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고객평점
저자이효석
출판사항새움, 발행일:2018/03/14
형태사항p.436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719283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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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소설의 형식으로 시를 읊은 작가, 이효석

“(이효석) 씨의 작품을 관류하는 아름다운 詩 정신을 이해함이 없이는 무의미에 가까운 말밖에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씨는 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詩를 읊은 작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효석의 친우이자 문인이었던 유진오(兪鎭午)는 「이효석론」에서 이와 같이 말한 바 있다. 그는 이효석의 세심한 문장들 속에서 ‘시(詩)’를 발견하고 감탄했다. 그의 소설에 깊이 파고든 감각적 묘사와 암시와 상징은, 산문 정신과 시 영혼의 진기한 융합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왼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 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읽는 내내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그의 산문은 수많은 독자들이 우리 글과 정서의 아름다움에 매혹되게 만들었다. 인간의 근원적인 애욕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그토록 절제된 구성과 문장에 담아낸 작가가 고금을 통틀어 또 있을까. 「메밀꽃 필 무렵」의 독보적 경지를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 성취로 보는 것은 그런 이유다.

이 책 『메밀꽃 필 무렵』에는 이효석 작품세계의 전반을 살필 수 있는 27편의 작품을 엄선했다. 초기작인 「도시와 유령」 「노령근해」 「돈(豚)」, 대표작으로 꼽히는 「분녀」 「들」 「메밀꽃 필 무렵」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향수」 등 18편의 단편을 발표된 연대순에 따라 수록했고, 수필 6편과 함께 등단하기 전에 쓴 콩트 3편도 발굴해 수록했다. 이효석이 생활에서 얻은 영감이 어떻게 문학 안에 반영되어 나타나는지, 이효석의 발상과 문장이 각각의 작품들 안에서 어떻게 무르익어 가는지 살펴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의 우주
‘대한민국 스토리DNA’ 스무 번째 책

‘대한민국 스토리DNA 100선’. 새움출판사가 야심차게 펴내고 있는 이 선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는, 이야기성이 강한 소설을 골라 펴냈다는 점이다. 둘째는, 드라마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원형(DNA)이 되는 작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야기성에 주목해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삶의 내력을 오롯이 껴안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정신사를 면면히 이어가고 있는 작품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골랐다. 옛날 민담에서부터 현대소설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스토리가 풍부하고 뚜렷한 작품을 선정해 과거와 현재,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면서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100권을 채워 나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날 모든 역사 드라마와 영화의 원형이 된 이광수 장편소설 『단종애사』, 도시 빈민들의 뒷골목을 생생하게 조명한 80년대 베스트셀러 『어둠의 자식들』, ‘첫사랑’과 ‘없는 자의 슬픔’을 주제로 한 단편집 『소나기』, 한국 대표 문학상들의 시작점이 된 주인공들의 탁월한 작품들을 모은 『무진기행』 등과 함께 스무 번째로 출간되었다. 대한민국 스토리DNA는 이후에도 국문학자나 비평가에 의한 선집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대중의 선호도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한국문학사를 구성해 갈 계획이다.

작가 소개

저 : 이효석

李孝石, 가산
한국 단편문학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던 1920년대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였다. 강원도 평창 출생으로 경성 제1고보(현재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현재의 서울대학교)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로 데뷔하였다.

『행진곡』 『기우』 등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를 청산하고 구인희(九人會)에 참여, 『돈』『수탉』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1934년 평양 숭실전문 교수가 된 후 『산』『들』 등 자연과의 교감을 수필적인 필체로 유려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발표했고, 1936년에는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의 문체는 세련된 언어, 풍부한 어휘, 시적인 분위기로 요약할 수 있으며, 시적인 정서로 소설(산문문학)의 예술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1942년 평양에서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목 차

엮는 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
노령근해
오리온과 능금
돈豚

분녀

인간산문人間散文
석류
메밀꽃 필 무렵
성찬聖餐
개살구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가을과 산양山羊
황제
향수
산협

콩트
누구의 죄
홍소哄笑
맥진驀進

수필
이등변삼각형의 경우
사랑하는 까닭에
인물 있는 가을 풍경
낙엽을 태우면서
낙랑다방기
첫 고료

이효석 연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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