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스페인, 독일, 프랑스에서 머물며 각자 분투한 스물셋 청년들
같은 시대에 공존하고 삶을 공유하며 얻은 것들
학교에서 만나 절친이 된 대학생 셋은 비슷한 시기에 모두 교환학생이 되어 유럽으로 떠난다. 시연은 강렬한 햇빛이 인상적인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하엔, 연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주는 프랑스 파리에서 머무른다. 이때 서로의 시간을 응원하는 교환일기를 일주일에 한 번씩 나누기로 한다. 친구들이 보낸 편지와 사진에 담긴 이야기에 공감하고 의견을 나누며, 3주에 한 번은 자신의 이야기를 써서 친구들에게 전한다.
전공도 고향도 성격도 모두 다른 친구들이 이웃 나라에 살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때로는 서로 의지하고 연대하는 이야기가 쌓여 책이 되었다. SNS에 올라올 법한 밝고 해맑고 자랑하기 좋은 에피소드 일색이 아니라, ‘필터’를 걷어낸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다. 순수하게 벼린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와 삶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지금보다 더 넓은 세상에 존재하길 바라며
서로를 넘어 모두의 세계를 응원하다
20대 초반의 여성 셋이 나누는 이야기는 다양한 화제를 종횡무진 다채롭게 누빈다. 타지에서 만난 친구들을 통해 남미에서의 여성 지위에 대해 생각하고, 이슬람교의 라마단 문화를 간접 체험한다.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인종차별을 경험한 이야기,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환경 문제와 비건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레 녹아든다.
언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스페인·독일·프랑스 사회도 흥미롭다. 명사를 비롯한 단어에 존재하는 남녀 성별, 그런 특성 때문에 언어 표현을 통해 드러나는 남녀 차별, 자유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이 자연스러운 사회……. 경험을 나누고 사유가 쌓여갈수록 이들의 세계는 점점 넓어진다. 같은 시대를 다른 문화에서 살아가며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저자들의 시선을 흥미롭게 따라가 보자.
집 구하기, 파티 문화, 식문화, 여행, 인종차별, 젠더, 환경 문제
다른 시각, 관심사가 낯선 경험을 만나 일으키는 놀라운 화학작용
‘1년 살기’, ‘한 달 살기’는 많은 이의 바람이자 희망이다.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짧은 기간이라도 타지에서 주민으로서 거주하는 경험은 여행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특별한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일상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이 색다르고 강렬하지는 않지만, 거주하는 곳을 조금 더 깊이 있고 내밀하게 알아가게 된다.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그곳의 꾸밈없는 민낯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저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유례없는 시기에 타국 생활을 시작한다. 이불 하나 사는 데에도 생각지 못한 여러 어려움이 따라붙는다. 돈이 있어도 쉽사리 살 수 없다. 락다운된 도시에서의 생활에는 외로움과 함께 의외의 장점도 따른다.
현지에 거주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소소한 생활 꿀팁도 엿볼 수 있다. 파리의 산책 코스 추천, 독일의 공병 보증금 반환 제도, 건식 화장실 사용 요령 등,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즈음이면 방구석 유럽살이를 마친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작가 소개
안시연
2000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에서 배우고 싶었던 것이 너무 많았던 탓에 5학년이 되어버렸다. 2019년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성평등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크라우드 펀딩 <MCFW 프로젝트>의 매니저로 기획 총괄을 맡았다. 현재는 <명랑문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로 문학을 읽고 에세이를 쓰지만 가끔은 연애칼럼도 쓴다.
이연지
2000년에 포항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독어독문과 교육을 공부한다. 교직으로 인해 대학교 5학년이라는 이례적인 학년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 꾸준하고도 한도 없는 다정함, 다분히 의도적인 선한 의지를 가지고 다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드러나지 않는 세상의 찬란을 붙잡고자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전영주
1999년 대구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미디어학과 경제학을 공부한다. 냉정과 애정 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눈을 번쩍 뜨고 살아가는 중.
목 차
prologue
시연
연지
영주
서툴지만 설렜던 서로의 시작을 공유해
그 밤의 풍경이 나를 안심시켰어
모든 시작은 어렵고, 밟지 않아본 길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꼭 안아주고 싶어
모든 단어에 추억이 깃들다
언어는 생각보다 많은 걸 품고 있어
내 20대는 스페인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어
안주하고 싶은 공동체를 찾기보단 우리나라가 모두에게 더 안전한 곳이 되게 만들 거야
여성 99명 + 남성 1명 = 남성들
여성으로 단단히 존재할 거야
Ni una menos
그 무엇도 설명할 필요나 의무가 없는 세상으로 가자
칸에서 생긴 일
사랑을, 연애를, 우정을, 그리고 이해를
빗취가 될 수 없는 이유
내가 온전하게 안전할 땅이 있을까? 나의 안전은 왜 선택의 영역이 될까?
쌀쌀한 공기를 맡을 때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나의 세계는 커지고 있어
영어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집을 구했는데
WG, 집을 통해 세계를 넓히는 일
집순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모든 일상에서 이 문화의 조각을 발견해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흥겹다!
나의 한 페이지를 펼쳐 읽어주고, 또 써 내려가준 너희에게 고마워!
걷자, 노트르담에서 튀일리까지!
이방인의 크리스마스
유럽에서 같은 인간으로 대우받기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야, 그렇지?
밑동 없는 한철 전나무를 꾸미면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야
이 땅에 어떤 기약을 하고 싶어져
우리가 함께한 이 서간문의 마지막에 감사하며 나도 책상을 두드려!
오페르트 도굴 사건을 복수해 주마!
epilogue
시연
연지
영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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