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잊은 상사화

jaekwon 2023.05.31 15:27

시집: 말을 잃은 상사화

시인: 허영화

출판: 소금밭

발매: 2023.3.29.


시인 허영화선생의 시어(詩語)는 아름다운 오월 들판을 그린 수채화 한 폭 속에 빠지는 느낌을 준다. <말을 잃은 상사화> 시집을 펼치면 세속에 살다 알게 모르게 오염된 고정관념의 때가 씻겨 나가는 이상한 카타르시스 세상에 들게 만든다. 허 작가님의 담담한 시어들은 기교의 단어들을 부끄럽게 한다. 이리 저리 비틀어 나를 드러내려 애쓰는 시어(詩語) 없이도 이렇게 도드러지게 하나의 시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맑은 물 한 그릇 같은 단어로도 시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는 힘을 얻고자 하면 이 시집을 읽지 않고서는 그 비밀을 알 수 없으리라. 더 없이 고귀하고 맑은 치유의 말이 필요하다면 이 시를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되어 있는데 시 제목마다 내게 던진 비수 같이 맑고 아픈 문장들을 한 줄씩 적어본다. 작가께서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 위해 노고한 영감들을 독자가 감히 한 줄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바 상이함을 이해하리라 믿으며, 이 시집으로 인해 한참 동한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작가님께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말을 잃은 상사화

차례

1부 입은 꽃이 지듯 말하고 싶어라

2부 어떻게 꽃으로 태어나

3가 되어서

4부 시벨리우스 교향곡

 

 

 

 

1

못 잊는 첫사랑

그 때는 그리워하게 될지 몰랐던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

첫사랑

구름을 입어버린 날

상처

끝없이 길 잃고, 멈추고 싶어라

낮선 고백

떨어지는 시간 속으로 걸어가

짝사랑

삶을 원망하여 보아도 한 줄의 독백일지니

미인도

눈을 밝혀 눈이 다 멀도록

순진한 꽃

눈을 뜨면 비밀을 모르고 갓 태어난 것처럼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제게 철없던 당신의 마음을 빌려줄 수 있나요

맺고 싶은 연정

기다리는 마음을 품어버렸다

호반새처럼 연애 이야기

사랑에는 미숙한 존재가 되어 버리고

 

2

겨울파도

마주하고 울어야 들린다면 부저지는 수 밖에”‘

겨울꽃

울 때도 갈 때도 아름답구나

입동

꽃씨가 이곳 저곳 뿌려져도, 한결같이 다시 돌아오리라

할미꽃

잘 가라는 인사 없이 피어나버린, 소리없이 굽어진 심정은 몰라도

말을 잃은 상사화

꽃만 가지고 갈라선, 그 고운 자태 오간 데 없이, 죽어도 난, 그립다는 말을 잊겠습니다

 

3

기분 좋은 날

더 좋은 말로 내게, 희망을 말하여 주세요

진실된 울타리

사랑하면서도, 혼자인 시선은, 감쪽같이 울었습니다

쏟아지는 상상

까만 머릿속, 서툰 생각이 꽃이 되고

살아있는 노래

생각가지 줄 수 없다오, 가난한 사람은, 짊어진 껍질이 버겁다오

공수병

영혼을 다쳐서 꿈속에 발을 담근 것처럼

잡념

구름도 누워 모를 것 같은 마음, 남은 인생은 정확하지 않은 모순

나의 기분으로 살고 싶다

다른 사람이 속이는 말을 돌맹이처럼 던질 때, 나를 향해 던진 그 말에 맞아 죽고 있었다

아버지를 닮은 사람

이제는 그리움의 별로 남았습니다. 무심한 하늘도 살다 보니요, 무겁습니다

허난설헌을 사랑하며

닮은 가슴 깊이 나누고픈, 뿌리박힌 분신의 숨결

 

4

아모르

네 운명같은 사랑을 그리며,, 어디에서든 곁에 묶인 듯, 내 가슴 아는 당신에게

인어공주

그 아름다움 가져와, 오고 가는 사람들 틈으로, 천리만리 외로이 떨어진, , 유랑 중에 너를 보았다

송달 노오란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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