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잊은 상사화
시집: 말을 잃은 상사화
시인: 허영화
출판: 소금밭
발매: 2023.3.29.
시인 허영화선생의 시어(詩語)는 아름다운 오월 들판을 그린 수채화 한 폭 속에 빠지는 느낌을 준다. <말을 잃은 상사화> 시집을 펼치면 세속에 살다 알게 모르게 오염된 고정관념의 때가 씻겨 나가는 이상한 카타르시스 세상에 들게 만든다. 허 작가님의 담담한 시어들은 기교의 단어들을 부끄럽게 한다. 이리 저리 비틀어 나를 드러내려 애쓰는 시어(詩語) 없이도 이렇게 도드러지게 하나의 시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맑은 물 한 그릇 같은 단어로도 시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는 힘을 얻고자 하면 이 시집을 읽지 않고서는 그 비밀을 알 수 없으리라. 더 없이 고귀하고 맑은 치유의 말이 필요하다면 이 시를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되어 있는데 시 제목마다 내게 던진 비수 같이 맑고 아픈 문장들을 한 줄씩 적어본다. 작가께서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 위해 노고한 영감들을 독자가 감히 한 줄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바 상이함을 이해하리라 믿으며, 이 시집으로 인해 한참 동한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작가님께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말을 잃은 상사화
차례
제1부 입은 꽃이 지듯 말하고 싶어라
제2부 어떻게 꽃으로 태어나
제3부 詩가 되어서
제4부 시벨리우스 교향곡
1부
못 잊는 첫사랑
“그 때는 그리워하게 될지 몰랐던 …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
첫사랑
“구름을 입어버린 날”
상처
“끝없이 길 잃고, 멈추고 싶어라”
낮선 고백
“떨어지는 시간 속으로 걸어가”
짝사랑
“삶을 원망하여 보아도 한 줄의 독백일지니”
미인도
“눈을 밝혀 눈이 다 멀도록”
순진한 꽃
“눈을 뜨면 비밀을 모르고 갓 태어난 것처럼”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제게 철없던 당신의 마음을 빌려줄 수 있나요”
맺고 싶은 연정
“기다리는 마음을 품어버렸다”
호반새처럼 연애 이야기
“사랑에는 미숙한 존재가 되어 버리고”
2부
겨울파도
“마주하고 울어야 들린다면 부저지는 수 밖에”‘
겨울꽃
“울 때도 갈 때도 아름답구나”
입동
“꽃씨가 이곳 저곳 뿌려져도, 한결같이 다시 돌아오리라”
할미꽃
“잘 가라는 인사 없이 피어나버린, 소리없이 굽어진 심정은 몰라도”
말을 잃은 상사화
“꽃만 가지고 갈라선, 그 고운 자태 오간 데 없이, 죽어도 난, 그립다는 말을 잊겠습니다”
3부
기분 좋은 날
“더 좋은 말로 내게, 희망을 말하여 주세요”
진실된 울타리
“사랑하면서도, 혼자인 시선은, 감쪽같이 울었습니다”
쏟아지는 상상
“까만 머릿속, 서툰 생각이 꽃이 되고”
살아있는 노래
“생각가지 줄 수 없다오, 가난한 사람은, 짊어진 껍질이 버겁다오”
공수병
“영혼을 다쳐서 꿈속에 발을 담근 것처럼”
잡념
“구름도 누워 모를 것 같은 마음, 남은 인생은 정확하지 않은 모순”
나의 기분으로 살고 싶다
“다른 사람이 속이는 말을 돌맹이처럼 던질 때, 나를 향해 던진 그 말에 맞아 죽고 있었다”
아버지를 닮은 사람
“이제는 그리움의 별로 남았습니다. … 무심한 하늘도 살다 보니요, 무겁습니다”
허난설헌을 사랑하며
“닮은 가슴 깊이 나누고픈, 뿌리박힌 분신의 숨결”
4부
아모르
“네 운명같은 사랑을 그리며,, 어디에서든 곁에 묶인 듯, 내 가슴 아는 당신에게”
인어공주
“그 아름다움 가져와, 오고 가는 사람들 틈으로, 천리만리 외로이 떨어진, 오, 유랑 중에 너를 보았다”
송달 노오란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