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십니까

starfriend 2023.05.10 12:55

제목부터가 심오하다. Who are You! 이 말은 곧 Who am I!와도 같은 의미다. '넌 누구냐'나 '난 누구냐' 모두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과연 이 책이 제목처럼 존재성을 다루는 책일까 의문이었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 가족을 등장시킨 소설이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애도하는 마음이 탄생시킨 소설이리라고 해서 단순한 가족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끝없이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국전쟁을 체험하고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어머니가 살아온 지난한 삶이 녹아 있다. 장애인의 딸이 겪어야했던 상실감과 결핍감, 장인을 학대한다고 의심되는 사위와 따뜻한 심성과 용기로 질병과 위기를 극복해가는 사위의 아들도 주목을 끈다. 그리고 장애인 할머니를 그리워하던 손녀가 선정삼매에 들어 할머니의 영혼과 일체감을 이루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머니를 돌에 비유하다 끝내 그 돌을 밖으로 들고 나가는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이 퍽 인상적이다. 첫 이야기가 마지막 이야기 같기도 하다. '나'를 들여다보게 하는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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