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쳐버린 대답
시집명 : 놓쳐버린 대답
작가명 : 허영화
출판사 : 소금밭
나의 시 감상법 “놓쳐버린 대답”의 시집을 읽으며
사람마다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다르고 화가의 색온도가 다르며, 채도가 다르며, 구도가 다르듯 시를 감상하는 방법도 다르다. 허 작가님의 “놓쳐버린 대답”을 가장 잘 감상하는 나의 방법을 소개하겠다. 허 작가님의 시는 쉽게 친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굳이 에너지를 소모하여 억지로 친할 필요는 없다. 나름대로 시를 감상하는 소화법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시
허 작가의 감상법은 다음과 같다. 한편의 시 중에서 나에게 가장 임팩트 있는 한 줄의 싯귀를 적는다. 전체 시집 속에 나오는 시 중 나에게 감동을 준 시 중에서 한 줄만 뽑아 적는다. 끊임없이 적다보면 시 한권을 다 읽게 된다. 그리고 한편단 한 줄씩 적은 싯귀를 살펴보면 정말 행복한 세계가 열린다. 오월 장미정원을 방문했을 때 그 장미꽃들의 손짓과 오월 기운이 주는 놀라운 순간처럼 한 줄 뽑은 싯귀는 정말 행복을 준다. 비록 사람마다 시를 감상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나만의 시 감상 법을 적어본다.
2. “놓쳐버린 대답”의 시집에서 뽑아낸 ‘한 줄 싯귀들’
허 작가님의 이 책은 서문에 나오듯 “무심히 내게 달려든 시를 맞이하는 삶”을 운명처럼 마지한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첫출간 처녀작은 총 4부로 되어있다. 제1부 “옆으로 말하는 사람”, 제2부 “사막에서 긴 편지를”, 제3부 “지도에 없던 섬”, 제4부 “사람마다 잘 하는 게 있어요”이다. 허작가의 시는 담백하여, 읽을수록 5월 수양버들 흔들리는 강둑을 걷는 듯 한 힐링을 준다. 무기교의 순수함이 무엇인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돌아본 삶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눈을 가지게 된다. 시 한편마다 주는 메시지가 있으나 감상하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한 줄씩 마음에 힐링을 던져주는 대목이 있으면 적어 보겠다.
제1부
<선물 덕분에> “떠오르는 사람이 생각나, 마음을 열었다”
< 비가 오기 싫은가 보다> “살뜰히 안부를 묻던, 그 푸른 하늘이 아니다”
<이별을 통보받고> “새싹이 돋는 새봄은, 눈앞에 있는 사람을 아끼련다”
<프리랜스 연애>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 수 없어, 연애는 그렇게 선물이 됩니다.”
<옆으로 말하는 사람> “옆으로 말하는 사람은, 나와 가까운 사람이다”
<응대>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해야지요, 왜 질문으로 되받아요”
<비오는 날> “빗방울 떨어진 사방이 퍼지며, 마치 동그라미 하나씩 빼앗듯 그린다”
<맹물 같은 비> “편의점 맥주가 그립다”
<비가 오고 어떤 것은 흘러가> “비가 곁으로 울면서 내리고, 비가 오고 어떤 것은 흘러가리”
<풍다우주> “바람부는 날에는 차를 마시고, 비가 오는 날에는 술을 마신다”
제2부
<등산> “조잘 조잘 산 이야기 들어러, 산 속으로 걷는다”
<석굴암 정취> “석류나무 흩날리는 향기로운 바람 타고서”
<역경의 불국사> “햇볕을 쬐면 싹트는 세월은”
<선(線)> “내게만 그러신 것은 아니셨다. 엄마도 가족들에게도 그러셨다”
<사막에서 긴 편지를> “모래로 용을 만들어, 하루의 맨 끝에서, 저 하늘에 빌어보고도 싶었다”
<계룡산> “마음을 고치러 가는 천상길이라”
<산속으로> “매미소리 바람 냄새 나를 빨아들여, 대화 없이도 화려한 절경이 정답고”
<예고 없는 바람아> “머무르지 않는 바람을 따로 만나는 것은, 사랑을 알리고 싶은 내 마음이야”
제3부
<문제지 그 남자> “속이 비치는 투명한 새우같아”
<연애 진도> “마음에 들면 아침에도 그립고, 그리고 밤에도 그립고”
<아버지 닮은 사람> “이제는 그리움의 별로 남았습니다”
<아버지> “살다보니요”, “어디서 날아든 노랑나비가, 무심히 그리움을 만듭니다”
<지도에 없던 섬> “바로 핸드폰을 꺼내 이름을 저장하였다, ‘지도에 없는 섬’이라고”
<햇볕이 드는 담장에서> “2살 어리던 골목길 남자아이는, 말할 줄 모르고, 2살 많아도 골목길 여자아이는 말이 없었다”
<그의 용모는> “온종일 한줄기 빛이다”
<별꽃> “밟아버린 시간은, 흘러서 어여쁜 별사탕처럼”
<웃는 엄마> “여느 때처럼 웃어야 엄마다”
<월하미인을 닮은 달> “떠 있지도 않은 별들의 안부를, 말없이 들었다”
제4부
<귀퉁이 하루> “시간이 멀리 보이고, 햇살이 하루가 되었다”
<마음 하나> “총총한 별처럼, 마음 하나 천천히 옵니다”
<하루에> “시간을 고되게 살았으니, 분명 나에게 무심하지 않겠다는 명분이 생긴다”
<생각지도 못한 말> “당신이 보고 싶을 땐, 어떻게 알려야 할까? 내 마음을 알려 줄 수 없다”
<진심> “다시 전화가 온다면, 남은 사랑의 불을 지필지도”
<관심> “아까 쳐다보던 짙은 눈빛을 봤어요”
3. 마무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