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라디오 한 대가 나라의 목소리가 되기까지,
방송 100년은 사람과 시대의 기록이었다
JODK 호출부호, 단파방송 연락운동, 해방의 마이크, 전쟁 속 피란방송, 민영방송의 탄생, 언론통폐합, 한류와 종편, UHD와 방송박물관의 과제까지―한국 방송의 한 세기를 사건·인물·프로그램·사료로 되짚는다.
방송은 어떻게 한 시대의 목소리가 되었는가
1927년 2월 16일 경성방송국의 정규방송으로 출발한 한국 방송은 식민지와 해방,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와 다매체 시대를 거치며 사회의 중심 매체로 성장했다. 『한국 방송 100년사』는 이 100년을 단순한 연도와 제도의 목록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시험방송의 현장, 호출부호의 의미, 방송 직종을 개척한 사람들, 사라진 방송국과 살아남은 프로그램, 제도를 둘러싼 갈등을 연결해 방송이 시대와 함께 움직여온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서장에서 한국 방송의 기원과 역사서 편찬의 흐름을 짚은 뒤, 192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를 열 개 장으로 나누어 전개한다. 마지막 종장에서는 지상파의 하향세와 재원 위기, 공영방송 체제의 문제를 살피며 한국 방송이 다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 혁신을 제안한다.
조선일보 사장실의 홑이불 방음실, 방송의 시작은 뜻밖의 풍경이었다
정규방송이 시작되기 전, 방송은 실험과 공개시험의 형태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1925년 조선일보는 사장실에 홑이불로 방음장치를 하고 마이크를 설치했다. 공회당과 우미관에는 수신기를 놓았고, 명창의 소리와 해금 연주가 전파를 타자 수천 명의 시민이 새로운 매체에 매혹되었다. 책은 이러한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방송의 탄생’을 추상적인 기술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처음 소리를 공유한 문화사로 되살린다.
JODK의 네 글자에는 식민지 방송의 모순이 들어 있다
경성방송국의 호출부호 JODK는 단순한 식별기호가 아니었다. 일본 본토의 호출부호 체계와 식민지별 호출부호가 달랐던 상황, 경성방송국이 일본의 네 번째 방송국처럼 ‘JO’를 부여받은 경위, 뒤이어 부산방송국이 JBAK를 사용하게 된 사정을 따라가면 방송망의 확장 속에 내재한 식민 통치의 논리가 드러난다. 여기에 단파로 해외 소식을 듣고 전한 방송인들이 체포·투옥되고 옥사한 ‘단파방송 연락운동’까지 더해져, 전파가 통치의 수단인 동시에 저항과 정보의 통로였음을 보여준다.
해방의 환호도, 전쟁의 참상도 라디오 통해 퍼져나가
1945년 일본 천황의 항복 선언과 해방의 함성은 라디오를 통해 퍼졌다. 미군 진주와 함께 일본어 채널이 한국어 채널로 바뀌었고, 국영방송 체제가 본격화했다. 이어 6·25전쟁은 방송시설과 방송인을 동시에 파괴했다. 책은 피란방송의 열악한 환경, 남산방송촌의 건립, 전쟁 중 사망하거나 납북된 방송인들을 사료와 기록을 통해 추적한다. 한덕봉을 비롯해 저자가 파악한 납북 방송인 28명의 기록은 거대한 역사를 개인의 이름으로 되돌려놓는다.
한 개인의 발상에서 시작된 최초의 TV, 민영방송은 어떻게 태어났나
1950년대에는 CBS 기독교방송, HLKZ-TV, 부산문화방송 등 새로운 방송 주체가 등장했다. 특히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 HLKZ-TV는 미국 RCA의 한국 대리점을 운영하던 황태영의 발상과 기자재 도입에서 시작되었다. 1960년대에는 MBC, 동아방송, 라디오서울·동양방송이 잇따라 출범하며 상업방송 경쟁이 뜨거워졌다. 프로그램, 인력, 송신시설을 둘러싼 경쟁의 현장을 통해 한국 방송산업이 형성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다.
공영방송의 출범과 언론통폐합―성장과 상처가 한 시대에 겹쳐
1973년 한국방송공사의 출범은 KBS가 국영방송에서 공영방송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었다. 여의도 청사 건립과 전문 인력 확충은 새로운 방송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1980년 언론통폐합은 민간방송을 해체하고 공영방송 단일체제를 만들었다. TBC와 DBS의 채널과 인력이 KBS로 흡수되고 MBC가 공영화되는 과정은 오늘날 방송제도의 뿌리를 이해하게 한다. 이 시기 《전국노래자랑》, 《TV문학관》, 《추적60분》, 《전원일기》, 《조선왕조 500년》 등 오랫동안 기억되는 프로그램들이 탄생한 역사도 함께 담겼다.
《겨울연가》에서 종편과 UHD까지, 방송의 무대가 국경과 플랫폼을 넘다
1990년대의 다매체·다채널화, 2000년대의 한류, 2010년대의 종합편성 채널과 UHD 방송은 방송의 경계를 크게 바꾸었다. 《가을동화》와 《겨울연가》가 아시아에 한국의 이미지를 심었고, 교육방송은 전쟁기 ‘라디오 학교’에서 출발해 독립적인 방송공사로 성장했다. KBS의 우리말 이름 ‘한국방송’이 탄생한 과정, 월드컵 거리응원과 방송, 지상파 최초 UHD 본방송도 한 시대의 변화로 연결된다.
100주년을 앞둔 방송에 없는 것―박물관, 인물사, 그리고 미래 제도
이 책의 시선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방송 사료가 흩어지고 사라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한국 방송박물관 건립과 방송 인물사 연구를 100주년의 핵심 과제로 제시한다. 종장에서는 인터넷·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의 확산과 지상파의 재원 위기를 진단하고, KBS·MBC·EBS를 둘러싼 공영방송 제도를 시대에 맞게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송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 곧 방송의 다음 세기를 준비하는 일이라는 문제의식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작가 소개
김성호
1970년 KBS 방송직(아나운서) 공채로 입사해 아나운서, PD, 연구원, 편성, 정책, 지역방송국 등 방송 현장의 여러 직종과 부서를 거쳤으며 KBSi(인터넷) 사장을 지냈다. 이후 대학에서 약 10년 동안 교수로 재직했고, 대학을 떠난 뒤 한국 방송사 연구와 사료 정리에 전념했다. 『한국 아나운서 통사』, 『한국 방송기자 통사』, 『소장 사료를 통해 본 한국 방송 역사』 등을 펴냈고, 2017년 KBS의 『한국 방송 90년 연표』를 집필했다. 이상의 소개는 책의 「머리말」과 본문에 적힌 내용만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목 차
서장 한국 방송의 기원 고찰
제1장 경성방송국 개국―방송의 탄생
제2장 1945년 해방과 서울중앙방송국의 등장
제3장 1950년대: 한국 방송의 변화상 고찰
제4장 1960년대: 민영 상업방송의 탄생과 KBS의 변화
제5장 1970년대: 공영방송 창립기 및 상업방송 성숙기
제6장 1980년대: 한국 방송 재편기 및 확충기
제7장 1990년대: 방송 다원화기 및 KBS 공영방송 도약기
제8장 2000년대: 한류의 본격화 및 교육방송공사 탄생
제9장 2010년대: 종합편성 채널 등장 및 MBC 상암시대 개막
제10장 2020년대: 코로나19 돌발 및 방송 100년 과제
종장 한국 방송제도의 혁신으로 성장 돌파구 창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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