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정미 시인의 시는 생활의 통점痛點을 잘 짚어낸다. 어두운 실내가 갑작스런 빛에 소스라쳐 놀라며 깨어나는 것처럼, 삶의 이면에 가려지거나 잠들어 있던 일상의 편린과 사물들이 짙은 페이소스의 그의 언어 앞에 그 고단하고 위태로운 내면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 곳곳에 나지막한 비명이 스며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것이 삶의 엄살이나 푸념으로 들리는 게 아니라 넘어진 현실을 일으켜 세우며 사물을 새롭게 호명하는 시의 기척으로 다가온다. 그의 시에는 “약육강식의 폐허”와 “좀처럼 오지 않던 희망들이/눈사태에 파묻힌” 절망의 날들도 있지만 “행복하다 말하며 글썽이는 강물”도 흐른다. 전자를 말할 때 그의 시는 예민하고 통렬하지만 후자를 말할 땐 한없이 다감해진다. 삶에 대한 성찰의 고삐를 한껏 그러쥐면서도 “힘껏 푸르게 살아가는 등”을 따듯하게 보듬는 시가 여기에 있다.
- 송찬호(시인)
작가 소개
정미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문예창작학 전공
200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9년 아테나아동문학상 대상 수상
2013년 경기도문학상 아동소설 부문, 양평예술대상
2018년 한국문학비평가회 작가상 및 창작지원금 다수 수혜
시집 『개미는 시동을 끄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장편동화 『이대로도 괜찮아』 『공룡 때문이야!』 『까불이 걸스』
청소년장편소설 『사랑을 싸랑한 거야』 『마음먹다』(공저) 등
목 차
1부
초록의 은유 _ 019
포켓러브Pocket Love _ 020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_ 022
눈에게로 가는 사람 _ 024
안개의 經 _ 026
다 써버린 절망 _ 028
3월 폭설 _ 030
로켓처럼 _ 031
웃음은 하회탈의 눈물 _ 032
폐차 _ 034
반가사유人 _ 035
오래전 죽었거나 아직 죽지 않은 시간의 활촉들 _ 036
가을 오후 빛에게 _ 037
실수 _ 038
2부
숨바꼭질 _ 043
웃기도 잘 웃는 당신 _ 044
꿈 원룸에서 _ 046
비 내리고 _ 048
울컥 _ 049
거울호수 _ 050
불빛잡기 _ 051
접속사 스토리 _ 052
위내시경 _ 055
도돌이표 _ 056
안개 _ 058
그해 여름 _ 060
앙앙, 강아지풀 _ 062
비닐자락 _ 064
3부
포트 홀pot hoie _ 069
시간귀신 _ 070
알콜충전소 _ 071
은행나무 나비 떼 _ 072
등짝 _ 074
블라인드 _ 076
내 안의 도둑 _ 077
할머니뼈다귀해장국집 _ 078
오래된 미래 _ 080
구름주유소 _ 081
낙서재 _ 082
돌누르께 마을 _ 083
변산반도 채석강 _ 084
신, 신발이 걷는다 _ 086
4부
엄지좀비 _ 091
비몽사몽 _ 092
민들레 솜사탕 _ 094
작은주홍부전나비 ? 호접지몽 _ 096
개미지옥 _ 098
불안의 품위를 위하여 _ 100
잠자리 혹은 잠:자리 _ 102
황사 _ 104
한때 소나기 차차 맑음 _ 106
낮술 _ 108
눈물의 방술 _ 109
피노키오 _ 110
마스카라 지운 맨눈으로도 _ 111
잠시, 은하철도 999 _ 112
해설 _ 신상조(문학평론가) _ 115
이토록 많은 눈물로 당신 곁에 머무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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