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으로 사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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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근이
출판사항청어, 발행일:2022/11/20
형태사항p.374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855087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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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내가 유소년기를 지나오면서, 경험해온 배고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슬프지 않은 삶이 인간의 기본적인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체험한 어려움이 배고픈 것이었고, 다음으로 외로움이었다. 좀 더 성장하면서는 슬픔이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 의욕마저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세 가지의 아픔이 없는 삶은 보편적인 인간의 행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난은 배가 고팠고, 외로움은 마음을 메마르게 했다. 그리고 슬픔은 마음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었다.

가난으로 인해 중학교를 세 곳이나 기웃거리고도 이학년 교실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포기한 것이, 내 평생에 죄를 지은 것 같아 항상 남의 뒷전을 기웃거리게 했다.

삼남 이녀의 오 남매 중 막내였으면서도 수시로 빈 집에 혼자 남는 시간은 나의 성장까지도 멈추게 했다. 세 살 때 다친 발목의 통증으로 인한 나의 고통보다, 어머니 평생에 마음의 고통을 드린 불효자가 되어서 살게 했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당신의 자식이 부모를 잘못 만나 장애인이 되었다는 자책감으로 막내를 떼어놓지 못하고 옆에 끼고 살았다. 나는 또한 어머니의 그 정성을 멀리 둘 수가 없어 나는 평생을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어머니가 자주 하시던 팔자대로 살라던 말씀이 어린 마음속에 뿌리를 내렸다.

무엇보다 가난에 빼앗겨버린 내 어린 꿈은 바닷속으로 사라졌고, 나는 그 꿈을 찾아 바닷속으로 들어가 평생을 헤매고 살았다. 숨이 막힐 것 같은 외로움을 안아 주던 여인의 가슴에 어린 영혼을 묻어두고 은혜로움에 끝없는 감사를 보냈다.

지금도 내 가슴 속에는 내 영혼을 봄날에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거친 발걸음에 밟히지 않게 가꾸어준 그 사랑을 시혼으로 받아 시인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을, 나는 살아오면서 생각날 때마다 잊지 않고 감사를 보낸다.

이별이 주는 슬픔을 가슴에 안고, 그토록 애절하게 바라보던 어머니 곁을 떠나 죽음의 턱밑에서 느낀 생명의 애착에서, 그냥 세상에서 사라지기에는 너무도 불쌍했던 어린 영혼을 끌어안고 어머니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백번 천번 찬사를 보낼 일이다.

이름난 사공 어르신이 내게 알려 주신, 네가 용왕의 아들이라는 말씀이, 일 톤짜리 작은 돛단배를 시작으로 영일만을 생활의 터전으로 시작한 어업에서 여러 번 있었던 풍랑 속에 서도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용왕님이 나를 지켜 줄 것이란 막연한 자부심을 마음속에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평소에 은근하게 품고 있었던 꿈을 펴 보지도 못하고, 절망 속에 빠져 자칫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어려운 순간에서 올망졸망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린 날 나 스스로 배움을 포기해야 했던 그날을 돌아보며, 내게는 아직도 바다가 있다는 막연한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더는 욕심 내지 않고, 바다가 주는 내 몫만큼 거두어들이는 착실한 어부로 살았다.

무거운 빚에서 벗어나던 날, 그렇게 좋아하던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다 풀어주지 못한 채 먼저 보내 버린 아내와의 이별은 내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 우리가 짜놓은 노후의 계획은 허공으로 흩어지고, 내가 할 일이라고는 아내의 영상을 안고 허수아비처럼 멍하니 앉아 있는 내게, 이 글을 쓰게 해 준 우리 막내가 한없이 기특하게 느껴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근이

1941년 5월 27일, 포항시 남구 호미곶 대동배에서 출생

2002년, 시집 『찔레꽃 피는 날과 바람 부는 날』 출간

2006년, 월간 《문학공간》 시 부문 등단

2008년, 시집 『동행』 출간

2008년, 계간지 《문학미디어》 수필 부문 등단

2015년, 시집 『허수아비』 출간

2022년, 자서전 『영혼으로 사는 아이』 출간

목 차

머리말 14


아버지에 대한 기억 20

가난의 굴레 34

달빛 바다 52

소박하고 작은 꿈 71

그리움 92

용왕의 아들 115

인연 135

영혼으로 사는 아이 171

새로운 도전 211

어머니 248

찔레꽃 피는 날과 바람 부는 날 274

등단 295

임종 310

고별 353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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