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842년 2월 14일 금요일, 아침 끝자락,
추위 속에서 그들의 입술 위로 기이한 안개가 피어오른다.
이 안개를 프랑스어라 부른다.
니타르는 최초로 프랑스어를 문자로 기록한다.
키냐르는 니타르라는 실존 인물을 소환하여 뼈대를 삼고, 역사, 신화, 전설, 꿈을 시처럼 수놓아 태피스트리를 만드는 장기를 다시 한번 발휘한다. 키냐르는 이 책에서 평생의 테마인 '옛날'에 대해 기술하는 대신 언어의 붓으로 '옛날'을 생생하게 그리며 원초적 분출(빅뱅)의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런데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현장에서 그려내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하나가 부재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라면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느끼는 기쁨이다. 작가가 이 작품을 가리켜 '기쁨이 가득한 책'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파스칼 키냐르
1948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베르뇌유쉬르아브르에서 태어났다. 오르간 연주자 집안의 아버지와 언어학자 집안의 어머니 사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악기 연주와 독서, 글쓰기로 점철된 고독한 어린 시절은 훗날 그의 작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낭테르 대학에서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지도 아래 철학을 공부했지만, 68혁명의 거칠고 독단적인 분위기를 거부하며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1969년 그의 첫 책 『말 더듬는 존재L'etre du balbutiement』가 출간됐고, 같은 해 시몬 갈리마르의 제안으로 갈리마르 출판사와 연이 닿아 기획 및 편집 위원,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 또한 놓지 않았는데, 1990년부터 약 4년 동안 스페인 출신의 비올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조르디 사발과 함께 오케스트라 ‘콩세르 데 나시옹’을 이끌었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과 함께 베르사유 바로크음악 페스티벌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4년, 모든 사회적 직책을 내려놓으며 앞으로는 글 쓰는 일에만 몰두하겠다고 선언했다.
키냐르는 초기작부터 평단의 관심을 끌었고, 『뷔르템베르크의살롱Le Salon du Wurtemberg』(1986), 『샹보르의 계단Les Escaliers de Chambord』(1989) 등의 소설로도 연이어 호평을 얻었다. 1991년 출간된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은 본인이 직접 각색한 시나리오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1997년, 끔찍한 심장 질환을 이겨내고 죽음에서 돌아와 “내 안의 모든 장르가 무너져버렸다”라고 말하며 전에 없던 글쓰기를 시도했는데, 그 첫 작품이 『은밀한 생』이다. 2000년 『로마의 테라스』로 아카데미프랑세즈 문학상을, 2002년 『떠도는 그림자들』로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 송의경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와 덕성여대에 출강했다. 키냐르의 작품 『은밀한 생』 『로마의 테라스』 『떠도는 그림자들』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섹스와 공포』 『옛날에 대하여』 『빌라 아말리아』 『신비한 결속』과 그 외에 『슬픈 아이의 딸』『당신도 나도 아닌』『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1 하이델베에르만에 대한 책
2 알 수 없는 마음에 관한 책
3 Wo Europa anfangt? 유럽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4 앙길베르의 시집
5 로마력 새해 첫날에 바쳐진 책
6 니타르의 죽음에 관한 책
7 성녀 욀랄리의 세퀜티아
8 에덴에 관한 책
9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책
10 Liber eruditorum 석학들의 책
옮긴이의 말.프랑스어 탄생의 현장 스케치
작가 연보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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