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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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고은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3/02/25
형태사항p.223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2067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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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너 뭐냐 뭐냐 뭐냐 뭐냐 뭐냐......
사물들 위로 내리꽂히는 번개들의 찰나를 품는다!

짧지만 굵은 사유의 보폭
고은의 대표 선시 180여 편

고은 시인의 선시집 [뭐냐]를 재건하여 여기 내놓는다. 이십여 년 전 빛을 봤던 시집이라지만 이후 그가 여기저기 발표하고 써두었던 선시들까지 두루 넣었으니 거의 새집과 진배없는 [뭐냐]. 우리가 잊고 있는 사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이탈리아어 등 세계적인 언어들로 번역되었고 현재 보다 많은 언어들로 번역 가운데 있다니, 시인 고은의 저력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대목이다. 따지고 보자면 이 시집은 ''선''의 세상 속에 뿌려진 소금이 아닌가. "사고를 정지시키는 공안(公案)과도 같은 정신의 폭죽들" "깨뜨리기에는 단단한 견과, 하지만 동시에 비어 있는 듯하다"라고 고은의 선시를 평한 알렌 긴즈버그의 소견을 보라. 번역을 통해서도 그의 시는 의미나 감정 전달에 손해보는 바가 전혀 없었다는 증거일 터, 놀라움이 앞선다. 뭐냐, 라고 내게 온 질문을 다시 뭐냐, 라고 되받아칠 때의 메아리, 그 울림을 타고 서로에게 전해지던 수많은 관념들이 어느 순간 말줄임표로, 그 침묵으로 자연스레 자연이 되어가는 현장...... 여기 고은 시의 바다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말이다. 그렇다는 얘기다.

굳이 따지자면 총 180여 편의 시를 담았다지만, 고은의 [뭐냐]는 셀 수 없이 많은 시편들로 직조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편의 시로 거듭나기에 충분한 한 줄의 시가 매 순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조보다 광대한 사유에 하이쿠보다 자유로운 품격으로 붓 든 자 아이인가 붓 든 자 노인인가 그 사이를 가늠할 바 없이 오고 가는 시인은 "우주 만물이 움직이면서 만드는 기미들을 살피고, 그 안에서 돈오의 알곡들을 골라"내기에 몹시도 분주한 모양새다. 때론 강권하고 때론 청유하고 때론 질문하고 때론 감탄하면서 시인은 마치 세상에 처음 온 듯, 그 처음으로 호기심밖에 가진 게 없다는 듯 걸음마다 두리번거림을 한 짝으로 삼고 있다.

저는 산더러
너는 뭐냐

너 뭐냐 뭐냐 뭐냐 뭐냐 뭐냐......
(/ ''메아리'' 전문)

다 무엇이 되어가고 있다
이때가
가장 한심하여라
칼로 쳐라

다 무엇이 되어가고 있다
소가 쇠고기가 되어가는 동안
(/ ''쇠고기'' 전문)

편할수록
불편하다
더 불편하다

왜 올가을이 내년 가을인가
(/ ''일기'' 전문)

활 쏘아

화살 박힌 데 네 눈

네 암흑의 아픔으로 달 떴다
(/ ''달'' 전문)

그렇게 첨벙첨벙, 시인의 상상력이 향해가지 않는 곳은 없다. 번개처럼 내리꽂히는 찰나의 물음들, 알고 보면 사물에 대한 보살핌의 언어일 그것에서 어떤 답을 찾겠다고 왜냐고 묻는다면 그래, 그저 웃지요, 라고 답할밖에. 애초에 시인은 답을 뒤에 감추고 어디 한번 맞혀들 보라면서 신의 형상으로 문제를 낸 자가 아닌 연유다. 시인은 언어 이전이고 언어 이후라서 그 자체가 본래면목이지 판단과 분별의 칼을 쥔 자가 아닌 까닭이다. 시인은 보이면 보이는 대로 말하고 들리면 들리는 대로 말하고 느끼면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자다. 순간순간 이런 찰나들을 노동이 아니라 놀음으로 삼으니 "말을 쓰면서 말을 버리고, 사유하면서 사유를 감"출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이 말랑말랑한 언어들을 시인의 일갈이라 귀 기울이게 되는 건 시집 군데군데 들어 있는 시인의 그림을 통해서다. 붓 끝에 힘이 들었으나 제목대로 형상화하려는 노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꽉 차 있으면서 동시에 텅 빈, 큼지막한 그 원을 우주라 할 때 시인의 호통은 그에 가서도 멈춤이 없다. 어쨌거나 "개 같은 놈!"이라는 욕설과 함께 "너는 뭐냐"라는 물음의 망치를 한데 내려쳤을 때 여지없이 깨어질 우리들, 그러나 우리들은 정녕 그 덕으로 깨어나는 것이 않을는지. 우리들이라는 애초의 분간조차 희미해진 채로.

▣ 작가 소개

저 : 고은

高銀, 호:파옹(波翁), 본명:고은태(高銀泰), 법명:일초(一超)
한국의 대표적인 참여시인. 본명은 고은태로 1933년 전북 군산에서 출생하였다. 1952년 20세의 나이로 입산하여 승려가 되었으며 법명은 일초(一超)로 효봉선사의 상좌가 된 이래 10년간 참선과 방랑의 세월을 보내며 시작 활동을 하다가 1958년 『현대문학』에 시「봄밤의 말씀」「눈길」「천은사운」등을 추천받아 등단하였다. 1960년 첫 시집『피안감성』간행하였으며 1962년 환속하여 시인으로, 어두운 독재시대에 맞서는 재야운동가로서의 험난한 길을 걷기도 하였다. 초기시는 주로 허무와 무상을 탐미적으로 노래한 반면 이후 어두운 시대상황과 맞물리면서 현실에 대한 치열한 참여의식과 역사의식을 표출하었다. 영웅주의에 물들지 않고 진솔한 삶의 내면을 드러내는 독특한 시 세계를 보여주었다.

1974년 시집 『문의 마을에 가서』를 출판하며 시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였으며 이후 시ㆍ소설ㆍ수필ㆍ평론 등 100여 권의 저서를 간행하였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주회복국민회의,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에 참여하며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앞장섰으며 계속해서 1984년『고은시전집』을 냈고 1986년『만인보』간행을 시작하였다. 1987~94년 서사시『백두산』, 1999년 시집『머나먼 길』을 간행하고, 미국 하바드대학 하바드옌칭 연구교수, 버클리대 객원교수를 역임하였다. 전세계 10여개 언어로 50여권의 시집, 시선집이 간행되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 시 아카데미 회원 한국대표이자 서울대학교 초빙교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저서로 『허공』,『개념의 숲』,『오십년의 사춘기』, 『고은 시 선집』, 『고은 전집』(총 38권) 등 1백여 종이 있으며, 2010년에는 연작시편 『만인보』가 전 30권으로 완간되었다. 2011년에는 작품활동 53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연시집 『상화 시편』을 발표했다.

한국문학작가상, 만해문학상, 중앙문화대상, 대산문학상, 만해대상 등 국내 문학상 10여 개를 비롯하여 스웨덴 시카다 상, 노르웨이 비외르손 훈장 등 국내외 주요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다. 최근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한국의 첫 번재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이실직고
일기
얼씨구
달밤
화두 두 개
임종
선방
권고
메아리
올빼미
작별
아기
산을 내려오며
쇠고기
부시먼
이름 세 개
감회
거량
난주경허

웃음
저 건너

주정뱅이
법화경
좌선
골목
벽암록
낮달
무지개
남과 북
선방
허튼소리
친구
삼거리 주막
대웅전
늦여름
소나기
하루살이
허깨비
백팔염주
이삭줍기

문둥이
청개구리
한마디
품 안
고려 보조
뻐꾸기
미소
수평선
사자
산은 산
산꼭대기
먼 불빛
물결
까치 새끼
길을 물어
한 평 반 감방

파경조
빨래
팔공산
바람
쇠고기 등심

종로
괜히
어느 날
옛 부처
밭두렁 돌덩이
제주 새밭

오대산
봄꿈
청개구리
폭우
졸장부
잔물결
바람
출가
한산 습득이
어떤 거사
내가 좋아하는 말
마정리 아낙네
새로운 길
모기

말 한마디
여름
별똥
가을밤
오늘
푸른 하늘
어린아이
친구
문 닫으며
마가목차 한 잔
고향
왜 죽여
소경 아나율타
운봉 임종게
전등록
달밤
그믐밤
아궁이
낮잠
용맹정진
지렁이
파리 한 마리
편지
야보
멧돼지
한밤중
북극성
팔만대장경
돼지
싱거운 놈
낮잠 뒤
아난
경책
대좌
지나가며

이슬

그리움
웃음
세 식구
상류(Upper Stream)

태평로
몇천 년
파주 낙조
안개
달밤 1
그리움이거든
1992년 4월 15일
1992년 4월 16일
1992년 4월 17일
1992년 4월 18일
저녁
보리밭
자정
봄바람
먼 데
파도


돌멩이
아침이슬
냇가
기흥 지나면서
죽음
보이저 2호
이름 없는 노래 1
이름 없는 노래 2
이름 없는 노래 3
어느 날
화엄
기념
상원사
미풍
대화
향기
호수
달밤
태풍
감사
이웃
그리움
모국어

마을 하나
서운산
낭떠러지
몸의 노래
친구
예로부터
직립

해설 | 고은 선시에 관하여
장석주(시인, 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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