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생이란 마냥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깊이 들어가는 것
엔진 없는 돛배로 망망대해를 건너는 어부는 말한다. “바다 사는 사람은 날만 좋으면 바다에 나가야 한다”고. 거리의 장사 30년째인 솜사탕 장수는 지난한 삶을 설탕의 변형일 뿐이지만 더 달달한 솜사탕에 기대어 산다. 50년을 경험하고도 뻥 소리에 놀란다는 뻥튀기 장수는 “극한의 압력과 온도를 견뎌 환생하는 쌀과 콩처럼, 상처 있는 자들도 오늘을 견뎌 새롭게 태어나면 좋겠다”며 또 손끝에 쌀알을 묻힌다.
이들은 돈을 위해 억지로 일하는 법이 없고, 한 순간의 기쁨과 슬픔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몸과 마음을 다스려 일을 내려놓을 줄도 아는 유연함을 갖추고 살기에, 또한 이들은 매 순간이 황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되는 가난과 화려한 명성에도 덤덤하다. 그저 인생이란 더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깊이 들어가는 것이란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듯 살아갈 뿐이다. 일상에 잠자는 지난날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래된 것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랜 시간에 걸쳐 총 280가지 공정을 통해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수제 구두의 값어치는 단지 그 가격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또한 하루 종일 서류에 파묻혀 지내면서 억대 연봉을 받는 대기업 임원과 사라져가는 늪을 지키기 위해 새벽별을 보고 나와 저녁별을 보고 들어가는 늪지기의 직업적 가치는 더욱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가 빠트린 사람과 시골마을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써온 저자는 이렇게 하찮은 삶과 대단한 삶의 경계를 지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의 변두리로 사는 이들의 삶을 찾아 나섰고 유람선 선장, 돛배 어부, 칼갈이, 혁필 화가, 우표 장수, 다방 마담, 장의사, 뻥튀기 장수 등 오래된 것들과 함께하는 인생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책은, 남들은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을 고결하게 수행해 가는 이들에게는 직(職)의 장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생(生)의 장인으로서의 면모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들의 인생은 ‘고(苦)’의 연속이지만, 항상 오늘을 무사히 보낸 것을 감사하며 자족할 줄 아는 미덕을 가지고 있었다.
잘 보낸 하루가 어제의 아픔을 잊게 한다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에 쫓겨 살아간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봤을 때 자신이 지나온 자리에 아무런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몸이 아닌 머리로만 살았기 때문이다. 어떤 시간은 빨리 흘러가버리고 어떤 시간은 견뎌야 한다. 아무도 그 견딤을 돕거나 대신해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통해 ‘견디는 힘’이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쩔 수 없이, 몸의 일부로 만들어져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일 아침 화덕에 불을 피우면서 몸과 마음을 바라본 후 작업을 시작하는 대장장이와 직접 갈은 칼과 가위로만 머리를 자르는 이발사의 장인 정신은 돈만 많이 벌면 당장 일을 관두고 싶다고 말하는 직업관 없는 세대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들은 ‘정직하게 보낸 하루’가 어제의 아픔을 잊게 하고, 내일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
▣ 작가 소개
저자 : 강신재
오래된 길 위에서 만난 초면의 노인에게 오늘을 자주 묻고, 오랜 세월을 견딘 몸을 가장 신뢰한다. 책에도 박물관에도 없는 날숨 빼곡한 오늘, 몸으로 세상을 읽는 혜안을 놓지 못하는 까닭이다.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했고 사람과 마을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썼다. 지금은 몇몇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한 걸음 쉬어가고 있다. 역사가 빠트린 시대를 채집하는 첫 작업으로 《시골기행-마음이 먼저 기억하는 그곳》을 지었다.
사진 : 신빛
강원도 탄광촌 도계에서 태어나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중앙일보 출판국, 중앙 M&B, SB1을 거쳐 현재 ''STUDIO A1''에 포토 디렉터로 있다. 그는 사진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을 찍지 않았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천상 ''찍사''라는 직업은 그의 천직인 것 같다.《광부 그 묻혀진 얼굴》《나와 디카만 아는 여행지》를 펴냈다.
▣ 주요 목차
작가의 말 | 오래된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 몸엔 1억 4000년의 시간이 흐른다_우포늪지기 주영학
뱃길은 나의 길을 닫으며 열렸다_등대지기 김신철
나는 당신의 세월을 유람합니다_유람선 선장 송부헌
정직한 갖바치는 삶을 몸에 가둔다_양화점 주인 양근수
손바닥만 한 창에도 온전한 볕이 든다_여인숙 주인 마민정
노년은 커피 한 잔에 살아 있다_다방 마담 이춘자
기다림을 기다리며 산다_버스 정류소장 김영석
밥상을 넘으니 마음이 천지를 노닌다_공양간 공양주 김용순
배는 온몸으로 모는 것이다_돛배 어부 최삼열
내 삶엔 귀(貴)도 천(賤)도 없다_장의사 김덕량
경지에 오른 가윗날을 잊지 않는다_이발사 이남열
가장 낮게 활보하는 붓이 가장 높은 마음을 담는다_혁필 화가 정홍주
쇠와 마음은 하나다_대장장이 박경원
날도 갈고 나도 간다_칼갈이 천종문
우연과 필연이 만나는 자리에 꽃이 핀다_우표상 황용환
인생은 쓰고 솜사탕은 달다_솜사탕 장수 박태석·황순금 부부
오늘은 견뎌 내일 다시 태어납시다_뻥튀기 장수 김상곤·남숙우 부부
인생이란 마냥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깊이 들어가는 것
엔진 없는 돛배로 망망대해를 건너는 어부는 말한다. “바다 사는 사람은 날만 좋으면 바다에 나가야 한다”고. 거리의 장사 30년째인 솜사탕 장수는 지난한 삶을 설탕의 변형일 뿐이지만 더 달달한 솜사탕에 기대어 산다. 50년을 경험하고도 뻥 소리에 놀란다는 뻥튀기 장수는 “극한의 압력과 온도를 견뎌 환생하는 쌀과 콩처럼, 상처 있는 자들도 오늘을 견뎌 새롭게 태어나면 좋겠다”며 또 손끝에 쌀알을 묻힌다.
이들은 돈을 위해 억지로 일하는 법이 없고, 한 순간의 기쁨과 슬픔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몸과 마음을 다스려 일을 내려놓을 줄도 아는 유연함을 갖추고 살기에, 또한 이들은 매 순간이 황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되는 가난과 화려한 명성에도 덤덤하다. 그저 인생이란 더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깊이 들어가는 것이란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듯 살아갈 뿐이다. 일상에 잠자는 지난날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래된 것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랜 시간에 걸쳐 총 280가지 공정을 통해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수제 구두의 값어치는 단지 그 가격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또한 하루 종일 서류에 파묻혀 지내면서 억대 연봉을 받는 대기업 임원과 사라져가는 늪을 지키기 위해 새벽별을 보고 나와 저녁별을 보고 들어가는 늪지기의 직업적 가치는 더욱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가 빠트린 사람과 시골마을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써온 저자는 이렇게 하찮은 삶과 대단한 삶의 경계를 지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의 변두리로 사는 이들의 삶을 찾아 나섰고 유람선 선장, 돛배 어부, 칼갈이, 혁필 화가, 우표 장수, 다방 마담, 장의사, 뻥튀기 장수 등 오래된 것들과 함께하는 인생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책은, 남들은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을 고결하게 수행해 가는 이들에게는 직(職)의 장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생(生)의 장인으로서의 면모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들의 인생은 ‘고(苦)’의 연속이지만, 항상 오늘을 무사히 보낸 것을 감사하며 자족할 줄 아는 미덕을 가지고 있었다.
잘 보낸 하루가 어제의 아픔을 잊게 한다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에 쫓겨 살아간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봤을 때 자신이 지나온 자리에 아무런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몸이 아닌 머리로만 살았기 때문이다. 어떤 시간은 빨리 흘러가버리고 어떤 시간은 견뎌야 한다. 아무도 그 견딤을 돕거나 대신해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통해 ‘견디는 힘’이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쩔 수 없이, 몸의 일부로 만들어져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일 아침 화덕에 불을 피우면서 몸과 마음을 바라본 후 작업을 시작하는 대장장이와 직접 갈은 칼과 가위로만 머리를 자르는 이발사의 장인 정신은 돈만 많이 벌면 당장 일을 관두고 싶다고 말하는 직업관 없는 세대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들은 ‘정직하게 보낸 하루’가 어제의 아픔을 잊게 하고, 내일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
▣ 작가 소개
저자 : 강신재
오래된 길 위에서 만난 초면의 노인에게 오늘을 자주 묻고, 오랜 세월을 견딘 몸을 가장 신뢰한다. 책에도 박물관에도 없는 날숨 빼곡한 오늘, 몸으로 세상을 읽는 혜안을 놓지 못하는 까닭이다.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했고 사람과 마을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썼다. 지금은 몇몇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한 걸음 쉬어가고 있다. 역사가 빠트린 시대를 채집하는 첫 작업으로 《시골기행-마음이 먼저 기억하는 그곳》을 지었다.
사진 : 신빛
강원도 탄광촌 도계에서 태어나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중앙일보 출판국, 중앙 M&B, SB1을 거쳐 현재 ''STUDIO A1''에 포토 디렉터로 있다. 그는 사진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을 찍지 않았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천상 ''찍사''라는 직업은 그의 천직인 것 같다.《광부 그 묻혀진 얼굴》《나와 디카만 아는 여행지》를 펴냈다.
▣ 주요 목차
작가의 말 | 오래된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 몸엔 1억 4000년의 시간이 흐른다_우포늪지기 주영학
뱃길은 나의 길을 닫으며 열렸다_등대지기 김신철
나는 당신의 세월을 유람합니다_유람선 선장 송부헌
정직한 갖바치는 삶을 몸에 가둔다_양화점 주인 양근수
손바닥만 한 창에도 온전한 볕이 든다_여인숙 주인 마민정
노년은 커피 한 잔에 살아 있다_다방 마담 이춘자
기다림을 기다리며 산다_버스 정류소장 김영석
밥상을 넘으니 마음이 천지를 노닌다_공양간 공양주 김용순
배는 온몸으로 모는 것이다_돛배 어부 최삼열
내 삶엔 귀(貴)도 천(賤)도 없다_장의사 김덕량
경지에 오른 가윗날을 잊지 않는다_이발사 이남열
가장 낮게 활보하는 붓이 가장 높은 마음을 담는다_혁필 화가 정홍주
쇠와 마음은 하나다_대장장이 박경원
날도 갈고 나도 간다_칼갈이 천종문
우연과 필연이 만나는 자리에 꽃이 핀다_우표상 황용환
인생은 쓰고 솜사탕은 달다_솜사탕 장수 박태석·황순금 부부
오늘은 견뎌 내일 다시 태어납시다_뻥튀기 장수 김상곤·남숙우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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