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중국에 온 달마는 양무제를 만나 이런 질문을 받았다.
“수많은 절을 짓고 스님들을 공양한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그런 건 아무 공덕도 되지 않습니다.”
“불법의 오묘한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너무나 확실해 거룩할 것도 없습니다.”
“내 앞의 당신은 누구입니까?”
“모르겠습니다.”
달마는 더 이상의 대화를 포기하고 소림굴로 들어가 9년간 면벽한 채 나오지 않았다.
20여 년째 안성 무무산방에서 귀범전가의 삶을 살아가는 황청원 시인이 달마가 2천 년이 지난 오늘 안성으로 온다면 어떤 말을 할지 시로 썼다. 후배 화가 김양수는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예를 들어 요즘 무엇을 깨달았냐고 물으면 시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어느 땐 부처를 머리에 이고/ 어느 땐 부처를 발아래 밟고/ 어느 땐 부처를 마음에 품고”(88-89쪽, 「오도송」) 그러면 화가는 정과 망치를 든 달마가 불상을 새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가 찾아왔다 돌아가면 어떤 마음일까. 시인의 속내는 이렇다.
“본 지 오래다/ 그래도 차마/ 하기 어려운 말/ 참 그리웠다”(16-17쪽, 「중생심」) 화가는 그 마음을 새 두 마리가 꽃을 들고 희롱하는 걸 우두커니 바라보는 달마로 표현한다.
다리가 불편한 시인을 휠체어에 태우고 달을 쳐다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처연하고 다정하다.
“중생일 때도/ 부처일 때도/ 어디든 함께 간다”(154-155쪽, 「도반」)
소림굴에 들어간 달마는 무엇을 했을까. 전설은 면벽 9년이라고 하지만 시인과 화가는 시를 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화가는 달마가 동굴 속에서 헤드랜턴을 이용해 시를 읽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은 사무치는 마음을 시로 쓴다. “혼자 시 읽는 밤 마음이 고요하다/ 막힌 산도 없이 사는 길이 보인다”(150-151쪽, 「시 읽는 밤」)
이런 그림도 있다. 빨래를 한 달마가 빨랫줄에 옷가지를 너는데 그 옆에는 새가 날아와 깃털을 말린다. 시인의 묘사가 정답다.
“긴 빨랫줄에 빨래를 널자 높새바람 살랑 분다/ 살면서 얻은 그 젖은 시간들 새처럼 푸덕댄다/ 오늘은 새가 물기 서린 깃털 말리듯 나를 말린다”(106-107쪽, 「빨래 끝」)
놓칠 수 없는 장면 하나 더. 달마가 등 뒤에 꽃 한 송이를 감추고 누구에게 전해주려고 한다. 저 꽃을 받을 사람은 누구일까.
“오랫동안 키워 활짝 피워낸 꽃/ 어느 누구에게나 줄 수 없는 꽃/ 스스로 깨달아야 볼 수 있는 꽃”(136-137쪽, 「마음꽃」)
황청원 시인과 김양수 화가가 펴낸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책만드는집, 2025)는 73편의 시와 달마화가 짝을 이루고 있다. 글자 그대로 시그림집. 황청원 특유의 명상이 담긴 짧은 시에 김양수가 새롭게 해석해 그려낸 달마도는 시를 읽고 그림을 감상하는 독자에게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시인 황청원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동국대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우리나라 새벽안개』 등 여러 권의 시집을 냈고 오랫동안 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다.
화가 김양수는 동국대와 중국 중앙미술대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선시화집 『산 아래 집을 짓고 새벽별을 기다린다』를 냈다. 지금은 진도 이견토굴에서 작업 중이다.-홍사성 시인, 『불교평론』 주간
작가 소개
황청원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이 됐으며 화엄사 법주사 경국사에서 수행한 적 있다. 시집 『우리나라 새벽안개』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늙어서도 빛나는 그 꽃』 등과 『칡꽃 향기 너에게 주리라』를 비롯해 여러 권의 산문집을 냈다. 오랫동안 방송 진행자 일을 했고 노래시 「소금장수」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김양수
1960년 전라남도 진도의 한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품었던 자연은 내면 깊숙이 자리 잡으며 즐겨 다루는 그림과 글의 소재가 되었다. 더불어 생(生)의 근원 찾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어린 시절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자연은 결국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요체(要諦)이자 동체(同體)이기 때문이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얻은 깨침을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 《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 등의 시화집으로 흔적을 남겼다. 2001 시(詩)를 그리고 싶은 마음(중국 하남성낙양박물관), 2005 먹물 한 점 찍어 붓을 들면 그들이 웃을까?(학고재), 2014 그래, 바람인 듯 함께 가자(일본 동경 모차르트갤러리), 2018 물길 따라갔더니 꽃피었더라(오카자키 시립미술관), 2022 아 매화불이다(통도사성보박물관) 등 다수의 전시를 했다.
한때 모교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에서 제자들과 함께 진정한 화가의 길을 고민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진도에 낙향, 여귀산 자락에 적염산방(寂拈山房)이라 이름 붙인 작업실에서 무한의 열정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차 한잔 마시며 참구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목 차
시인과 화가의 말
푸는 시
소년이 나에게 /중생심 /좌선하는 밤 /달과 새 /무소유 /지는 꽃이 나를 보고 /화애 /그냥 꽃잎을 쓸다 /그가 웃으면 /달 따기 /입정 /꿈속 연못 /길을 따라서 /환희심 /더 낚을 것 없을 때 /문득 /깨달음 /비에 젖는다는 것 /무우수 /당신은 /불이 /산은 그대로다 /무애자재 /용담꽃 /용맹정진 /무당벌레 /연밥 /여럿이 /생사 /휘파람새를 찾아서 /경책 /괭이갈매기 /화두 들다 /개구리 /둘 아닌 하나일 때 /그 사람 /인연에 대하여 /오도송 /흘러가는 강물이 /온종일 /슬플 땐 /먼 길 /나는 가끔씩 노래하지 /향내 /요즘 나는 /홍매화 /빨래 끝 /산공 /똑 똑 똑 /길을 놓치고 /가시 끝에도 꽃 핀다 /방생 /혼자 자라지 않은 나무 /꽃이 꽃을
122 • 블루우산이라 부르셨지요 /열반 /스스로 묻기 /바다로 가보세요 /그곳 /동백꽃에게 /가실아 /마음꽃 /길 /제주도 수선화 심어놓고 /홀로 앉아 /정토 /혹여 /보시 /시 읽는 밤 /사라진 길 /도반 / 맺는 시
역자 소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