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네 응원레시피

이름 없는 꽃을 찾아 오솔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발길이 끊어진 곳에서 풀이 우거져 길을 잃었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의 울음 따라 오래 걸어 들어갔지요. 깊이 들어갈수록 들꽃들로 넘쳐났습니다.

처음 보는 들꽃들 사이로 옹달샘 하나 숨어 있었지요. 누구에게도 들킨 적 없는 옹달샘은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처음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는 옹달샘, 나는 옹달샘의 처음이 되어 무릎 꿇고 기도했습니다.

옹달샘 곁에 오래 머물며 옹달샘의 눈이 되어 옹달샘을 읽으려 했지만 볼 수 없는 날이 길어졌습니다. 옹달샘의 귀가 되어 옹달샘의 노래를 들어보려 했지만 들리지 않는 날이 길어졌습니다. 옹달샘이 나이길 내가 옹달샘이길, 옹달샘 한가득 내려앉은 하늘 위에 새겨보곤 했습니다.

옹달샘이 나에게 조금씩 흘러들고 내가 옹달샘으로 조금씩 흘러들어 옹달샘의 노래가 나지막이 들려왔습니다. 들여다볼수록 더욱 맑아지는 옹달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나 무릎 꿇는 날이 더 길어질 것입니다. 내 안의 옹달샘이 흐려지지 않도록, 더욱 옹달샘다워지도록

소행성이 지구를 흔들어 깨우던

여름밤에

- 작가의 말 -

지은이 : 최지원

2016년 계간 《시산맥》 등단, 11회 최치원 신인 문학상

2019년 16회 황금펜 아동 문학상

2020년 대구 출판 지원금 수혜

2021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금 수혜

2023년 아르코 창작 발표 지원금 수혜

2023년 제6회 김명배 문학상 수상

2024년 대구문화예술 창작지원금 수혜

동시집 『초승달 지팡이는 어디에 있을까』,

『목련이네 응원레시피』(2024, 시산맥사)

시집 『얼음에서 새에게로』

1부

부메랑은 연습벌레 13

괜찮아, 울지 마 14

코끼리 17

바람개비 19

목련이네 응원레시피 20

개미 22

눈물 보따리 23

오징어는 오글오글 24

기린은 못 말려 25

나무의 유산 26

내 친구 칸나 27

꽃은 28

개구리 31

열대야 33

나 잡아봐라 34

2부

호수의 나이 38

시계는 아침부터 40

어금니 41

여기가 어디지 42

아무도 모르는 일 44

꽃 항아리 46

콩들이 뭉쳤다 47

봄은 파티셰 49

탁구공 50

엄마의 바다 51

시계의 고백 52

침대 고르기 53

텃밭 지진 54

강아지의 혀 55

벚꽃 기차 57

오리에게 귀 기울여 봐 58

3부

앵무의 겨울 편지 63

잠시 놀면 안 될까 64

지네 65

가을밤 66

고드름 67

별 68

서로 둥지 70

걱정따개비 71

쥐 때문에 72

나무들의 하울링 73

다독다독 묻어주었다 74

고슴도치 달래기 76

우리 동네 불어터져요 78

엄마 오리는 어디 있을까 79

? 81

4부

부채의 큰소리 84

안개 배는 크다 85

꼬리 하나로 86

함박눈 88

사근사근 스카치테이프 89

참새 90

골목은 소화 중 92

생각 익히는 나무 93

나무의 가위바위보 95

밤을 꿰매는 가로등 96

벌들에게 물어봐야지 97

풍년이 왔네 98

햇살 바느질 100

공의 도전 101

앵무의 봄 편지 102

영역동시

Boomerang is a Practice Bug 106

Elephant 107

AllRight, Don’t Cry 108

Magnolia Family’s Cheering Recipe 109

Age of the Lake 110

A Flower Jar 111

A Star 112

I Buried it Patting On its Back 113

I Wonder Where Mother Duck Has Gone? 114

Big Snowflakes 115

A Sparrow 116

A Ball’s Challenge 117

The Spring Letter Of a Parrot 118

■ 발문 _ 김성민(동시인)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