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잊은 상사화
시사랑
2023.05.31 14:40
허시인의 첫인상은 순함이다.마치 조선시대의 연약한 여인이 자기 운명을 받아 들이는 듯 한 그 순함, 그의 시는 늘 순하게 시작한다. "찾을 수 없는 나를 애타게 부르고..."-자화상- 또한, 마치 순응하듯 운명을 관조한다. "향기는 사라졌나요?차라리 바람 때문이라고.."-말을 잊은 상사화- 그리고, 어느사이 그의 시는 운명을 극복하고야 만다. "천국보다 아름답도록 나는 보고 싶어 길 나섰다오." -살아있는 노래- 그의 순함이 곱게 승화한 느낌이다. 징얼거림없는 이 승화, 독자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그의 시는 마침내 당차기까지 하다. "죽어도 난 그립다는 말을 잊겠습니다."-말을 잊은 상사화-, "쭈그리고 앉아 울던 나는 천천히 일어나 나의 기분으로 새로이 살아 보고자 한다." -나의 기분으로 살고 싶다-. 문득, 그의 시는 나의 시라는 느낌이 든다. 곱고 선한 공감능력', 그 원천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한번쯤 만나 이야기 해보고 싶은 허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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