어느 날 유타로가 대도시로 일하러 간다며 아쓰미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하고,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내일로 향한다.


『열일곱의 미리보기』는 청소년 시기의 한 시점인 열일곱 살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등장인물은 “낙오자 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걸까”라고 묻거나 “지금보다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어른들이 만든 부조리한 세상을 나름의 희망과 의지로 버티는 아이들. 이 작품은 주변을 둘러보면 만날 수 있는 열일곱에게 괜찮은 미래가 있으니,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며 손을 내밀고 있다.


본편을 보기 전에 결말을 알 수 없다

열일곱은 삶의 ‘미리보기’


아빠가 증발했다. 주인공 아쓰미의 말처럼 ‘사람이 액체도 아닌데 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집에 오지 않는 사람에게 증발했다는 서술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열일곱의 미리보기』는 아쓰미의 시점으로 아빠의 증발이 기폭제가 되어 이야기가 뻗어 간다. 하지만 이런 구도를 작가는 역순으로 비틀어 보여주기에 이른다.

책의 차례를 보면 <지금, 자동재생>, <열일곱, 미리보기>, <스물여섯, 건너뛰기> 순서로 진행된다. 그래서 독자가 책을 펴자마자 마주하는 건 현재 스물여섯 살이 된 의사 아쓰미다. 이야기는 지금 ‘여기’ 아쓰미가 환자로 온 열일곱 살의 미카에게 들려주는 회상으로 펼쳐진다. 마치 『열일곱의 미리보기』 제목처럼 삶을 ‘미리’보는 과정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럼 선생님은 대체 어떻게 의사가 된 거죠?”

“그냥 공부했을 뿐이야.”

“공부뿐이라고요? 저, 선생님 이야기 더 듣고 싶어요. 젊었을 때 어떻게 살았어요?”

“지금도 젊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10대에서 20대 초에 걸쳐서 말이에요. 선생님이 살아온 인생이 너무 흥미진진해요.”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미카의 정신 치료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미카의 고집이 세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미카의 바람대로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결심했다. 미카의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니 내 이야기에 자극받아 자기 내면에 있는 악과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p.14


현재 시점에서 아쓰미의 마음을 가늠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아쓰미가 어떠한 일을 겪었으며 그것이 현재까지 영향이 미쳤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구간에 진입했음을 느낀다. 바로 이어지는 <열일곱, 미리보기>은 과거 시점으로 서두에서 언급한 증발해 버린 아빠를 둔 열일곱 살 아쓰미가 나온다. 그리고 소꿉친구인 유타로가 등장한다.



집 근처에 사는 동갑내기 유타로는 나의 어린 시절 소꿉친구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를 계속 같이 다녔고, 고등학교 2학년인 현재는 같은 반이다. 우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바깥에서 떠들며 놀고는 했었다. 그 당시 유타로는 지금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가냘픈 남자아이였는데 중학생 때부터는 서로를 의식하게 되면서 교류가 끊겼다. 이후 고등학생이 되며 다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p.28


열일곱 살 아쓰미는 자신의 한 시절을 촘촘하게 되비춘다. 인물의 감정선은 고스란히 독자에게 와닿아 그 시절 아쓰미와 유타로를 그려보게 한다. 본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결말을 읽기 전까지 예측할 수 없는 그들의 삶을 품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을 버티며 내일을 들여다보다

함께 손을 맞잡았지만 홀로 일어서는 열일곱


가족의 품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기에 반대로 아픔을 겪고 있다면 그 아이는 어디에 기대야 할까. 아쓰미는 증발해 버린 아빠를 대신해 남은 가족인 엄마와 여동생 유미를 책임지게 됐다. 학교생활이 끝나면 아르바이트하러 갔으며 장보기와 저녁밥 준비도 도맡았다. 가족이니까 당연한 거라 여겼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족의 태도는 달랐다. 엄마와 유미는 아쓰미에게 주어진 것 이상의 것을 바랐다. 친구 유타로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는 상당했다. 둘은 현실에 부딪히는 것들에 답답함을 느꼈다.


엄마는 결코 대놓고 말하고 있진 않지만, 내가 돈을 벌어 오길 기대하는 게 분명했다. 물론 나 자신도 아르바이트하겠다고 말했고, 그때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었다. 그게 벌써 한 달 전의 일이었다.

“미안해, 엄마. 나도 여기저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는 있는데 연락해 오는 곳이 없어.”

“엄마는 지금 너한테 일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야. 고등학생의 본업은 학업이니까,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제대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하지만 아쓰미가 자발적으로 뭔가를 하겠다면 엄마는 굳이 말리지는 않을 거야.”

p.48


“참, 너 학교는 그만둘 거야?”

지금까지 유타로의 출석 일수로는 3학년 진급은 위태로웠다.

“응?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만둬야겠지. 난 공부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또 이 학교는 공부할 분위기가 아니잖아. 게다가 돈도 벌어야 하고. 동생들은 한창 자랄 나이라서 옷 같은 것도 금방 다시 사야 하더라고.”

p.68


열일곱 살을 떠올렸을 때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 학교생활 같은 말들이 연상된다. 하지만 아쓰미와 유타로에게는 그 외의 것들이 뒤따른다. 오늘을 살아간다는 생각 자체가 인물들에게는 힘겨운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란 울타리를 고민하게 만듦으로써 열일곱 이란 나이 넘어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도 심어준다.


어쩌면 ‘평범한’ 미래를 꿈꾸는 십 대를 위하여


우리가 미래를 볼 수 있다면 현재에 좀 더 힘낼 수 있을까? 청소년은 큰 틀에서 입시를 위해 학교와 학원, 과외를 다니며 쉼 없이 공부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어른이 되는 방법을 배우지는 않은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연스레 어른이 됐으며 그러니 어른답게 행동해야 했다.


“사실 나 내일 도쿄로 출발해. 급하게 인력이 필요한가 봐. 그래서 아쓰미에게 인사하려던 참이었어.”

유타로는 코로 크게 숨을 쉬었다.

“아, 벌써 가게 됐구나. 언제 돌아오는 거야?”

“모르겠어. 그 회사에 이미 고등학교를 중퇴했다고 거짓말했거든. 만약 그쪽에서 자리 잡으면 안 올지도 몰라.”

“그럼 유타로하고 다시는 못 만나는 거야?”

“아쓰미.”

유타로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물었다.

“나하고 같이 도쿄 갈래?”

“갈게.”

이렇게 바로 대답한 것에 놀란 사람은 유타로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p.123


유타로는 도쿄 공장으로 일을 하러 가게 됐다. 그래서 아쓰미에게 함께 갈 것을 물었다. 아쓰미는 현실의 갑갑함에 흔쾌히 답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쓰미와 유타로는 스스로 어른이 되는 방법을 찾아간 것 아닐까.

『열일곱의 미리보기』 속 둘의 여정은 호기롭게 시작됐다. 소설은 가파르면서도 밀도 있게 이야기를 다룬다. 책을 읽다 보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규칙과 부조리한 현실들을 대면한 인물들의 움직임에 멈칫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떤 시각으로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메시지를 읽게 된다. 어쩌면 여태 남들처럼, 그렇게 했으니까, 라며 과거를 지나친 것 아닐까? 고민은 아쓰미와 유타로만이 아닌 독자인 우리에게 미래를 대하는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 같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쿠로노 신이치 

저자는 청소년의 시선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쓰며 독자와 소통한다.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에피소드를 찾아내 경쾌하게 풀기도 하고, 심각한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도 한다. 전작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는 여전히 널리 읽히고 있다. 그 밖의 저서로는 『마스코 씨의 정원』 『행복한 초대』 『한계취락 주식회사』와 『갈매기 유치원』 시리즈 등이 있다. 2005년에는 『A Happy Family』로 키라라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옮긴이 : 이미향 

고려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공부했다.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동경대학교에서 9년간 연구원 과정을 거친 뒤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꾸준히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현재는 출판 번역 에이전시 유엔제이에서 도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힌트, 하늘을 나는 교실』 『왕따시키는 친구에 펀치 한 방!』(출간 예정) 등이 있다.

목 차

지금, 자동재생


열일곱, 미리보기


스물여섯, 건너뛰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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