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첫시집『뿌리에게』를 간행한 지 10년이 지나 펴내는 나희덕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자신의 시세계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이전의 시에서 보이는 식물성이 부드럽게 펼쳐진 의식의 시들을 무리없이 선보이고 있다. 그를 말할 때 따라붙는 ''따뜻함'', ''단정함''을 견지하면서 시의 솜씨와 속내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주시할 것은 어둠과 소리의 조화이다.「그 복숭아나무 곁으로」에서 저녁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 어둠과 소리에서 자신을 일깨우고 있다. 그가 "소리의 감별사"가 되기 이전에 스스로가 그 소리에 젖고 있는 모습이 나희덕 시인의 복일 것이다.「저 숲에 누가 있다」에 "걸어가던 내 복숭아뼈쯤에" 둥근 말 몇개가 굴러와 박혔다고 말하는 것도 내막은 어둠속에서 듣는 아픔의 소리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 아픔과 치유를 원하는 시인은 그 소리들이 숲으로 자신을 "불러들인다"고 말한다.
이렇게 어느덧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도 짐짓 환해진 시인의 마음을 소리와 어둠이 잘 조화된 작품으로「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가 있다. 놀러오라는 그에게 놀러가지 못했는데 이제 한해가 저무는 겨울날 그에게 놀러가는 시인의 늦은 발걸음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처럼 소리로 혹은 어둠으로 오는 저녁이 많이 나타난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소리와 어둠이 하나로 나타나는 이런 대목에서 독자들은 과일나무 곁에 서있는 시인의 심경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평론가 유성호씨가 해설에서 평하듯이 "''어두워진다는 것''은 그 ''일몰 무렵''이 사물들이 자신들의 감각적 현존마저 버린 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는 때임을 말하고 있다"는 대목이 설득력을 가진다.
이제 이 네번째 시집은 나희덕 시인이 30대의 기슭에 당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슭에 어렵게 당도한 시인의 고통을 우리 삶에 조용히 접목하면서 그의 시세계 속에서 우리는 각각 혼자 그 어둠을 위로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나희덕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나지막히 노래하는 나희덕 시인은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집으로 『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어두워진다는 것』『사라진 손바닥』,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반통의 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 제1부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上弦
석류
저 숲에 누가 있다
허락된 과식
한그루 의자
기러기떼
소리들
어두워진다는 것
몰약처럼 비는 내리고
흰 광목빛
小滿
흙 속의 풍경
이따금 봄이 찾아와
2. 제2부
일곱살 때의 독서
방석 위의 生
허공 한줌
첫 나뭇가지
음계와 계단
흔적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오래된 수틀
다시, 십년 후의 나에게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불 켜진 창
지푸라기 허공
月蝕
3. 제3부
벽오동의 上部
사과밭을 지나며
탱자
버려진 화분
거미에 씌다
잠을 들다
만화경 속의 서울역
돌베개의 꿈
눈의 눈
사월의 눈
그림자
도끼를 위한 달
해일
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4. 제4부
새를 삼킨 나무
축음기의 역사
돌로 된 잎사귀
고여 있는, 그러나 흔들리는
어떤 하루
石佛驛
기둥들
빗방울, 빗방울
삼베 두 조각
이 복도에서는
눈은 그가 떠난 줄도 모르고
눈 묻은 손
나비를 신고 오다니
언덕
첫시집『뿌리에게』를 간행한 지 10년이 지나 펴내는 나희덕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자신의 시세계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이전의 시에서 보이는 식물성이 부드럽게 펼쳐진 의식의 시들을 무리없이 선보이고 있다. 그를 말할 때 따라붙는 ''따뜻함'', ''단정함''을 견지하면서 시의 솜씨와 속내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주시할 것은 어둠과 소리의 조화이다.「그 복숭아나무 곁으로」에서 저녁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 어둠과 소리에서 자신을 일깨우고 있다. 그가 "소리의 감별사"가 되기 이전에 스스로가 그 소리에 젖고 있는 모습이 나희덕 시인의 복일 것이다.「저 숲에 누가 있다」에 "걸어가던 내 복숭아뼈쯤에" 둥근 말 몇개가 굴러와 박혔다고 말하는 것도 내막은 어둠속에서 듣는 아픔의 소리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 아픔과 치유를 원하는 시인은 그 소리들이 숲으로 자신을 "불러들인다"고 말한다.
이렇게 어느덧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도 짐짓 환해진 시인의 마음을 소리와 어둠이 잘 조화된 작품으로「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가 있다. 놀러오라는 그에게 놀러가지 못했는데 이제 한해가 저무는 겨울날 그에게 놀러가는 시인의 늦은 발걸음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처럼 소리로 혹은 어둠으로 오는 저녁이 많이 나타난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소리와 어둠이 하나로 나타나는 이런 대목에서 독자들은 과일나무 곁에 서있는 시인의 심경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평론가 유성호씨가 해설에서 평하듯이 "''어두워진다는 것''은 그 ''일몰 무렵''이 사물들이 자신들의 감각적 현존마저 버린 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는 때임을 말하고 있다"는 대목이 설득력을 가진다.
이제 이 네번째 시집은 나희덕 시인이 30대의 기슭에 당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슭에 어렵게 당도한 시인의 고통을 우리 삶에 조용히 접목하면서 그의 시세계 속에서 우리는 각각 혼자 그 어둠을 위로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나희덕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나지막히 노래하는 나희덕 시인은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집으로 『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어두워진다는 것』『사라진 손바닥』,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반통의 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 제1부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上弦
석류
저 숲에 누가 있다
허락된 과식
한그루 의자
기러기떼
소리들
어두워진다는 것
몰약처럼 비는 내리고
흰 광목빛
小滿
흙 속의 풍경
이따금 봄이 찾아와
2. 제2부
일곱살 때의 독서
방석 위의 生
허공 한줌
첫 나뭇가지
음계와 계단
흔적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오래된 수틀
다시, 십년 후의 나에게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불 켜진 창
지푸라기 허공
月蝕
3. 제3부
벽오동의 上部
사과밭을 지나며
탱자
버려진 화분
거미에 씌다
잠을 들다
만화경 속의 서울역
돌베개의 꿈
눈의 눈
사월의 눈
그림자
도끼를 위한 달
해일
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4. 제4부
새를 삼킨 나무
축음기의 역사
돌로 된 잎사귀
고여 있는, 그러나 흔들리는
어떤 하루
石佛驛
기둥들
빗방울, 빗방울
삼베 두 조각
이 복도에서는
눈은 그가 떠난 줄도 모르고
눈 묻은 손
나비를 신고 오다니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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